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놓고 친박vs비박 전면전 '점입가경'
한국 정치가 총선을 놓고 야권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으로 분열을 이룬후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듯하자, 이제는 새누리당이 안에서 곪아 터져온 비박계와 친박계의 파벌 싸움으로 점입가경이다.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로 한국의 수출이 급락하는 등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지만, 국내 정치인들은 국민들과 국가 경제 등 산적해 있는 난재들에는 관심도 없이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친박vs비박으로 나누어 자신들의 계파에 유리하게 공천률을 만들어 계파를 확장하는 것이, 온 나라를 뒤흔들면서 국가 전체를 위기로 몰아 가고 국민들을 공포 속으로 밀어 넣었던 북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그리고 개성공단 폐쇄보다도 더 중요한 것으로 여기는 듯하다.
최소한 새누리당에서는 이미 북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그리고 개성공단 폐쇄 등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미 잊은 지 오래고 당직자들의 입에서나 당직자 회의 등에서도 아예 오르내리지 않고 공천에만 몰두하고 있다.
국내 언론 보도에서 조차도 이미 북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그리고 개성공단 폐쇄 등은 뉴스거리가 되질 못하고 사드 정도만 잠깐 언급된 후 새누리당 계파간 갈등을 전달하기가 더 바쁜 상황이다.
특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공천룰을 두고 점점 수위를 높여가며 막말을 내뱉는 등 설전이 이어지고 있어 폭발 직전이다.
그동안 새누리당의 친박vs비박간의 계파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 내홍에 휩싸여 왔는는지 보여준다.
김무성 대표가 최근 “저는 새누리당 대표로서 공관위가 당헌·당규의 입법 취지를 벗어나거나 최고위에서 의결한 공천룰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제어할 의무가 있고 앞으로도 용납하지 않겠다. 우리 공천 과정에서는 과거 미운 놈 쳐내고 자기사람 심기, 그런 공천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점을 분명히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이에 질세라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공천과 관련해 당대표는 아무 권한이 없다. 자꾸 저렇게 하면(공천관리위에 개입하면)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가 물러나든지, 내가 물러나든지 해야 하지 않아요? 자꾸 시비 붙으면 안 되지. 과거에도 보면 당대표도 공천 안 준 적 있어요.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지면 큰일 나잖나. 나도 실업자 되지만 김 대표도 실업자 되는 거 아니야?"고 김대표의 말에 막말로 맞받아쳤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회의장 뒷면 배경막에 예전에 쓰여있던 ‘경제를 살리는 개혁, 미래를 구하는 개혁 새누리당’ 등의 문구가 사라진 것에 대해 실제로 김 무성 대표는 회의 후 "사전에 얘기를 못 들었다"면서도 "정치 개혁을 위해 국민공천제를 확정한 바 있는데, 지금 현재 공천위가 하는 것이 별로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아마 개혁이란 말을 쓰기가 부끄러웠던 모양"이라면서 이한구 공천위원장과 친박계 의원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대해 이 위원장은 문구가 사라진 것에 대해 "(김 대표가) 개혁을 하겠다고 해놓고 국민 앞에서 다른 소리를 하고 있으니 지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이한구 위원장은 "우리가 친박이니 뭐니 자꾸 계파의 이해충돌처럼 비치고 있는데 굉장히 유감이다. 전혀 그런 문제가 아니다"며 "이것은 개혁을 하겠단 사람하고 기득권을 수호해야겠다는 사람들 간에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해명해 김 대표 등을 '기득권 수호자'로 모는 사실상 공격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와같은 설전 등 충돌은 꼬장꼬장한 이 위원장의 성격과 함께 김 대표와 추구하는 정치 스타일에서도 너무도 달라 사사건건 대립할 것을 이미 정치권에서는 예견하고 있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 위원장은 정책적 정치를, 김 대표는 정무적 정치를 추구한다. 이 위원장은 정책 능력이 떨어지는 국회의원을 거의 경멸 수준으로 혐오한다는 말이 있다”고 평가가 나온다.
스스로 불출마를 선언하고 정치권을 떠나려던 이 위원장이 공천관리위 구성이 친박계에 유리한 쪽으로 짜여 힘을 얻기도 했지만, 이렇게까지 20대 총선 공천에 올인하는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을 의심하기도 한다.
이 위원장이 차기 국무총리나 경제부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는 세간의 평가가 나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친박계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김태흠, 이장우, 윤상현, 김재원 의원 등 돌격대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맹폭을 가했으나, 최근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이 위원장을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어 이 위원장 뒤에 무엇인가 강한 힘(수렴청정 컨트롤타워)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친박계는 김무성 대표도 한 명의 후보로 못 박으면서 “선수는 룰을 따라 페어플레이를 하고 승리를 위해 뛰면 된다. 공관위가 정한 경선 방법에 대해 후보자가 일일이 가정을 달아 평하는 것은 적절한 모습이 아니다.” 고 까지 밝히면서 김 대표를 몰아 붙여 친박계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천룰을 이끌어 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위원장이 밝힌 전국 광역시도별로 1~3곳 우선추천이나 단수추천을 시행할 경우 최대 ‘16×3+1(세종)’까지 돼 49곳을 사실상 ‘전략공천’할 수 있다. 현역 중 친박계가 60여 명 안팎으로 알려졌고, 비례대표에서 비박과 친박이 몫을 나눌 경우엔 친박계가 모두 살아 돌아온다는 가정 하에 사실상 100석 이상을 친박계가 장악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런 기류를 감지한 김 대표는 “선거에 지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수용이 안 된다. 이를 시정하든지 공천관리위원회를 해체하든지 해라”고 격노했다. “용납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김 대표의 작심발언에 대해 그간 김 대표가 보인 ‘후퇴 행보’를 잘 알고 있기에 양치기 소년 수준의 발언으로 읽고 있다.
‘전략공천 불가’의 배수진을 친 김 대표지만 ‘상하이 개헌 발언’ ‘박세일 여의도연구원장 인선’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철회’ 등 주요 국면에서 언행 불일치를 보였던 김 대표였다는 지적이다. 결국엔 박근혜 대통령과 그를 위시한 친박계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관측은 그래서 나온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는 비박계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결국에는 친박계가 이 위원장을 내세워 공천룰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해 총선 후 차기 대권에 한 발 앞서갈 것이라는 예견이 대세를 이룬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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