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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과 동양의 풍경화는 과연 다른가?


Corot to Monet: A Fresh Look at Landscape from the Collection

Until 20 September 2009,   National Gallery

서양과 동양의 풍경화는 과연 다른가? 이렇게 묻는다면 한 마디로 다르다고 대답할 수 있다. 그러나 20세기 이후의 풍경화는 서로 많은 부분이 같다.
우선 재료에 있어서 같고 접근하는 방법과 묘사가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러나 아직도 서로 다른 많은 부분이 있다. 첫째는 사물에 대한 접근하는 시각이 다르다. 립스의 감정이입설에 의하면 서양인은 사물과 옮기는 대상에 주견적 입장을 가하고 동양인은 보편적으로 사물과 대상과의 중간 지점에 객관적 시각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 같은 까닭에 서양인은 자연을 묘사하는데 객관적인 아닌 주관적 접근으로 신화와 성경, 아니면 어떤 주제적 접근 방법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동양인은자연과 객관적 관계를 유지한 체 접근하고 감정이입을 한다.
둘째 자연에 대한 근본적인 입장이 다르다. 성경이 보급되고 기독교가 전통적 종교로 자리를 잡게 되며 자연을 숭상하며 자연과 친화적인 구 종교적 우상과 전통을 배격하기 위해 기독교는 자연에 대한 비호감적 태도를 갖게 된다.  모든 서양의 동화에 등장하는 자연은 마귀할머니가(그림의 동화)살고 있고 숲에서 길을 잃으면 악령에 의해 사로잡힌다(로빈훗)고 생각했다.
이에 반해 동양에서는 장가 못간 노총각이 장가를 갈 수 있고(나무꾼과 선녀)가난한 부자가 도깨비 방망이를 주어 부자가 되 신분 상승도 할 수 있으며 불로초를 캐어 만수를 누릴 수 있고 때로는 신선동으로 들어갈 수도 있는 곳으로 묘사된다.
즉 자연과 친화적이다.
이 같은 대립적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서양의 대부분의 나라에선(네덜란드 종교 개혁지대 제외, 17세기부터 자연을 묘사하기 시작함) 18세기 후반에 들어서 자연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하고 그 전시대에선 외면했다. 물론 동양에선 자연과 친화적인 관계를 많은 풍경들이 일찍부터 나왔다.
셋째 동양의 풍경화는 인격수련과 호연지기, 혹은 도가와 선가의 사상적 사색을 목적으로 하여 자연을 묘사한 반면 서양의 풍경화는 전통적으로 신화와 성경의 주제를 배경으로 묘사된다. 이렇게 다른 자연에 대한 묘사와 접근방법이 19세기 후반 몇 몇 화가들에 의해서 깨지게 된다. 영국의 터너와 존 콘스타블 그리고  이은 프랑스 화가 카미유 코로에 의해서 깨지게 된다.
이들 세 사람의 자연에 대한 해석과 접근방법이 다르고 이에 따라 표현방법도 각각 다르다. 터너는 낭만주의 입장에서 자연을 보고 묘사하다 베니스와 유럽을 여행한 후 다른 빛의 세계를 경험한 후 말년에 열린 자연의 모습을 묘사하게 된다.
이에 반해 평생 동안 터너와 경쟁자였던 존 콘스타블은 동중부 잉글랜드의 서포크 지역 밀 방앗간 주인 아들로 태어나 자기가 경험한 소박한 자연을 묘사하다 말년에 주견적 성정(性情)을 도입한다. 이들은 다소 객관적 자세를 견지하긴 했으나 립스가 감정이입설에서 주장한 서양의 접근 방법이나 자세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이에 반해 프랑스의 신고전주의시대의 대세적 주류 속에서 풍경화의 장르를 새로 개척한 카미유 코로는 전혀 다른 입장을 견지한다. 그의 예술 세계는 놀랍게도 도가(道家)와 선가적(仙家的) 자연을 초월한 무심(無心)의 세계에 귀착시키고 현실의 세계와 어떤 목적에서 완전히 벗어난 탈속화(脫俗化)를 보여주고 있다.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에선 ‘코로에서 모네까지’ 프랑스의 바르비종 풍경화와 인상파의 풍경화를 기획 전시하며 무료로 일반에게 개방하고 있다. 세인즈버리 윙의 지하 갤러리에 들어서며 필자는 왜 전시 기획을 코로에서 마네까지로 잡았을까 의심했다. 카미유 코로에 대해서 별 관심을 그동안 가지지 않고 작품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전시장에 들어서서 카미유 코로의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그림 속에서 부는 스산한 바람을 느꼈다.
그 바람 속에는 허무의 공간이 놓여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나는 그 바람을 믿지 않았다. 그림에서 부는 바람이 아니라 내 감정이 그림 속으로 이입된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번째 코로의 그림에서도 다시 난 바람을 느꼈다. 정말 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바람인가 의심하며 세 번째 그림을 보았을 때 역시 한 구석에서도 난 또 그의 바람을 느끼고 보았다. 그의 그림 안에는 이렇게 바람이 흐른다.

그가 탈속의 풍경화를 그릴 수 있었던 까닭

그가 탈속한 풍경회를 그릴 수 있었던 까닭을 그의 생애를 학습하며 나는 발견하고 만다. 카미유 코로는 인체의 누드 데생 연습을 통해 그것을 묘사하며 벌거벗은 자연의 모습을 보고 그것을 사생하는 법을 습득한다. 그는 실제로 그의 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 만약에 그가 어떤 기교적 트릭 없이 참모습을 묘사하려면 누드를 학습하는 것은 풍경화가에겐 최고의 수업 방식이야.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풍경화를 결코 그릴 수 없다.”
“The study of the nude, you see, is the best lesson that a landscape painter can have. If someone knows how, without any tricks, to get down a figure, he is able to make a landscape; otherwise he can never do it.”
인체는 자연의 축소판이다.
인체에 대한 균형 감각이 없이는 사실상 자연에 대한 균형과 조화를 체험하기가 쉽지 않다. 노동이 숭고한 것은 지식이나 학습이 없이도 그것을 통하여 몸에 대해서 이해를 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는 벌거벗은 인체를 묘사하듯 벌거벗은 자연의 모습을 묘사하기를 노력하고 마침내 만년에는 그 같은 그림을 그리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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