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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도에 제작되어 공포 영화의 한 획을 그은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저 유명한 ‘13일의 금요일(Friday the 13th)’, 그리고 약 30년이 흐른 2009년 (2월과 3월에 13일의 금요일이 연달아 들어있는) ‘13일의 금요일’이 다시 관객들을 찾아왔다. 오리지널 시리즈는 1989년도에 제작된 8편까지 제작되었으며,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13일의 금요일’은 시리즈의 9편이 아닌, 1편의 리메이크 내지는 리뉴얼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오리지널 1편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시리즈들은 모두잔 혹과 외설만으로 버티면서 1편의 성공을 억지로 이어가려던 졸작들이었지만, 그럼에도  ‘13일의 금요일’은 여러 모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무자비한 난도질이 등장하는 이른바 ‘슬래셔 무비’의 원조격이며, 하키 마스크를 쓴 희대의 살인마 캐릭터 제이슨을 창조했고, 10대들이 외진 곳에 놀러가 방종을 즐기다가 살인마에 의해 한 명씩 죽음을 당하는 수 많은 아류작 영화들을 양산했다.

‘13일의 금요일’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크리스탈 호수에 놀러온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제이슨이라는 소년이 호수에 빠져죽고, 이후 크리스탈 호수에 놀러온 10대 청소년들이 향락을 즐기는 중 제이슨의 모친이 이들을 살해한다. 그리고, 제이슨의 모친이 사망한 후에는 죽은 줄 알았던 제이슨이 살아 돌아와서 계속해서 크리스탈 호수에 놀러오는 이들을 대상으로 살인을 저지른다는 내용이다.

지금이야 워낙 유사한 영화들도 많이 제작되었고, 너무 잔혹한 장면들이 많아져서 어지간한 자극에는 관객들이 별 동요를 하지 않지만, 오리지널 1편이 개봉되었던 당시에는 10대 청소년들이 한 명씩 무방비 상태에서 칼이나 도끼같은 도구로 처참하게 살해되는 장면은 정말 충격적이었고, 이 같은 끔찍함을 놀이기구 타듯 즐기려는 슬래셔 무비팬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오리지널 1편의 개봉 당시 10대 청소년들을 잔혹하게 살해한다는 설정에 대해 논란이 있었는데, 평론가들은 당시 미국의 사회 문제로 떠오르던 청소년들의 일탈과 방종에 대한 구세대, 특히 미국의 초기 질서를 확립한 보수 기독교 구세대들의 이들에 대한 경고, 처벌의 메시지가 내포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 70~80년대를 대표하는 주요 공포 영화들은 이미 대부분이 2000년대에 리메이크 내지는 리뉴얼되어 관객들을 다시 찾아온 바 있다. 오컬트 공포 영화의 최고작으로 손꼽히는 윌리암 프리드킨 감독의 1973년 작  ‘엑소시스트’는 2005년에 ‘엑소시스트: 오리지널 프리퀄’로 돌아왔으며, 1976년 작 ‘오멘’ 역시 2006년 6월 6일에 영화의 모티브인 666을 맞이해(?) 리메이크작이 개봉 되었다. 존 카펜터 감독이 1978년 연출한 ‘할로윈(Halloween)’도 2007년에 리메이크 되었으며, 토비 후퍼의 1974년 작 ‘텍사스 전기톱 학살(The Texas Chain Saw Massacre)’도 2003년에 리메이크 되었다.

그러나, 이들 중에서 유일하게 흥행에도 성공하고 오리지널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얻은 작품은 ‘텍사스 전기톱 학살’의 리메이크작이 유일하며, 이번에 새롭게 찾아온 ‘13일의 금요일’이 기대가 되는 것은 바로 ‘텍사스 전기톱 학살’의 리메이크작을 훌륭하게 연출해낸 마커스 니스펠 감독이 연출을 맡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작 역시 ‘텍사스 전기톱 학살’의 리메이크작을 제작한 마이클 베이로, 그는 이미 ‘더 록, ‘아마겟돈’, ‘트랜스포머’ 등 블록버스터 전문 감독으로 명성을 쌓은 바 있다. 마지막으로 오리지널 ‘13일의 금요일’ 1편을 연출한 숀 커닝험까지 공동 제작자로 참여함으로써, 최대한 원작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현대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를 동시에 실현시킨 셈이다.

이미 유사한 영화들에 익숙해져 있는 관객들을 의식한 듯, 돌아온 ‘13일의 금요일’은 잔혹한 장면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긴장과 스릴을 자아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제이슨을 단지 무자비한 살인마가 아닌, 그가 왜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으며, 또 트레이드 마크인 하키 마스크를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 그의 은신처는 어디인지 등, 시리즈의 기본 설정들에 대한 공개도 포함되어 있다.

그 옛날 극장에서, 또 비디오를 통해 ‘13일의 금요일’을 즐겨보던 구세대들에게는 향수를 자극하고, ‘13일의 금요일’과 제이슨이라는 캐릭터가 생소한 신세대들에게는 슬래셔 무비의 전설을 만나보는 색다른 경험이 될 듯하다. 참고로 이제 2000년대 리메이크를 기다리는 작품은 프레디 크루거가 등장하는 ‘나이트 메어(A Nightmare On Elm Street)’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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