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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 어른, 철학을 아십니까?” “나는 철학을 모릅니다.” “아니, 인생을 살면서 철학을 모르시다니, 그렇다면 사공 어른의 인생은...
by 박옥수 목사 / on Aug 22, 2006 16:39
“사공 어른, 철학을 아십니까?” “나는 철학을 모릅니다.” “아니, 인생을 살면서 철학을 모르시다니, 그렇다면 사공 어른의 인생은 4분의 1이 죽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젊은 박사가 강을 건너면서 나룻배를 젓는 사공에게 물었다. 나이 많은 뱃사공은 박사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박사는 다시 사공에게 물었다. “사공 어른, 그럼 문학은 아시겠지요?” 사공은 강가에서 자라서 늙도록 나룻배를 저어온 터라 철학이 무엇인지 문학이 무엇인지 생소하기만 했다. “문학도 모르신단 말입니까? 그러면 사공 어른의 인생은 4분의 2가 죽은 것과 같습니다.” 박사가 또 물었다. “그럼 지질학은 아십니까?” “나는 그런 것도 모릅니다.” 배가 강 한 가운데쯤 왔을 때 박사는 “그럼 심리학은 아시겠지요?" 고개를 숙이며 묵묵히 노를 젓던 사공은 모른다는 대답만 계속했다. “철학도 모르고, 문학도 모르다니 ... .지질학도 심리학도 모른 채 인생을 산다면 사공 어른의 삶은 거의 죽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배가 강 한 가운데를 지나면서 그만 바위 끝에 부딪히고 말았다. 나룻배는 갑자기 쿵 하고 가라앉기 시작했다. 구멍이 난 배 속으로 강물이 콸콸 쏟아져 들어왔다. 배는 점점 강 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고 박사는 허둥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사공이 물었다. “똑똑하신 박사님, 박사님은 수영을 할 줄 아십니까?” 박사는 안절부절을 못했다. 박사는 전혀 수영을 할 줄은 몰랐다. 지금까지 오만하게 사공이 무식하다고 경멸하던 박사는 사공에게 어떻게든지 도와달라는 표정을 지으며 애원하듯 말했다. “아니요, 저는 수영을 못합니다.” “그러면 박사님의 인생의 4분의 4가 강물 속으로 들어갑니다. 박사님이 잘 아시는 학문들도 모두 들어갑니다.” 하면서 강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현대는 지식과 정보의 홍수 시대라고 한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아는 것이 너무나 많다. 이것도 알고 저것도 알아서 마음은 높아져 있는데, 실상 자기 앞에 갑자기 어떤 어려움이 닥치면 당황해 하며 전혀 손을 쓸 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은 남보다 몇 가지 더 안다고 거만해지고 방종하다가 낭패를 겪기 쉽지만, 참으로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사람은 쉽게 교만해지지 않으며 자기를 돌아보고 근신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오히려 부족함을 아는 사람이 더욱 견실한 삶을 산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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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박옥수목사의 연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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