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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예술칼럼
2015.03.31 01:12
최지혜의 예술칼럼 (18) 행운과 비운의 화가, 마크 로스코 3 - 소제목 : 무의식의 바다를 항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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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19 - 행운과 비운의 화가 마크로스코3 소제목 : 무의식의 바다를 항해하다 3월23일 아침, 예술의 전당앞이 시끌벌적했다. 전시장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기다리며 왁자지껄한 진 풍경을 연출했다. 그러나, 전시장은 영화의 정지화면처럼
조용했다. 로스코는 구상과 묘사를
거부하고, 잭슨 폴락의 몸짓을
사용하는 것도 따르지 않으면서, 부드럽고 평평하며 상대적으로
풍부한 색상의 거대한 면을 이용하는 자유로운 그림을 그렸다. 그는 그저 숭고한 감정을 실어나르는 살아 있는 물건이자, 살아있는 매체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아주 크다. 무의식중에 뒷걸음을 쳐 작품에서 떨어질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스코는 자신의 작품 45cm 앞에서 작품을 보기를 요구했다. 로스코는 “내 회화에는 두 개의 특징이 있다. 표면이 팽창하여 모든 방면에서 밖으로 뻗어나가거나, 표면이 수축되어 모든 방면에서 안으로 몰려 들어온다. 이 두 극단 사이에서 당신은 모든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로스코의 작품속 색들의 관계와 경계가 무너진 채 하나로 뭉개진 색 덩어리가 관객을 엄습하고, 관객은 그 전체속으로 빨려 들어가 시공간을 잊고 ‘무(無,nothing)를 경험하게 된다. 즉, 관객들이 로스코의 작품 가까이서 감정과 사유의 물결속에서 출렁이게 된다. 흔히 로스코의 미술은
‘숭고미학’을 표현했다고 한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내부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 어떤 깨달음을 얻는 순간 느끼는 고귀한 감정이다. 헤르만 헤세 작품 ‘데미안’ 에서 제시된 성장기의 진통의 과정으로 마치 아프락싹스처럼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순간
얻게되는 정신적 영역이다. 자신의 틀을 깨고 나오면서, 삶에 대한 신선한 충격을
받는 동시에 숭고함을 느끼고, 상상력이 확장되게 된다. 다시 말해, 감성적 직관을 초월하는
심의의 활동 능력에 숭고함의 본질이 놓여 있다. 그러나 나는 전시장을
돌아나오면서 숭고함보다는 나의 무의식을 탐험하고 나온 기분과 함께 문득 영국 데이트 브리튼(Tate Britain) 에서 만난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1745–1829)가 더욱 생각났다. 나를 숨막히고 하고,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그의 작품들이 떠올랐다. 로스코가 구체적인 형태를
없애고 색에 집중한 것은 모네의 수련에서 그 영향을 찾는다. 사실 인상주의 화가 모네는 1870년대 런던 체류할 당시 만난 터너의 그림의 영향을 받아 구체적인 경계를 흐리게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모네, 수련,
1914-1926
마크로스코,무제,1948
터너,
노예선-태풍은
다가오고, 1840 로스코, 모네, 두 사람 모두에게서
엿볼 수 있는 터너, 그는 사실 살았을 당시에는
‘그리다가 만 그림 같다’라는 혹평을 받았었다. 그러나 과거와는 달리 현재 영국에서는 터너가 인상주의에 끼친 영향을 재평가하고 있다. 1984년부터는
‘Turner Prize’를
만들어 그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로얄 아카데미(Royal
Academy)에서 좋은 작품들로 성공적으로 졸업한 후, 개인
스튜디오에서도 여행을 다니면서도 작품 활동을 하였다. 자연의
기본 요소를 소재로 그린 수채화 작품 등 움직이듯 빛의 흐름을 표현해 낸 그의 시기별 작품들은 템즈 강변을 끼고 있는 데이트 브리튼(Tate Britain) 2층 The Clore Gallery에서 만날
수 있다. 그의 여러 작품 세계를 통털어,
무엇보다 그의 빛에 의한 세상의 표현은 인간의 눈으로 빛의 움직임을 어디까지
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이것은
우리를 ‘꿀먹은
벙어리’로
만들어 버린다. 이것이
바로 숭고미이다. 롱기누스(Gaius Cassius Longinus, BC 85- 42)에 의해 최초로 독립된 주제로 다루어졌고, 18세기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철학의 핵심 테마 중 하나였던 숭고함은 사실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잊혀져 있었다. 숭고론의 한 획인 칸트는
우리를 말문이 막히도록 만들어버리는 것이 숭고미라고 했다. 그래서 이것은 몰형식적이고
초감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칸트는 심미적 정신은
상상력의 무한한 활동을 통해서 경험 너머에 있는 심미적 이념을 표현하는 능력이고, 예술가의 정신, 혼이 살아 쉼쉬는 작품이란, 상상력에 의해 이러한 심미적 이념이 표현된 작품이라 했다. 터너의 작품들은 살아숨쉬면서
우리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확장하여 감성 능력 한계 저 너머에서 좌절과 쾌감을 느끼게 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숭고함을 맛본다. 작가와 작품, 작품과 관객이 느끼는 감정에는 교집합과 함께 독립적인 공간들이 있다. 그래서 터너가
그리고자 했던 것과 관객이 느끼는 감정 사이, 그리고 로스코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과 관객이 느끼는 감정 사이에는 분명히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 수 있다. 수학공식같은 정확한 정답은 없다. 옳고 그른 감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해도 금물이다.
마크 로스코,오렌지와 노랑, 1956 로스코는 당시 “당신이 내 작품의 색채 관계에만 감동을 받는다면, 그것은 요점이
빗나간 것이다”라고 강조했고
여러 비평가들의 오해에 지친 나머지 제 작품에 대한 설명을 결국 포기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했다. “침묵이야말로 정확하다.” 색을 통한 무의식의 길고도 험난한 침묵의 항해를 하다보면 로스코를 만날 수 있을리라
여겨진다.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페이스북 : Art Consultant Jihy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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