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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3 12:51
대기만성(大器晩成)의 아름다움
조회 수 1950 추천 수 0 댓글 0
??클래식 음악계는 일찍이 세계무대에 등장하여 성공가도를 달리는 이들이 많이 있다. 어린 나이에 이미 음악계에 데뷔하여 세계무대를 누비는 이들을 우리는 음악신동이라 부른다. 그 중 성인이 되어도 꾸준한 노력으로 거장으로 발전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어린 시절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서서히 청중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는 연주자들도 있다. 사실 클래식 음악계는 신동의 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몸의 특성상 악기 연주자들은 20세가 되기 전까지 테크닉을 완성해야 하는 고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기에 피아노나 현악기 주자들에서 신동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성악은 몸이 악기이다 보니 성숙되지 않은 어린 몸에서는 완숙된 소리를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30대가 지나서 인정을 받는 성악가들이 많은 편이다. 그리고 지휘자의 경우 신동의 예는 매우 드문 편이다. 어느 음악가들보다 더욱 음악적 완성을 요구하는 자리이다 보니 아무리 기술적인 면이 좋다 하여도 인생의 경험을 통해 무르익는 깊은 음악을 어린 지휘자들에게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뀜에 따라 지휘자의 나이도 어려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미 20대의 나이에 베를린 필과 빈 필 등 세계최고의 오케스트라를 정복하고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31세의 다니엘 하딩이나 1979년 생으로 23세의 나이에 벨기에 국립 교향악단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미코 프랑크 등 젊은 지휘자들의 약진은 눈부시다.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모두가 빠른 성공을 갈망하는 지금, 오늘 소개하는 대기만성의 지휘자는 우리에게 바쁜 인생의 달음박질 속에서 성공이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브루크너의 결정판, 귄터 반트 에디션 ??2001년 7월 독일 뤼벡의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음악제, 한 눈에 보기에도 매우 노쇠한 한 노년의 지휘자가 다른 이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등장한다. 너무나 거동이 불편한 모습에 오늘 연주를 제대로 마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까지 들게 할 정도이다. 더군다나 연주곡은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9번, 노 지휘자는 의자도 없는 포디움에 올라서서 잠시 숨을 고른 후 너무나 가냘픈 손에 들려 있는 지휘봉으로 허공을 가르며 음악을 시작한다. 89세의 그의 육체는 너무나 연약했지만 음악을 지휘하는 그의 눈빛은 매서운 독수리의 눈매를 연상시켰다. 그리고 그의 손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음악의 힘은 듣는 이를 압도하고 남을 정도였다. 이 연주가 있은 후 7개월 후, 지휘자 귄터 반트는 영면의 시간으로 떠났다. ??1912년 생인 독일의 지휘자 귄터 반트(Gunter Wand)는 그의 나이 70세인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그와 동년배인 첼리비다케, 솔티 등이 이미 세계음악계를 누비고 있을 때 그는 세상의 명예와는 상관없이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비록 너무나 늦은 나이에 세상에 알려졌지만 26세에 쾰른 오페라 수석지휘자로 활동하였으며 33세에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역임하는 등 그는 일찍부터 음악적 재능을 나타낸 음악가였다. 반트는 독일 교향악의 절대적인 귄위자로 인정받고 있는데 특히 그의 브루크너의 해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는 타계하기 10년 전인 1990년부터 뤼벡의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음악제에서 매년 북독일 방송 교향악단과 브루크너의 교향곡들을 연주하였는데 당시의 실황을 담은 영상이 [귄터반트 에디션]이란 이름으로 TDK사에서 DVD로 발매되어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작곡가 브루크너는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 평생을 독신으로 살면서 오로지 하나님의 영광을 돌리기 위해 곡을 쓴 인물이다. 그렇기에 그의 9개의 교향곡들은 매우 장엄하면서 종교적인데 세상의 영예와는 상관없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노 대가가 들려주는 브루크너의 음악은 그 누구의 연주보다도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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