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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미래 청년들을 위해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해라 


니트족(NEET)이란 말이 있다.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이 말은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줄임말이다. 학생도 아니고 직장인도 아니면서 교육이나 직업 훈련을 받지 않고 일도 하지 않는 무업자들이다.

취업에 대한 의욕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일할 의지는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실업자나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프리터족과는 구별된다. 이런 니트족은 1990년대 경제상황이 나빴던 영국 등 유럽에서 처음 나타났으며 일본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고용환경이 악화돼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니트족도 동시에 증가했다.

한국 사회에도 사실 니트족이 등장한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2005년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경제주평’을 통해 2004년 한국의 니트족은 18만7천여명이며, 2015년에는 85만3천900여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었다.

하지만 이런 예측과는 달리 니트족의 수는 급속도로 증가했다. 전경련이 2009년 발간한 ‘청년 니트 해부’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상반기에 벌써 113만명에 달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얼마 전 펴낸 ‘청년 니트족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청년 니트족이 16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이런 니트족 가운데 구직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경우는 56.2%에 달했다고 한다. 소득이 없는 니트족은 소비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늘어날수록 경제의 잠재성장력을 떨어뜨리고 국내총생산도 감소시키는 등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제에 부담을 주고 빈곤층 증가와 중산층 붕괴 같은 사회문제를 낳을 수 있는 경제 불안 요소다.

사실 이러한 니트족의 출현은 사실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현재까지의 추세로 볼 때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순간부터 일본식 장기침체가 발생했다. 즉 청년층이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확보하고 소득이 생겨야만 그 경제가 지속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출산률 저하가 심각한 상황에서 청년층의 실업률과 취업단념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장 2016년부터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생산가능인구와 결합하여 엄청난 경제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

당면한 고용 현안의 핵심은 일자리의 질적 개선과 청년 실업 해소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연간 고용동향자료는 이같은 고용의 구조적 문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우선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3만3000명이 늘면서 12년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는 외견상 모습일 뿐이다. 일자리는 늘었지만 내용은 썩 좋지 않다. 증가한 취업자의 대부분이 임금이 적고 지속 근무 여부가 불투명한 비정규직이다. 그나마 늘어난 일자리의 상당부분은 50,60대 중장년층 차지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구조적 문제가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청소 등 허드렛일이 많은 특성이 있다고 하나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전체 직원의 80%가 비정규직이다. 심한 경우 상용직 일자리를 쪼개서 비정규직으로 전체 숫자만맞추는 사업장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겉으로 포장된 고용률은 한갓 빛좋은 개살구일 뿐이라는 얘기다. 베이비 부머 세대 등 은퇴를 해도 경제활동을 계속해야 하는 인구가 더 늘어나고 전업주부들이 일자리를 찾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노동시장의 질적 수준이 더욱 악화될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청년 구직 현실은 더 참담하다. 

아예 일자리 자체가 터무니 없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설령 취업을 한다 해도 그 질이 매우 낮다. 지난해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인 9.0%수준을 기록했다. 치열한 취업 전쟁에서 살아남았다 해도 사정은 크게 달라질 게 없다. 계약기간이 1년을 넘는 일자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청년 취업자 비중이 지난 2008년 6.4%에서 그나마 지난해에는 3.1%로 반토막이 났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그만둬야 하거나 일시적으로 일할수 있는 곳을 첫 직장으로 선택한 청년 비중이 무려 34.8%에 이른다. 청년 고용의 문제를 다룬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보다 현실은 더 열악한 셈이다.

고용문제는 구조적 요인을 일거에 해결하기는 물론 쉽지 않다. 하지만 수요에 걸맞은 인재 교육과 인력 미스매칭부터 먼저 해결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에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토양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가능한 일이다.

수년째 국회에 계류중인 서비스 산업 활성화 대책의 입법과 과감한 규제 완화는 필수다. 

아울러 임금이 정규직의 64%에 지나지 않는 비정규직의 열악한 조건도 하루 속히 개선돼야 한다. 

노동시장의 양극화 해소가 노동 개혁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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