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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의 프랑스이야기
2016.07.03 21:57

그림이 있는 여행 - 고갱과 함께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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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여행 - 고갱과 함께 ( 3 )




고갱에게 예술은 내면의 힘이었고 형태로는 추상이었다



49- 1.jpg


야곱의 씨름 또는, 설교 후의 환영(La vision après le sermon)

1888 에딘버러 박물관



고갱의 첫 번째 새로운 시도가 보여진다. 그가 "우연성의 요구에 발목을 잡혔었다"고 기술하는 인상주의와 거리를 둔 후 자신의 의도대로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마치 교회에서처럼 침묵에 잠겨 기도하고 있는 브흐따뉴의 농촌 여인들이, 금빛과 찬란한 날개 달린 천사와 야곱이 붉은 대지 위에서 씨름하고 있는 것을 환영 속에서 바라보는 모습을 그렸다. 


꾸르베의 사실주의 이후 엄정하게 적용되었던 사실묘사를 무시하고 작품 안에 상상의 세계를 펼쳐내면서 특히 내적인 것, 영적인 것을 그려낸다.


전통적인 원근법에 따라 화폭이 구성되었지만 명암이 없는 새로운 시대 경향의 그림이다. 빨강과 흰색으로 격렬하하게 대비되는 색채와 단순화된 형태들이 새로운 회화의 경향을 보여준다. 


고갱에 의하면 세상은 디테일에 목숨 걸지 않는다. 


작품 앞에는 세 명의 등을 돌린 여인들의 하얀 머리가 자리 하고 오른편으로 머리 깎은 수도사가 눈을 감고 있다. 왼쪽 여인은 두 손을 경건하게 모으고 기도하고 있다.  

순간적인 분위기를 잡으려고 고갱은 전체적인 구도를 분할주의가 아닌 점점 종합적이며 단순화시키는 2차원적이 되는 구도를 주었다. 선이 형태의 테두리를 한정한다. 그리고 예술가의 강렬한 감동을 색깔에 담아내려는 욕구가 있었다. 


고갱의 이런 스타일의 발전은 그를 자신이 속한 문명에서, 제도에서, 환경에서 떠나게 만든다. 산업화로 삶의 양식이 제도화되어가는 도시를 떠나 대서양변의 시골 뽕따벤으로 떠나고 서인도제도로 그리고 폴리네시아로 떠난다. 상징과 기호가 풍부한 원시를 찾아서, 다른 문명을 찾아서, 보다 큰 영성을 찾아가는 그의 예술적 여행은 중세의 은둔자들과 같았다. 


이 그림은 뽕따벤에서 조금 떨어진 니종의 교회에 헌물로 드리려고 에밀 베르나르와 샤를르 라발과 함께 찾아 갔다. 좋은 선물을 준비한 화가에게 교회의 신부는 자기 교구의 신도들이 작품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화가들이 성경을 가지고 장난친다는 생각으로 거절한다. 세 명의 화가는 슬픔에 잠겨 발길을 돌렸다. 




1888년, 빈센트 반 고흐를 찾아 아를르로 가다


고갱은 1988년 10월 23일 아를르에 도착한다. 빈센트 반 고흐는 동료 화가를 맞기 위하여 혼신의 힘을 다해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추어 놓았다. 화가들끼리 모여 공동 작업을 하는 오랜 꿈을 이제 막 시작하려고 한다.

내가 아를르에 도착하였을 때, 빈센트는 자신의 참모습을 스스로 찾고 있었다. 반면, 나는 훨씬 나이가 들었고, 이미 기성인이었다. 빈센트에게 갚아야 할 무언가 빚이 있다…. 빈센트와 잠시 함께 하면서 내가 유용했다는 위안과 함께 그와 작업하면서 내가 갖고 있는 나의 회화에 대한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폴 고갱이 아를르에서


고갱의 방문으로 반 고흐의 병의 상태는 많이 호전되었다. 두 사람의 생각이나 작업하는 방식의 이견이 충돌하기 전까지는 참으로 좋았다. 12월 23일 반 고흐가 면도칼을 들고 고갱의 뒤를 따르는 그 날까지, 그리고 그 끔찍한 재앙을 만나기 전까지는 참 좋았다. 반 고흐는 결국 자기의 오른 쪽 귀를 잘랐고 잘린 귀를 잘 닦아서 동네에서 보던 창녀에게 잘 간직하라고 전해 주었다. 이 드라마틱한 사건 후 고갱은 반 고흐를 남겨두고 도망치듯이 아를르를 떠났다.

빠리의 좋은 친구 쉬훼네케르는 고갱을 위하여 항상 문을 열어 놓고 있었다. 29, rue Boulard.


49- 2.jpg


빈센트 반 고흐 1889년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51x345cm



하지만 반 고흐가 고갱에게 준 예술적 영향은 다음 해 그려지는 “황색 그리스도”, “브르따뉴 골고다 언덕”, “아름다운 안젤라” 등의 작품에, 심리적이고 영적인 인상으로 강렬하게 남아 있다. 



49- 3.jpg


빈센트 반 고흐 1889년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51x345cm



49- 4.jpg


아름다운 안젤라 1989 오르쎄박물관



이 작품은 1888년 고갱이 브흐따뉴 뽕따벤에 체류할 때 교분을 가졌던, 동네에서 미모로 소문난 젊은 부인의 초상화다. 브르타뉴의 뽕따벤 머물렀던 동안 사트르라는 부부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던 고갱은 감사의 뜻으로 부인 앙젤(Mme. Satre)의 초상을 선물하였다. 그러나 이 작품을 선물 받은 사트르 부부는 충격을 받았고 결국 그림은 고갱에게 돌아왔다. 후에 드가는 이 작품을 드루오 호텔 경매장에서 구입하였다.


그림 속의 그림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독특한 이 그림은 고갱이 생애 마지막 3년 동안 이루어 놓았던 모든 조형적 특징들을 집약하여 보여준다. 꽃무늬가 그려진 배경을 뒤로 후광처럼 보이는 원둘레 가운데 마치 여인이 갇혀 있는 듯 보인다. 그녀의 이름 “아름다운 안젤라”가 중세의 이콘화처럼 화면에 쓰여 있다. 아름답다는 단어나 사용하지 말던지.


후광으로 그려진 원, 그리고 원시 조각을 중심으로 화폭이 나뉘고, 세 개의 구획으로 공간은 구분된다. 원과 원시 조각의 두 모티프는 화폭을 분할하는 동시에 평평한 장식적인 배경 속에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고 있다. 동시에 인물의 테두리에 원을 그려 넣으면서 평평한 장식의 벽에서 인물이 돌출되어 나오는 느낌을 주며 초상화로서의 주제를 잃지 않고 있다. 


초상화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적인 재현보다는 감정적이고 정신적인 가치를 중요시한 고갱의 회화 세계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설교 후의 환상 다음으로 또 하나의 인수 거부 당한 작품이다. 

1927년 화상 앙브르와즈 볼라르씨가 루브르에 기증하고자 하였을 때도 거부당할뻔했던 작품이다. 


(다음주에 이어서 계속...)

사계절 옥탑방에서 테오 

bonjourbib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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