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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어떤 스님 둘이 길을 갔다. 바락 망태를 짊어지고 마을에 시주를 얻으러 갔다 돌아오는 길이었다. 길 앞에 큰 내가 있었고...

by 한인신문  /  on Dec 12, 2009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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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어떤 스님 둘이 길을 갔다.
바락 망태를 짊어지고 마을에 시주를 얻으러 갔다 돌아오는 길이었다.
길 앞에 큰 내가 있었고, 날씨는 찬데 다리가 없었다.
스님들이 바지를 다 걷고 건너려 했다.
내 가까이 오니까 아주 예쁜 아가씨 하나가 냇가에 서 있었다.
내를 건너러 왔는데 물살이 너무 세서 아까부터 와서 못 건너고 있는 것이었다.
언뜻 봐도 알 수 있었다.
내를 건너다가 한 스님이 갑자기 돌아오더니,
“아가씨, 이 내를 건너려 하지요?”했다.
“예, 그렇습니다만….”
“그러면 제 등에 업히세요.”
아가씨가 “어찌나, 어찌나….”하고 부끄러워하다가, “죄송해요!”하면서 업혔다.
그 스님이 아가씨를 등에 업고 내를 건넜다.
건넌 후에 아가씨를 내려놓고 아가씨는 저쪽 길로 가고 스님 둘은 이쪽 길로 갔다.
길을 가면서 동료 스님이 “야, 너 정말 응큼하다. 네가 머리 깎고 스님이 되었지만,
응큼하니까 저 아가씨를 업고 건넌 거지.”하고 비방했다.
그 스님은 그냥 아무 말 없이 걸어갔다.
“동네 사람들이 봤다면 우리 절 망신이다.”
그는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또 한참 가다,
“ 그걸 우리 주지스님이 알게 된다면 넌 당장 쫓겨나!”했지만, 역시 묵묵부답.
“너 같은 게 우리 절에 와서 분위기 다 망치고 더럽히고 있어”.
그러자 아무 소리 없이 걷던 그 스님이 드디어 한 마디 했다.
“나는 그 아가씨를 업고 내를 건넌 후에 냇가에 내려놓았지만,
자네는 아직 자네 마음에서 그 아가씨를 업고 못 내려놓고 있는가?”

인간에게는 여러 악하고 더러운 마음이 있다.
그렇기에 마음을 비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마음에서 자기 자신을 내려놓지 못하면 자기 자신의 삶을 산다.
자기 마음 안에서 살면서 거짓에서, 음란에서, 악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심히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부인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래서 여러 어려움들을 만나는 것이다.
그런데 신앙인들조차 자기 마음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게 많은 신앙인들이 위선자가 되는 중요한 이유이다.
우리의 본성으로는 음란과 유혹과 죄를 이겨낼 수 없다.
그래서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마음으로 바뀌어져야 한다.
내 마음을 빼버려야 다른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려면 우리의 본성을 거스려야만 한다.
자기 마음이 아닌 새로운 마음이 들어올 때 유혹을 이기고 죄를 이길 수 있다.
심지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할 수도 있다.
그래서 성경은 누구든지 자기를 부인할 것을 진지하게 충고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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