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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16.03.15 04:22
한 손엔 와플, 한 손엔 책을 - 책 읽는 브뤼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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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엔 와플, 한 손엔 책을 – 책 읽는 브뤼셀 ‘책과 유럽’ 현상르포
기획기사– (1) 책은 책 이상이다. 책은 생명이다. 지난 시절의 심장과 핵심이요, 인간이 왜 살고, 일하고, 죽었는가의 이유이며, 생애의 본질과 정수다. -A. 조월- ‘책’을 매개로 유럽 문화를 들여다봅니다. 인터뷰와 현장취재,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해 벨기에-프랑스의 책 정책과 관련 산업, 시민들의 독서문화를 점검해보는 시리즈 기사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벨기에 브뤼셀, 추적추적 빗방울이 떨어지는 월요일 아침 8시. 물먹은 솜마냥 무거운 몸을 간신히 이끌고 트램(벨기에의 지하철)을 탄 한국인 유학생 김씨. 자리에 앉자마자 핸드폰을 연다. 엄지손가락을 바삐 움직이며 간밤 업데이트 된 소식 속에서 표류하던 김씨가 잠시 눈을 들자 보인 광경. 바로 ‘책을 읽는 사람들’이다. 돋보기 안경을 쓴 70대 할머니부터 백팩을 맨 앳된 학생까지, 같은 칸 탑승객 중 김을 제외한 전부가 책을 읽고 있었다. ‘과연 우연일까’ 흥미가 생긴 김씨. 그날 이후 매일 등-하교 길 트램에서 같은 칸을 탄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 후 기록했다. 2016년 2월 1일부터 3월 1까지 총 56회에 걸친 김의 기록. 결과를 살펴보니, 트램에 탄 시민들의 독서율은 28.5%, 핸드폰을 하는 시민들의 비율은 35% 그리고 잠을 자거나 창밖을 보는 사람들(기타)이 36.5%였다. 이 수치를 리서치 기관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해 발표한 ‘스마트폰 보유에 따른 한· 중·일·대만 대중교통 이용 시 독서실태’ 자료와 비교해봤다. 벨기에 브뤼셀의 대중교통 내 독서율(28.5%)은 일본(10.4%), 한국(12.6%) 에 비해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생활공간 속에 스며든 독서. 이러한 현상은 트램 안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독서문화,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브뤼셀의 유명한 문화공간 ‘쿡 앤 북’. 이름 그대로, 이 곳에서는 책과 음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여행, 음악 등 각자의 흥미에 따른 9가지 공간은 주제에 따라 마치 놀이동산 혹은 미술관처럼 꾸며져있다. 마음의 양식과 몸의 양식을 동시에 채울 수 있는 이 공간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 세계 최고의 명소로 손꼽힌다. 지난 해에는 벨기에 국왕 부부도 이 곳을 방문했다. “책들은 하나같이 일렬로 서가에 꽂혀 있었습니다. 우울하기까지 합니다. 우린 기존의 방식을 배울 필요가 없다는 생각까지 했지요. 정형화된 방식에서 벗어나려면 책이든 요리든 우리가 판매하는 물건들을 살아 있게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요, ‘비잉 스페이스’(Being Space), 살아 있는 공간, 살아가는 공간. 우린 상업적 분위기가 나지 않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자유로운 기분을 느끼고, 친구를 만난 것 같고, 초대받은 것 같은 곳. 긴장이 풀어지는 곳, 마음대로 시간 보내는 곳. 그러나 책의 세계에서는 열정적인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북앤 쿡의 사장, 데보라 드리온의 말이다. ‘살아있는 책의 세계’를 일구어낸 사장의 열정에는 결국 엄청난 상업적 성공도 뒤따랐다. 지난 해 이 곳의 연매출은 70억 원 가량. 인터넷 서점에 밀려 오프라인 서점이 쇠퇴하고 있는 전 세계적 추세 속에서 반가운 별종이 출현한 셈이다. 혼자 책을 고르고 사는 행위를 넘어서, 이 ‘비잉 스페이스’는 책과 음식을 매개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독서는 단순히 교양을 쌓기 위한 개인적인 행위가 아니다. 독서를 통해 얻은 독자의 경험과 지식들은 사회로 뻗어나가 작가, 사회 현실과 연결된다. 사회 구성원들은 책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연대된 사고를 발전시키고, 현실에 그것을 심어나간다. 트램에서 책을 읽고 북앤 쿡에서 독서 브런치를 즐기던 수 많은 시민들은 창조적인 벨기에 사회를 구성하는 모자이크 조각들인 셈이다. “책은 남달리 키가 큰 사람이요, 다가오는 세대가 들을 수 있도록 소리 높이 외치는 유일한 사람이다” – 로버트 브라우닝 다음 회에서는 트램에서 책을 읽고 있다가 기자와 마주친 벨기에 시민의 인터뷰와 함께 지난 2월 22일 열린 ‘브뤼셀 북 페어’ 취재기를 싣습니다. 벨기에 유로저널 김예지 인턴기자 yjyepp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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