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 등 서방국가 경제 제재로
러시아 루블화 하락은 '양면성, 빛과 그림자'
러시아가 유럽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경제 제재로 루블화 급락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는 가운데, 루블화 하락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수출을 촉진을하는 역할로 '빛과 그림자'의 양면성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루블 가치 하락 덕택에 중국보다 저렴한 인건비로 생산원가가 하락해 유럽 기업들은 가전제품, 제조업체 제품, 자동차 생산 등을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편이 수익성이 높다는 것이다.
독일 대기업인 ‘Bosch’와 ‘Siemens’사의 합작기업 BSH Hausgerate GmbH 또한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할 제품의 수량을 2014년 5만 개에서 올해 9만 개로 두 배가량 늘릴 계획이다.
러시아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루블화 추락으로 2015년 7월 달러 기준 러시아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597달러로 루마니아의 632달러, 중국의 공식 월평균 급여(2014년 기준)는 775달러(2015년 8월 30일 위안화 환율 기준)보다도 낮은 편이다.
이와같이 급여가 하락하면서 생산원가, 운송비 등 각종 제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제품 현지 생산비중을 높이는 등 다양한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러시아산 제품의 대중국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요인이자 러시아 수출기업들로 하여금 자국산 제품의 제3국 수출 증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현지언론 moscow times등의 보도를 인용한 모스크바KBC에 따르면 이와같은 러시아에서 제조업 생산원가 하락은 자동차 산업으로 연결되어 유럽, 루마니아, 터키까지 제치고 가장 선호하는 자동차 조립공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분석·조사 에이전시 ‘J. D. Power & Associates’에 따르면 러시아의 경우, 자동차 1대 생산에 필요한 인건비는 1만7000루블(230유로)로 루마니아 400유로, 터키 300유로보다 낮아 루블화 하락 직전까지만도 외국 자동차 제조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자동차 조립을 선호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생산 원가가 하락하면서 PSA , Avtobaz, Nissan 등 외국계 자동차 기업들은 러시아 내 자동차 생산을 증가해 유럽 등 인접국들에 수출을 계획하고 있어 러시아 제조업 성장은 물론 고용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루블화 하락은 수출이 증대할 수도 있겠지만, 2015년 말 러시아 소비 수요가 6~7%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어, 점진적으로 소비가 감소하게 되면 궁극적으로는 러시아 경제가 침체의 늪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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