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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와인칼럼
2014.09.09 18:04
박 우리나라의 프랑스 와인 기행 32 : 프랑스 와인 자습서 제4장 부르고뉴(Bourgogne)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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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리나라의 프랑스 와인 기행 32 : 프랑스 와인 자습서 제4장 부르고뉴(Bourgogne) – 5 코트 드 뉘를 바쁘게 뛰어왔다. 거의 날아오다시피 했다. 몇몇 독자는 읽기에 숨이 차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유명 산지 위주로 살펴보고, 주변 산지는 한두 줄의 코멘트로 대신하려 한다. 그래도 벅찰 것이다. 이곳은 부르고뉴니까.
출처 : www.miseenbouteille.infocartebeaune.htm 코트 드 본(Côte-de Beaune) 입구에는 코르통(Corton)이라는 큰 언덕이 있다. 이 언덕의 핵심 마을은 알록스-코르통(Aloxe-Corton)이다. 코트 드 본의 레드 와인은
코트 드 뉘와 비교하면 열세라고 할 수 있다.
가성비가 뛰어난 마을은 충분히 있지만, 정상급이라고 명함을 내밀기는 좀 민망하다. 하지만 이들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마을이 하나 있으니, 그곳이 바로 유일한 그랑 크뤼 '코르통'이다. 발음이 중요하다. '꼴통'이라 부르면 팔기도, 사기도 애매해진다. 95ha에 이르는 어마어마하게 큰 이 그랑 크뤼는 품질과 가격 편차도 매우
크다. 부르고뉴 그랑 크뤼 레드 와인을 30유로 정도에 만날 수도 있다. 하지만 맛도 그 정도라는 것이 함정! 코르통 그랑 크뤼 레드 와인은
어릴 때 다소 거친 느낌이 강하나, 숙성이 진행되면 청춘의 혈기가 누그러든 중년 신사의 온화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들어본 그 유명한 '샤를마뉴(Charlemagne)'가 사랑한
와인이라는 이름표로 '썰"을 풀 수도 있으니, 지불 대비 만족도는 상당히 높을 것이다. 선물용으로 추천한다. 코르통의 진정한 명성은
화이트 와인에 있다. 아름다운 흰 수염이 레드 와인으로 붉게 물드는 것을 막기 위해 '샤를마뉴'는 화이트 와인으로 갈아탄다. 그리고 그 지역 최고의 포도밭 코르통 일부에 화이트 와인용 포도나무를 심었고, 그 이름을 '코르통-샤를마뉴'로 지었다. 레드 와인 코르통은 부르고뉴 그랑 크뤼 중에서 나쁘지 않은 수준이지만, 화이트 와인 코르통-샤를마뉴는 탑 클래스 중 탑 클래스다. '샤를마뉴'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굿 초이스'였다. 화이트 와인은 남자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마초'에게 코르통-샤를마뉴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줄 것이다. 이 화이트 와인은 '상남자'다. 두툼한 소고기와 먹어도 밀리지 않는다. 코르통 언덕 주변 좋은
땅에 자리잡은 페르낭-베르젤레스(Pernand-Vergelesses)는 레드와 화이트 모두 그랑 크뤼인 코르통과 코르통-샤를마뉴에 비하면 아쉽지만, 연장 선상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뛰어나다. 하지만 가격도 연장 선상이라
조금 아쉽다. 라두아(Ladoix)는 마트에서 7~8유로에 살 수도 있지만,
잘 만든 프르미에 크뤼는 30유로를 웃돈다. 70% 이상이 레드 와인이다. 하지만 화이트가 아주 감칠맛 나다. 쇼레-레-본(Chorey-lès-Beaune)은
대부분이 레드 와인인데,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수준급 부르고뉴다. 되도록 어릴 때 마시자. 코트 드 본의 중심인 본(Beaune) 마을은 오스피스 드 본(Hospices de Beaune) 와인 자선 경매 행사 등 각종 와인 관련 축제, 전체 부르고뉴 와인 유통, 와인 투어 등 부르고뉴 와인 행정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부르고뉴로 여행하는 관광객은 본을 꼭 찾게 된다. 하지만 밸류(Value) 와인 사냥꾼에게 본과 사비니-레-본(Savigny-lès-Beaune)은 실속 있는 와인이 수두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사비니-레-본의 몇몇 프르미에 크뤼는 15유로로 누릴 수 있는 '최선'의 부르고뉴를 보여주기도 한다. 최고가 아니라 최선임에 유의하자. 다시 강한 남자를 만나보자. 포마르(Pommard) 마을은 그랑
크뤼도 없지만, 외국에서는 아주 유명하다. 아마도 발음하기 쉬운 이름이 큰 역할을 한듯 하다. 포마르 와인을 마실 때, 머리에 포마드(Pomade) 크림을 기름지게 바른 멋쟁이 동네 아저씨들이 떠오르는 건 혼자만의 추억인가? 역시 이름은 참 중요하다. 포마르의 정상급 레드 와인은 코트 드 뉘의 즈브레 샹베르탕(Gevrey-Chambertin), 뉘-쌍-조르쥬(Nuits-Saint-Georges)처럼 타닌이 탄탄하고, 구조감이 뛰어나서 8~10년 정도 숙성시키면 균형 잡힌 맛을 즐길 수 있다. 코트 드 본에서 가장 부르고뉴다운(?) 레드 와인을 찾는다면 단연 볼네(Volnay)다. 그런데 많이 들어본 이름은
아니다. 북쪽의 포마르, 남쪽의 뫼르소(Meursault)의 유명세에 비하면 거의 무명에 가깝다. 하지만 아름다운 와인이다. 산뜻하고 가벼운 바디감,
강하고 화려한 향, 거기에 섬세함과 세련됨까지 갖췄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착하다.
하지만 아랫동네 몽텔리(Monthélie)에 비하면 볼네는 연예인이다. 한국 와인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볼네와 스타일은 비슷하지만
섬세함이나 여운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그러나 가성비를 보자면 사비니-레-본과 마찬가지로 정말 대단하다. 한국에서 와인 좋아하는 손님이 찾아온 경우, 잘 만든 몽텔리를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대접해보자. 정말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은 고급 와인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접하지 못하는 와인에도 매력을 느낄 테니 말이다.
초입에 언급한 것처럼 코트
드 본이 레드 와인으로는 그리 대단한 입지를 다지지 못했지만, 화이트 와인은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가 과장이 아니다. 다음 시간에는 그 대단한 화이트 와인으로 황금의 언덕, 코트 도르(Côte-d`Or)를 마무리하겠다. 프랑스 유로저널 박우리나라 기자 eurojournal2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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