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숙 작가와 스페인 학생들이 함께한 "한지와의 만남"
지난 4월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주 로에체스시의 인마꿀라다 꼰셉시온 수도원에서 이색적인 전시회 오프닝이 있었다.
주스페인 한국 문화원에서 한지공예 강의를 맡고 있는 오인숙 작가가 4년여간 함께한 현지인 학생들과 "한지와의 만남" 전시회를 가진 것이다.
이날 행사는 오인숙 작가의 인사말과 안토니오 노따리오 로에체스 시장, 이사벨라 문화담당 시의원의 축사, 채수희 주스페인 한국 문화원장의 격려사로 막을 열었으며, 한지의 제조과정과 한지예술의 다양한 쓰임새를 소개한 영상 상영에 이어 가야금 연주자 동그란씨와 재즈 피아니스트 호세 안토니오의 퓨전 국악 연주로 전시회의 기쁨을 더하였다.
이번 전시회에는 오인숙 작가의 개인작품인 ‘살풀이’, ‘승무’, ‘한국을 방문한 마르가리따’ 등과 학생들의 공동작품으로 한국전통혼례, 강강술래, 국악관현악단, 태권도 품새 등, 자유테마작품으로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 ‘스타워즈’, ‘마드리드 전통의상’, ‘플라멩코 무희와 투우사’ 등과, 그 외에도 한지를 소재로 만든 서랍, 보석함, 열쇠고리 등 다양한 소품들이 소개되었다. 매우 흥미로웠던 점은 현지학생들이 만든 한지인형 얼굴에서는 동양인과 서양인의 얼굴이 어우러져 색다른 조화를 이뤘다는 것이다.
오인숙 작가는 "사랑하는 내 나라의 문화를 널리 알리는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 특히 외국인이 한지인형을 만들어 전시를 한 것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자부심이 크다. 한국사람에 비해 손끝이 맵지않은 스페인 사람들이 정교한 작품을 만드는 것은 쉽지않지만 한지를 통해 그들과 다른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뿌듯하고, 특히 작업한 인형들에게 옷을 입히는 일은 단순한 한지작업이 아니라 이 과정을 통해 한복 저고리의 깃과 동정을 알게되고, 겹겹이 감추어진 속옷의 매력까지 느끼며 한국의 복식문화까지 알 수 있게 되어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개막일 이후 전시장은 일반 현지인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단체관람으로도 줄을 이었다. 그 중 Conde Duque de Olivares 학교장은 종이로 이렇게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탄을 금치 못했고, 방문한 학생들 역시 한국문화에 높은 호감과 호기심을 보였다.
이런 현지인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으로 인해 일주일 예정이었던 전시기간은 이틀 연장되어 25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편, 오인숙 작가는 3년전 스페인 말라가에서도 ‘말라가 한국문화주간’ 행사를 통해 한지공예 강연과 함께 향주머니 만들기, 연 만들어 날리기 이벤트를 열어 현지인들에게 대단한 호응을 얻은 바가 있으며, 최근에는 한마당 마드리드 부설 문화공간 가빛(佳耿)을 개원하여 종이접기, 다례, 전통예절, 한지공예 강연 등 다양한 한국전통문화를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기사자료 및 사진제공: 한마당 마드리드 문화공간 가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