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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와인칼럼
2014.08.26 18:40
박 우리나라의 프랑스 와인 기행 30 : 프랑스 와인 자습서 제4장 부르고뉴(Bourgogne)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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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프랑스 와인 기행> 프랑스 와인 자습서 제4장 부르고뉴(Bourgogne)
– 3
오늘은 부르고뉴의 핵심, 황금 언덕 코트 도르(Côte-d`Or), 그중에서도 밤의 언덕이라 불리는 코트 드 뉘(Côte-de Nuits)를 살펴보자. 코트 도르는 북쪽의 코트 드 뉘와 남쪽의 코트 드 본(Côte-de Beaune)으로
나뉘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레드 와인 집합소가 바로 코트
드 뉘다. 이곳만 가지고도 5~6편 정도 글을 써야 할 정도로 심오하고 중요하며 어려운 지역이지만, 주요 산지의 특징만 정리해서 두 번에 쭉 훑어 나가보자. 오늘은 기본 등급 부르고뉴
오트 코트 드 뉘와 북쪽 네 마을을 살펴보자.
사진 출처 : www.tempodivin.net 전재 먼저 부르고뉴 오트 코트
드 뉘(Bourgogne-hautes-côtes-de-nuits)를 보자. 이 아펠라씨옹은 코트 드 뉘 지역 와인의 느낌을 이해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세로로 길게 늘어선 코트 드 뉘의 핵심 마을 남서쪽 언덕 고원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지역은 서늘한 기후와 높은 고도 때문에 포도가
제대로 익기 힘들다. 그래서 집중력 있는 맛을 내는 와인을 만들기 힘들다. 반대로 가격은 착하다. 부르고뉴 와인 입문 단계라면,
그리고 부르고뉴를 자주 마시지만, 지갑은 두껍지 않은 경우 좋은 선택이다. 디종(Dijon) 아래, 코트 도르 입구에는 마르사네(Marsannay)라는 마을이 있다. 이곳은 과거 로제 와인을 주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역시나 레드 와인이
대세다. 소량 생산되는 화이트 와인도 가격대비 뛰어나다. 마르사네 아래는 나폴레옹의 충직한 부하 이야기로 유명한 픽쌍(Fixin)이라는 마을이 있다. 95% 이상 레드 와인을 만드는 이 지역의 와인은 마을 단위급 픽쌍, 픽쌍 프르미에 크뤼의 두 등급이 있다. 마르사네와 픽쌍 두 마을 모두
부드럽고 우아한 스타일보다는 진하고 단단한 느낌이 강하다. 15유로 근처에서도 괜찮은
와인을 찾을 수 있는 코트 드 뉘의 몇 안 되는 마을이다. 위 두 마을이 코트 드
뉘의 오픈 게임이라면 본 게임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즈브레-샹베르탕(Gevrey-Chambertin)이다. 나폴레옹이 즐겨 마셨다는 이유로 나폴레옹 마케팅의 끝을 보여주는 즈브레-샹베르탕 마을에는 수많은 프르미에 크뤼와 그랑 크뤼가 있다. 부르고뉴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도 각 마을의 프르미에 크뤼와 그랑 크뤼 포도밭 이름을
다 알지는 못한다. 그런데 프르미에 크뤼는 즈브레-샹베르탕이라는 마을 이름과 프르미에 크뤼 포도원 이름을 같이 쓰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는다. 딱 보면 '아! 즈브레-샹베르탕 마을에 있는 프르미에 크뤼 포도밭 클로 상-자크(Clos St-Jacques) 와인이구나.'하고 알 수 있다. 출처 : frederickwildman.com 출처 : www.downtoearthwines.net 하지만 그랑 크뤼는 즈브레-샹베르탕이라는 마을 이름 없이 그냥 포도원 이름만 쓰기 때문에 이 와인이 어느 마을
출신인지 알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그랑 크뤼 밭 이름을 다 외워야만 하나? 부르고뉴가 그 정도로 불친절하지는 않다. 즈브레-샹베르탕의 그랑 크뤼 포도밭은 그랑 크뤼라는 표시와 함께 마지(Mazis)-샹베르탕, 샤름(Charmes)-샹베르탕 등 모두 샹베르탕이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즈브레가 아닌 다른 이름과 샹베르탕이 붙어 있는 포도밭은 이 마을의 그랑 크뤼다. 이 마을 최고의 밭은 르
샹베르탕(Le Chambertin)이라고도 하는 샹베르탕이다. 그 샹베르탕,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원조라는 뜻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폴레옹이 사랑한 샹베르탕은 샹베르탕 클로 드 베즈(Clos de bèze)였다. 이 마을의 대표하는 원투 펀치라
할 수 있다. 즈브레-샹베르탕은 코트 드 뉘의 다른 와인과 비교할 때 상당히 진하고 강건하며, 장기 숙성에도 적합하다.
하지만 역시 부르고뉴, 그것도 코트 드 뉘의 와인이기에 훌륭한 생산자의 작품은 강건함에 섬세함까지 갖추고
있다. 비싼 돈을 주고 실망하지 않으려면 생산자의 명성을 잘 확인해야 한다. 오늘의 종착역은 모레-생-드니(Morey-Saint-Denis) 마을이다. 모레-생-드니는 그랑 크뤼가 있는 코트 드 뉘의 대표 마을 중 가장 유명세가 덜하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개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다. 모레-생-드니는 북쪽은 부르고뉴에서 진하고 강건하기로 유명한 즈브레-샹베르탕과, 남쪽은 섬세함과 우아함의 대명사 샹볼-뮈지니(Chambolle-musigny)와 맞닿아 있다. 그래서 비평가들은 모레-생-드니의 와인을 이 두 마을을 섞어 놓은 듯한 성격이라고 이야기한다. 보르도로 치면, 뽀이약과 마고 사이에 있는 생-쥘리앙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좋게 이야기하면 균형감이
뛰어난 것이지만, 다르게 이야기하면 '니 맛도 내 맛도 아니다.'라고 할 수도 있다. 상당히 훌륭한 와인이지만 좀 난해하다. 특별한 날에 처음으로 부르고뉴
그랑 크뤼를 마시는 경우라면, 모레-생-드니는 별로 권하지 않는다. 부르고뉴 경력이 좀 쌓이면 그때 마셔도 늦지 않다. 오늘은 정말 급하게 달려왔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프랑스 레드 와인의 끝판왕은 다음 편에 다 나온다. 드림팀의 등장을 기대해보자. 프랑스 유로저널 박우리나라 기자 eurojournal2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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