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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1 07:01
지휘대가 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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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에사 페카 살로넨의 뒤를 이어 LA필하모닉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지명되었다는 것이다. 필자가 지난 ‘오케스트라의 미래’라는 칼럼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 올해 26세의 이 젊은이는 2009년부터 90년 전통의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장으로서 지휘봉을 잡게 된다. 요즘 클래식 음악계의 지휘자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에스트로라고 불리는 지휘자의 연령은 높았던 것이 사실이고 또 일반적으로 백발이 성성한 노(老) 음악가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지휘자의 상이었다. 하지만 요 몇 년 사이 카를로스 클라이버,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퀸터 반트 등 거장들의 타계와 젊은 지휘자들의 급 부상으로 지휘대의 평균 연령이 많이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지휘자들을 나이별로 분류해보면 고령층으로 클라우디오 아바도(74), 베르나르도 하이팅크(78), 로린 마젤(77), 쿠르트 마주어(80), 피에르 불레즈(82), 주빈 메타(71) 등이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으며 가장 두터운 층을 형성하고 있는 중 장년 층에는 다니엘 바렌보임(65), 마리스 얀손스(64), 제임스 레바인(64), 사이먼 래틀(52), 정명훈(54), 리카르도 샤이(54), 발레리 게르기예프(54), 에사-페카 살로넨(49) 등이 포진하고 있다. 이들은 여러개의 오케스트라를 겸임하고 있는 상태로 세계 지휘 계는 이들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요즘 빠른 속도로 오케스트라의 지휘대를 점령하고 있는 젊은 지휘자들의 약진은 눈부시다. 우선 그 선두주자는 영국출신의 다니엘 하딩(32), 그는 현재 말러 챔버 오케스트라와 스웨덴 방송 교향악단의 음악감독과 런던 심포니의 수석 객원지휘자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서두에서 소개한 구스타보 두다멜(26)은 스웨덴 괴텐부르그 심포니의 상임지휘자로 일하고 있으며 2009년 LA필하모닉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내정되었다. 지휘자 미하일 유로브스키의 아들인 블라디미르 유로브스키(33)는 글라인데본 페스티벌 음악감독과 쾰른 방송교향악단의 수석 지휘자이며 런던 필하모닉의 차기 상임 지휘자로 내정되었으며 역시 지휘자인 아르맹 죠르당의 아들인 필립 죠르당(32)은 그라츠 오페라의 음악감독과 베를린 슈타츠오퍼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 일하고 있다. 22세에 벨기에 국립 교향악단 음악감독으로 임명되어 세계를 놀라게 했던 미코 프랑크(27)는 작년 핀란드 국립 오페라의 음악총감독으로도 임명되었고 얼마 전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끌던 네덜란드 로테르담 필하모닉은 그의 후임으로 올해 32살인 캐나다 지휘자 야닉 네제 세강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19세의 나이로 브장송 국제 지휘자 콩쿨에서 우승하여 일약 유명해진 프랑스 출신 리오넬 브랑기에(21)는 앙상블 오케스트라 드 파리와 브르따뉴 오케스트라의 협력 지휘자로 활약 중이며 올 9월부터는 LA필하모닉의 부지휘자로 일하게 된다. 새로운 변화 이런 젊은 지휘자들의 활약은 분명 클래식 음악계의 새로운 변화를 의미한다. 클래식 음악계도 점점 비즈니스적인 면이 강조되면서 음악가의 실력뿐만 아니라 외모적인 면도 중요시되고 있는 것이 요즘 현 추세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런 젊은 지휘자들은 동시대의 젊은 관객들을 음악회장으로 불러들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뿐더러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에 따라 그 악단의 색깔이 좌우되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의 음악적인 면에도 새로운 바람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든다. 지휘는 악기와 달리 신동의 출현이 거의 드문 분야였으나 확실히 이제는 그 벽이 무너진 느낌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음악 애호가들은 20.30대가 지휘하는 매끄러운 브람스 교향곡 보다는 모든 인생의 굴곡을 거쳐 황혼기에 접어든 노 지휘자의 브람스를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다. 음악이라는 것은 참으로 신기해서 같은 곡이라도 연주하는 사람의 인생의 무게가 그대로 전달 되는 것이다. 힘과 패기와 신선함으로 지휘대를 장악한 젊은 지휘자들의 가장 큰 숙제는 자신들의 음악에 얼마큼의 깊이 있는 무게감을 싣느냐일 것이다. 지난 2002년 타계한 지휘자 퀸터 반트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오다 70세가 넘어서야 세상에 알려졌지만 그의 음악의 무게는 그 무명의 세월의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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