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트르타 Etretat
"친구에게 처음으로 바다를 보여 주어야 한다면, 서슴없이 ‘에트르타’를 보여 주리라
Si j`avais à montrer la mer à un ami pour la première fois, ce serait Etretat que je choisirais......”
– Alphonse Karr(알퐁스 카흐)
에트르타가 도대체 어떤 바다일까. 자잘한 자갈밭 해변을 끼고 걸으며 파도와 자갈의 심포니에 귀 기울이다 무심코 고게들 들어 본다. 저 멀리 보이는 곳에, ‘모파상 Guy de Maupassant’이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코끼리가 코를 바다에 담그고 있는 모습 Un éléphant plongeant sa trompe dans la mer>에 비유한 절벽이 보인다. 확실히 코끼리와 닮은 독특한 절벽이다.
높이 85 미터의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절벽은 노르망디 절벽의 절정으로, 수많은 화가들의 작품 소재로 애용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화가 ‘꾸르베 Courbet’에 의해 그려진 ‘에트르타의 코끼리’가 파리의 ‘오르세 박물관’에 걸려있다.
‘에트르타’ 는 예술가들과 소설가들이 작품 활동을 많이 한 지역으로, 19세기 말엽부터, ‘시슬리 Sisley’, ‘기요민 Guillaumin’, ‘부댕 Boudin’, ‘모네 Monet’, ‘르느와르 Renoir’, ‘피사로 Pissarro’ 같은 인상파 화가들이 방문하였던 곳이다. 이들은 ‘에트르타 Etretat’의 해안 절벽을 따라, ‘옹플뢰흐 Honfleur’, ‘디에프 Dieppe’, ‘도빌 Deauville’, ‘투루빌 Trouville’, ‘르 아브르 Le Havre’ 를 두루 방문하였다.
뿐만아니라 작가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이 이곳을 무대로 쓰여졌으며,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루팡 시리즈인 기암성도 이곳을 배경으로 쓰여졌다. 모리스 르블랑은 아예 이곳에 창작을 위한 별장을 만들기도 했으며 지금도 에트르타 진입로 쪽에 별장이 남아있다. 또한 ‘빅토르 위고 Victor Hugo’, ‘프루스트 Proust’ 등의 소설가들도 아름다운 풍경과 조용한 어촌이었던 이 곳을 찾았다. 그만큼 에트르타는 거장들에게 창작에 대한 영감을 줄 만큼, 특별한 장소였다.
아름다운 경관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는 것은 1777년 ‘루이 16세’ 의 부인인 ‘마리 앙뚜와네트 Marie-Antoinette’ 의 식탁에 ‘굴 Huître’ 을 진상하면서 부터였다. 19세기 중엽 기자이자 소설가인 ‘알퐁스 까흐 Alphonse Karr’가 발굴하여 세상에 알려지면서, 부호나 사업가들의 별장 지대로 각광을 받았으며, 현재는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장소 중의 하나로 꼽힌다.
아름답게 펼쳐진 작은 마을과 자갈 해변을 사이로 양쪽에 크고 화려한 절벽이 마주보고 있고, 이를 감상하기에 알맞도록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어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넓게 트인 바다를 보면서 장쾌한 샷을 휘두를 수 있는 절벽 위의 골프장은 애호가들이 선망하는 명소 중의 하나이다. 클럽 하우스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잔 마시는 낭만도 일품이다.
안완기
프랑스 테마여행, '알고가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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