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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의 프랑스이야기
2015.02.10 01:29

프랑스 예술 산책 : 비너스의 탄생(La Naissance de Venu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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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예술 산책
-프랑스 박물관 연재를 시작하며-


-박물관은 신화의 뮤즈들이 사는 곳이다. 옛 말에 뮤즈를 만나면 시인은 영감을 얻고 보통 사람들은 지식을 얻는 다고 하였다. 영감과 지식을 얻기 위하여 자주 박물관 산책을 나간다. 하지만 빈센트 반 고호는 박물관에 가면 할 일이 단 한가지 있다고 하였다. “박물관에 가면 감동하면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박물관에서 위대한 스승이나 대가들의 걸작품을 이해하려고 애쓰면 작품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라고 이야기 하였다-

비너스의 탄생(La Naissance de Venus)1/2

지나치게 제한된 표현의 자유로 예술이 숨을 죽이던 중세 천 년을 지나 르네상스가 다가 오면서 금지된 신화이야기가 서서히 회복된다. 하늘과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비너스는 르네상스(다시 태어남)를 맞는다. 아름다운 여인의 알몸은 유혹한다. 유혹을 보다 깊이 있게 하기 위하여 성서의 이야기를 피하여 신화로 들어가야 한다. 알몸의 여인이 그림의 중심에 돌아와 서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인문주의의 승리를 보여 주며 우주의 중심에 인간의 존재가 다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역사의 질곡 속에서 여전히 하늘을 앞세운 성직자들에게 핍박은 받겠지만 여인의 알몸을 앞세워 예술가들은 성직자들만이 발언하던 시대에 인간의 벌거벗은 모습을 들이 댔다. 에덴에서 죄를 짓고 자기가 발가벗음을 알고 추방당한 이브 여인의 뒤를 이어 이제 시위하듯이 다가오는 여인이 비너스다. 

이 알몸의 여인은 그리스에서 풍요와 다산의 여신 “아프로디테”라고 부르던 여인이다. “아프로스”는 거품이다. 호머에 따르면 비너스는 주피터와 잘 알려지지 않은 여신 사이에 얻은 딸이라고 한다. 다른 신화에 의하면 아버지의 사랑과 아름다움의 신으로 제우스와 디오네(Dione)사이에 태어난 딸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 원전으로 돌아가 보면 대지인 가이아는 외로워서 하늘 우라노스를 만든다. 성서의 여성은 남자의 갈비뼈로부터 나왔지만 신화의 남성은 여자로부터 나온다. 대지는 여자다. 우라노스의 역할은 규칙적으로 자기 어미 가이아를 덮어 주고 사랑해야 한다. 그러나 우라노스는 근친상간에서 나오는 괴이한 아이들을 미워해서 어미 가이아의 가슴에 다시 집어 넣곤 했다. 자기가 만든 작품이 자기를 무시하는 것을 못 참은 가이아는 단단한 금속인 다이아몬드를 갈아 연장을 만들어 자기 아들인 크로노스에게 준다. 형제이자 아버지인 우라노스의 남성을 거세하라고 명한다. 

우라노스가 가이아를 덮기를 기다렸다가 크로노스는 가이아의 자궁에 들어가 기다리다가 우라노스의 남근을 잘라 바다에 던진다. 바다에 던져진 이 남근은 부드럽게 움직이는 파도를 만나 하얀 거품을 만들며 아프로디테가 태어난다. 비너스는 우라노스의 정액과 바다물이 만난 하얀 거품(Aphros)에서 나왔다고 한다 갓 태어난 비너스는 에게 바다에 있는 시테르(Cythère) 섬으로 그리고 키프로스(Chypre, Kýpros,)섬으로 올라간다. 파포스에 가면 가장 오래된 아프로디테 신전을 볼 수 있다.

비너스는 화신의 신 볼카노(Hepaistos)와 결혼한다. 하지만 비너스의 아름다움과 정열은 볼카노 몰래 혼외 정사로 많은 남성 신을 상대하게 된다. 전쟁의 신 마르스(Mars,Ares)와의 염문으로 유명하고 그 사이에 큐피동(Cupidon)을 얻는다. 젊은 사냥꾼 아도니스(Adonis)를 열렬히 사랑했고 아도니스가 사냥에서 부상당해 돌아 오자 너무 서둘러 다가가다가 하얀 장미의 가시에 찔려 피를 흘리게 된다. 그 이후 장미는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비너스가 사랑의 유희를 즐기며 간통의 일상을 보낼 수 있는 것은 그의 남편인 볼카노 덕분이다. 볼카노가 만들어 준 무기를 군신 마르스에게 사냥의 신 아도니스에게 가져다 주며 그들의 환심을 샀다. 그리고 아들 에로스에게 화살과 활을 주어 사냥의 유희를 즐기게 하였다. 

비너스는 로마 건국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중 한 명인 에네(Enée)의 어머니로 알려져 로마에서 숭배 받는다. 비너스는 트로이 전쟁에도 관계가 있다.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Paris)는 비너스가 여신들 중에 가장 아름답다고 선언해 준 대가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인 스파르타 왕의 왕비 헬레나를 얻게 된다.  그리하여 그리스와 트로이 전쟁이 발발했다. 헬레나를 얻은 파리스의 트로이는 트로이의 목마 사건으로 멸망한다. 사랑의 불장난으로 한 나라도 패망에 이르렀다. 비너스의 탄생은 르네상스의 많은 비유적인 회화로 등장한다. 중세의 속박과 증오와 야만을 이기고 인간적인 신들을 통하여 사랑이 태어나는 모습은 감동적이고 전율이 느껴지기도 한다. 증오를 나타내는 전쟁의 마르스와 사랑하는 비너스의 이야기는 많은 은유를 내포하고 있다.  



윌리암 부그로.JPG
윌리암 부그로 (William Bouguereau, 1825-1905),  1879, 캔버스에 유채, 303 x 216cm 오르쎄 박물관 

카바넬과 함께 살롱 전에 가장 엄격한 아카데미 규칙을 적용했던 부그로 역시 프랑스 예술 아카데미를 대표하는 공식 화가였다. 살아 생전에 공식 주문과 낡은 수법이라고 불리우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예술이 장식의 일종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일신의 영예를 누렸던 화가다. 20세기 내내 주목 받지 못한 화가였다. 하지만 명백한 장식화가로서 그리고 알몸 그림에서 그 아름다운 선과 터치로 독보적이고 당시에 천재성이 나타내며 영광이 보장된 화가였다. 1865년부터 1887년까지 그의 전성기에는 거의 200점이 넘는 작품으로 앵글로 색슨의 그림시장을 휩쓸었다. 중요한 것은 그의 예술은 핑크 빛이었다. 

그는 종교화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위로하시는 성모” 그리고 장식화로서 보르도 연극장의 천장화를 남겼다. 당시의 인상주의 회화를 격렬하게 반대하였다. 하지만 당시 금지된 여성의 예술학교 입학에는 전적으로 찬성한 페미니스트이기도 하였다. 이제 아카데미의 그림이 더 이상 시대를 이끌지 못하는 세월이 왔다. 부그로 이후 누구도 더 이상 신화를 그리지 않는다. 그의 아카데미에서 익힌 데생 실력과 완벽한 구도 등은 나무랄데 없이 훌륭하지만 시대는 아카데미를 뛰쳐 나왔고 예술가들은 이제 자기 만의 표현의 자유를 얻게 되었다. 

아카데미의 입학 하지 못한 예술가들이 더 큰 족족을 남기는 시대가 되었다. 예술가들은 무한한 자유를 얻었다.  예술가 홀로 자유롭다는 것은 또 다른 종류의 불안의 형태다. 1879년에 그린 <비너스의 탄생>은 부그로의 정상을 보여 주는 대표작이다. 신 고전주의 화가 앵그르의 영향이 눈에 띠게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그는 로마 대상을 수상한 후 로마에서 수학하며 르네상스의 대가 라파엘로의 정신적인 제자가 된다. 부그로의 그림에 나타나는 모든 신화적이고 종교적인 주제의 작품들의 부드러운 곡선과 구도는 이 시기의 영향을 보여 준다. 당연히 로마를 방문하고 피렌체를 방문한 자들은 여인의 알몸을 그냥 지나쳐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르네상스 초기 그려진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앵그르의 “샘”을 교묘하게 섞어 놓은 작품이다. 비너스가 딛고 서 있는 조개 껍질은 보티첼리에게서 온 것이며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 있는 자세 역시 전형적인 비너스에 자주 등장하는 자세다. 팔을 올려야 가슴이 공격적으로 앞으로 돌출하게 된다. 루브르 박물관의 밀로의 비너스나 오르쎄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앵그르, 샤세리오의 알몸 그림에서 온 것이다. 

오른 쪽에서 바람을 일으키는 “제피루스”도 보티첼리의 비너스 탄생의 부그로 버전이다. 사랑의 신을 보조할 도우미 에로스들이 다들 날개를 펼치고 대기하고 있다. 언제든지 사랑에 빠지게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사계절 옥탑방에서 테오 
bonjourbib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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