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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
정부의 안전 불감증에 국민은 불안하다 (6월 16일 수정)



코로나 바이러스는 1937년 닭에서 처음 발견됐다. 모양이 태양의 코로나와 비슷하다 하여 코로나 바이러스란 이름을 얻었다. 처음에는 조류만 감염되는 것으로 여겼다. 세월이 흐르면서 개, 돼지, 소 등도 감염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인간까지 감염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은 더 뒤였다. 1965년, 미국의 바이러스 학자 티렐과 비노는 감기 증상을 보이는 어린아이의 콧물에서 이 바이러스를 검출해 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간이 가장 흔히 앓는 질병인 감기의 원인 중 하나였다.


첫 발견 이래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은 6종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위력까지 무시할 수는 없다. 2002년 11월 중국 광둥성에서 발생해 10개월 동안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의 한 변종이었다. 사스는 17개국에 걸쳐 8천273명의 환자를 냈고 이 중 775명이 숨졌다. 치사율이 10%에 육박한 셈이다.


메르스(MERS) 공포가 우리나라를 덮치고 있다. 지난달 바레인에서 입국한 60대 남자가 메르스 감염환자로 밝혀진 후 거의 매일 추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메르스는 2012년 9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처음 발생했다. 메르스의 공식 명칭은 ‘중동 호흡기 증후군 코로나 바이러스’다. 이름에서 읽을 수 있듯 코로나 바이러스의 6번째이자 최신 변종이다.


치사율 역시 치명적이다. 5월 21일 현재 전 세계 메르스 환자는 1천154명이다. 이 가운데 471명이 사망했다. 치사율이 40%를 넘었다. 물론 치사율은 발병 국가의 대응 능력과 의료 수준에 따라 들쭉날쭉하다. 그렇지만 대응 능력이 뛰어나고 의료 수준이 발달했다고 해서 감염의 공포를 털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허술한 방역제계에 대한 불신은 온 국민에게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괴담을 엄격히 처벌한다고 하지만 사실 그 괴담을 증폭시킨 원인은 정부의 부실한 대응에서 비롯된다. 확진된 환자만도 154명에 3차 감염자에 격리대상자는 5,000여명을 넘겼고 사망자도 이미 19명에 달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 이어 메르스 사태에서도 역시 초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듯이, 1년 새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는데 정부는 이번에도 초기 대웅에 실패함으로써 역시 국민적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 
메르스에 대한 박근혜 정부 대응 능력이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노무현 정부의 대처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고 컨트롤타워의 부재, 위험에 대한 안일한 인식 등으로 아예 '무능력,무대책'이라는 직설적인 비판이 가해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3년,중국에서 사스가 번지자 국내 확진 환자가 나오기도 전에 총리실 산하에 종합상황실을 설치하고 고건 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전 세계에서 8400여 명이 사스에 감염되고 810여 명이 사망했지만 한국에서는 환자가 3명만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사스 예방 모범국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사태는 보건당국이 끝까지 책임질 사안이다. 환자를 역 추적한 결과 보건당국의 무사안일 행태가 상황을 악화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방역 당국은 뒤늦게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보건당국은 2차 감염 잠복기가 끝나는 이번 주 중반이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3차 감염이 이미 확산중이고 4 차 감염자마저 발생하고 있다. 다중시설 이용 기피 등 제4의 피해도 간과할 수 없다. 

전염병이 돌때마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번지는 각종 설과 괴담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 난무하는 설과 괴담의 직접적 원인은 정부의 무능과 부실대응에서 비롯됐다. 정부의 부실한 대응으로 불안감이 커지자 시민들이 자구책을 찾는 과정에서 괴담이 생성·확산된 것이다. 


정부가 이를 엄벌하겠다느니 강력 대처하겠다느니 하는 으름장은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가 신뢰를 회복하면 괴담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괴담 유포자를 색출하겠다고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


환자 관리와 통제는 정부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전염병은 이제 어느 한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닌, 국제적 두통거리가 된지 오래다. 사스와 에볼라, 메르스 등은 모두 중국과 아프리카 중동이 진원지다. 우리와는 무관할 듯싶던 전염병이 국민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시급히 분명하고 체계적인 방역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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