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 새누리당 복당대신 새로운 정치행보 시사
새누리당 사당화와 여당 공천 ‘공천아닌 악랄한 사천(私薦)으로 정당 민주주의 파괴’ 비난
새누리당 출신 정의화 국회의장이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공천 파동’을 ‘정당민주주의의 파괴’라고 원색적인 단어까지 동원하며 강하게 비난하면서, 새누리당을 사당화되었다고 규정하고 복당대신 새로운 정치행보를 선택하겠다는 계획을 강하게 시사했다.
정 의장은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정당민주주의와 의회민주주의, 법치국가의 기본 원칙을 완전히 뭉개버린 것”이라며 “이는 공천이 아니라 ‘악랄한 사천(私薦)’이며, 비민주적인 정치숙청에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정치를 바로 세워야 하고, 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공천을 바로 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사천을 하니 비분강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모두 날려버리는 조선시대의 사화(士禍)와 같은 꼴”이라고 힐난하면서 “새누리당이 이렇게 사당화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특히 정의장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로 새로운 정치세력을 규합하겠다는 뜻도 밝히며 이번 총선을 전후로 모종의 활동을 모색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특히 그는 “정당민주주의를 이런 식으로 깔아뭉개는 정당에 들어가서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나 하는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하며, “나는 새로운 정치판을 만들고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 괜찮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정치 결사체를 만들어볼 것”이라고 강조해 새로운 정치행보를 선택하겠다는 계획을 강하게 시사했다.
특히 이는 최근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으로 여권 내에서 이른바 ‘비박(비박근혜) 무소속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맞물려 이번 총선은 물론 선거 이후 정치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또 새누리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도 “당선돼서 (새누리당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그건 옛날 방식 아니냐”면서 “차라리 밖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하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의장 측 관계자는 “정 의장은 정당을 만든다기보다 연구원 형태의 조직을 통해 여·야 가리지 않고 뜻 있는 인사들을 모아 정책을 생산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의화 국회의장은 경선조차 없이 컷오프된 공천에 불만을 품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 임태희 분당을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깜짝 방문해 임 후보를 지지하고 힘을 실어줬다.
정 의장은 2일 임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당을 망치는 악랄한 사천이 근절되어야 한다”며, “여러분의 힘으로 훌륭한 후보가 국가를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실상 임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
특히, 임태희 후보가 강승규(서울 마포갑), 이희규(경기 이천), 조진형(인천 부평갑) 등 수도권 무소속 후보들과 함께 만든 ‘바른 정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정치를 바로 세우고 당을 정상화하기 위해 의미 있는 일”이라며, “내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태희 후보는 이희규 후보 등과 함께 “제2의 이한구를 막기 위해 무소속 출마를 결행했다. 무소속에 대한 선택은 사표가 아니라 기성 정당이 정신 차리게 만드는 아주 좋은 선택”이라며 ‘바른 정치를 추구하는 사람들’ 참여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임 후보는 “계파 정치로 공천 받은 후보들이 나중에 당선된들 누구를 보고 일하겠냐. 회초리를 때려주셔야 정치가 바로 선다”고 강조했다.
이희규 후보는 삭발을 감행하고 “무소속 찍으면 야당 찍는 것이라며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겁박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흑색선전이자 유언비어”라며 새누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야권연대와 관련 처음부터 반대를 고집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번 총선에서의 낙관적 전망을 토대로 ‘국민 연대론’을 내세우며 더민주와의 연대를 거부하는 한편,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과 정의화 국회의장과의 연대 가능성까지 열어 두었다.
안 대표는 지난 4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정의화 의장이 언급한 총선 이후 제3세력과 관련해서 “극단적 이념이나 계파주의에 빠지지 않으면 어떤 분과도 함께 해야 한다고 본다”며 “처음에 창당할 때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 다 함께 할 수 있다고 했다. 지속적으로 노력할 생각”이라며 큰 관심을 보였다.
<사진: CHANNEL A 뉴스 화면 캡쳐 >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