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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2 23:09

나는 멘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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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ove는 고용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을 필두로 정부 8개 부처가 협력하여 한국 청년들의 해외 진출을 권장 및 지원하는 정부 프로젝트다.

 

지난 해 11월 한국 청년들의 해외진출 수기 공모전인 ‘K-Move 성공 스토리 공모전’에서 최고의 영예인 최우수상을 감히 내가 수상했던 바 있다. 이어서 그 인연으로 올 여름 한국에서 개최된 K-Move 행사인 ‘MM(청년 멘티가 묻고, 글로벌 멘토가 답하다)’에서 해외취업성공 청년 특강을 맡게 되었다.

 

그리고, 그 특강을 계기로 이번에는 그렇게 해외 진출을 꿈꾸는 한국의 청년들을 담당하는 K- Move 멘토로 선정이 되어 활동하게 되었다. 이번에 선정된 멘토들은 전 세계에 거주 중인 약 80명으로, 멘토로 선정된 분들의 자료를 보니 나는 네 번째 정도로 어린 멘토다.

 

, 멘토로 선정된 분들은 대부분 40~50대로, 해외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기업, 공기관의 주재원 출신들로, 그야말로 쟁쟁하신 분들이다. 그에 비하면 나는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낸 것도 없고, 아직도 좌충우돌 한 치 앞이 불안한, 그래서 여전히 진행 중인 미완의 도전자일 뿐이다.

 

그런 내가 과연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의 자격이 있을까?

 

그럼에도 헤드헌터라는 나름대로 독특한 나의 직업과 그 동안 이런 저런 매체를 통해 소개된 나의 사연들이 그들에게는 흥미로웠는지 고맙게도 나의 멘티가 되겠다고 신청한 이들이 정원을 초과했다.

 

그렇게 나의 멘티로 선정된 아홉 명의 청년들, 저마다 나름대로 부푼 꿈을 안고 해외행이라는 쉽지 않은 도전을 하고자 하는 그들에게 진심으로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

 

그렇게 해외에 나가 도전해보려는 이들은 분명 대다수의 평범한 이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가슴에 품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다른 것을 가슴에 품었다는 이유로 그들은 한국 사회에서는 때로는 틀렸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바로 내가 그랬듯이. 그러나, 그런 그들을 이해해주고 용기를 주고 조언을 줄 이들이 너무 없다, 나 역시 그랬듯이.

 

그래서, 적어도 나 만이라도 그들의 (비록 그것이 지금은 무모해 보일 지라도) 소중한 꿈을 응원하고 싶고, 그 꿈과 현실의 간격이 좁혀지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싶다.

 

30.jpg  

이번에 한국에서 그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나는 다른 멘토들에 비해 아직 크게 이룬 것도 없고 연륜도 부족하지만, 바로 나 자신이 그렇게 무모한 도전을 통해 여기까지 온 만큼 그들이 가야 할 길을 조금 먼저 지나온 선배의 입장에서 그들과 교감하는 멘토가 되어 주겠노라고.

 

물론,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그들 중 본인이 원하는 성과를 실제로 얻을 이들을 소수에 지나지 않을 지도, 심지어는 한 명도 없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 만큼 쉽지 않은 도전이고, 만족스런 성과를 얻을 확률이 매우 낮은 게 사실이다.

 

그들에게도 어느 정도 현실적인 상황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반드시 남들 보기에 그럴 듯한 성과를 얻는 것만이 꼭 성공은 아니라고. , 남들만큼의 속도에 보조를 맞추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꿈을 향한 도전을 통해 본인이 인생에 소중한 자양분을 얻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성공이고, 인생은 속도만큼 방향도 중요하기에 비록 남들보다 뒤쳐지는 듯 해도 진정 본인이 나아갈 방향이 확고하다면 오히려 행복하지 않은 방향으로 빨리 앞서간 이들보다 나중에는 더 행복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어쩌면 너무 뜬구름 잡는 소리이고 너무 낭만적이기만한 얘기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젊음, 그 눈부신 청춘의 시기에나마 그렇게 낭만적인 꿈을 꿀 수 있는 것인데, 그마저도 현실적인 틀로 그들로 하여금 꿈조차 꾸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너무 잔인하지 않을까?

 

물론, 그런 만큼 현실적인 따끔한 조언도 빼먹지 않았다, 그 꿈을 위해 남들보다 몇 배의 땀과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면 그것을 꿈이라고 부를 자격조차 없는 것이라고. 그래서 그 꿈을 이야기할 때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나처럼 별볼 일 없는 사람에게 이렇게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자칫 나의 잘못된 조언이 그들에게 조금의 해라도 끼치면 어쩌나 불안하기도 하다.

 

부디 내가 그들의 인생에 아주 작은 선한 영향력이라도 끼칠 수 있다면 그것은 너무나 보람되고 행복한 일이 될 것이다.

 

나는 멘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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