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등 비박계,박근혜 탈당 요구 등 이미 '분당 수순 밟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미르·K 스포츠 재단부터 시작해 최순실 씨에 이어지기 까지 그간 청와대의 ‘호위무사’, ‘방패막이’ 역할을 해왔던 새누리당이 현 사태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역풍을 맞고 있다.
결국 이 사태로 인해 친박·비박이 '대통령의 2선 후퇴와 거국 중립내각 출범을 통한 정국 안정을 추진'채택 여부를 두고 갈라지면서 당내 지지기반도 방향성을 잃고 있으며, 김무성 전 대표를 중심으로 비박계가 급기야는 노골적으로 박 대통령의 탈당 요구 의견이 나오는 등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7일 새누리당 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 지사 등(유승민 의원 불참) 차기 대선주자 5인은 긴급 회동을 갖고 공동발표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새누리당은 재창당의 길로 가야한다. 그 길의 첫걸음은 현 지도부의 사퇴”라며 지도부 교체에 대한 공식 발언을 했다.
하지만, 이정현 대표는 “ 1년 4개월이나 남은 대통령의 직무들은 하나 하나가 국가와 국민의 운명과 미래를 좌우할 만큼 매우 중요하다. 하나도 한 치도 한 순간도 소홀할 수 없는 것들이다. 국정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헌정 중단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국민들의 피해가 당 대표로서 가장 힘들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저에게 조그만 위기관리의 시간적 여유를 허락해 주시라. ”며 대표 자리를 고수하겠음을 밝혔다.
결국 이정현 대표가 지도부 자리를 고수한다면 비박계가 당을 깨고 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실제로 최고위에 친박계만 남은 지금의 상황이 새누리당이 쪼개지는 것의 초석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지도부의 책임론과 거취를 둘러싼 계파 다툼까지 격화돼고 있어 당원 이탈이 급증세를 보이면서 새누리당의 기반 붕괴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당초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던 반기문 유엔사무 총장이 대권후보로 나설리 없다는 분석이다.
김무성,'박근혜 대통령 탈당하고. 거국중립내각'
한편, 새누리 김무성 전 대표가 7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최근 벌어지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사태에 대해 “대통령께서는 당의 1호 당원으로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갖고 당적을 버려야 한다”면서 “그렇게 해서 우리당의 지지기반인 보수의 궤멸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또한 “헌법의 최종 수호자인 대통령이 헌법을 훼손하며 국정을 운영했다”고 말해, 사실상 박근혜 헌정유린 사실을 시인하기도 했다. 김무성 대표는 나아가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직이라는 공적 권력이 최순실 일가가 국정을 농단하고 부당한 사익을 추구하는 데 사용됐다”면서 “새누리당의 책임있는 위치에 있던 사람으로서 대통령의 헌법 위반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무슨 말로도 변명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낀다”라고 성토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다시 “나는 보수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백의종군했고 당 대표 선출 이후 정치개혁을 위해 국민공천제라는 공천혁명을 이루려 애썼다”면서 “하지만 청와대와 당내 패권세력의 발호와 농단으로 정당민주주의를 위한 정치개혁은 유린당했다”라고 말해, 사실상 이날 기자회견은 새누리당 내의 ‘친박계’도 정면으로 겨냥했음을 시사했다.
미국 대표적 일간지인 '뉴욕타임스'가 6 일자 신문에 박근혜 대통령을 조종한 최순실을 표현한 만평을 통해 박 대통령이 '무뇌'라고 비꼬았다. 이 신문은 "남한 대통령의 조언자가 체포됐다. 그녀는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기업에게 큰 돈을 빼앗았다"고 말했다. 만평
속 그림에는 'PARK GEUN-HYE'라고 적힌 로봇이 등장하고, 로봇의 머릿속에는 'CHOI SOON-SIL'이라고 적힌
의자에 앉은 여성이 로봇을 조종하고 있다.또한 그런 여성을 사다리 위에서 손전등으로 비춰보는 남성(언론 혹은 검찰 비유:유로저널
주)과 그를 밑에서 기다리고 있는 경찰이 표현됐다.
김무성 전 대표는 나아가 “국정 표류의 시발점이 된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무너진 국격과 국민의 자긍심을 살리기 위해 국민의 목소리를 따라야 한다”면서 “대통령은 당적을 버려서 우리 당의 지지 기반인 보수의 궤멸을 막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대다수의 국민과 정치권 모두가 요구하는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즉각 수용하고 총리 추천권을 국회로 넘겨야 한다”라고 촉구해, 사실상 야3당의 요구안을 조건 없이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같은 날 "중립 내각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탈당이 필요하다"고 했고,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대통령이 당적을 정리해 정국을 풀어야 한다"고 가세했다. 비박 주자들은 친박계 지도부 사퇴도 거듭 요구했다.
한편, 이날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오늘 김무성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묻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현직도 아닌 당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이렇게까지 과격하게 말씀하시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당내 부열이 올 수 있는 위험천만한 말언”이라면서 새누리당 내부의 균열을 크게 우려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이장우·최연혜 최고위원 등 친박 지도부도 "지금은 사태 수습이 중요하다"며 대통령 탈당 및 지도부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 탈당 요구에 "저는 반대"라고 했고, 친박계 이장우 최고위원은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무책임 정치에 앞장서는 김무성 의원을 규탄한다"고 역공을 폈다.
새누리당, 이미 분당 수순에 돌입해
김무성 전대표의 박대통령 탈당 요구가 있자마자 김재경·심재철·나경원·권성동·김세연·김용태·김성태·이학재·장제원 의원 등 3선 이상이 주축인 비박계 의원 15명은 "(당내) 임시 내각이나 망명 정부 같은 형태로 국민 목소리와 건강한 보수를 대변하는 별도 체제와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지도부 사퇴 요구에 동참하는 50여명의 의원들을 규합해 '구당(救黨) 모임' 형태로 조직화하기로 했다. 사실상 새누리당 내에 '제2의 당'이 출범하는 것이며, 당분간은 '한 지붕 두 가족' 살림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20명 이상 의원이 분당을 거쳐 별도 원내 교섭단체 구성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의원 측은 "(모임 결성은) 분당을 위한 수순에 들어선 것으로 보면 된다"며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의원들이 나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모임에서 친박계가 금기시하는 '대통령 하야' 언급까지 등장했다. 비박계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소한 하야에 준하는 2선 후퇴를 단행해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때'라고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4·19 직후 자유당, 10·26 직후 공화당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도 했다.
김무성 전 대표 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8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나와 " 최순실의 국정농단, 국가가 한마디로 한 사람에게 유린 당한 것은 실망과 좌절을 넘어 분노"라면서 "이정현 대표 체제에 대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없으면 갈라설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분당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비대위 구성'과 관련, "그런 측면에서 아마 초재선 의원들이 정진석 원내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합리적인 선상에서 상식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같은 비박계의 집단 행동에 친박계는 '전당대회에서 진 비박계의 억지 주장'이라고 평하해 비박계와 친박계가 극적으로 화해할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는 게 정치권 내 관측이다.
이재명 성남시장, "탈당요구,개가 웃는다"
이와같은 김무성 전 대표의 박 대통령 새누리당 탈당 요구에 이재명 성남시장이 자신의 SNS에 “개가 웃을 김무성의 대통령 탈당 요구”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정상적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사람인 줄 뻔히 알면서 대통령 만들고 최순실의 정신적포로가 그 사람 밑에서 권력을 행사해 온 게 새누리당이고 김무성 유승민은 그 당의 핵심이었다”며 “사람으로 치면 박근혜 대통령은 머리 새누리당은 몸통 유승민은 손발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머리는 탄핵, 몸통은 해체로 책임져야 할 마당에 정계은퇴로 책임져야 할 수족이 제 3자인척 피해자인척 머리에게 탈당요구라니…성남시청 유기견 행복이가 웃을 일”이라며 일침을 날렸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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