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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심원의 사회칼럼
2017.01.23 23:19

사람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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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희망이다



희망은 미래적인 것이다. 그러나 미래의 모든 것이 희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래적인 소식 중에는 절망적인 것도 많기 때문이다. 희망은 현실에서 판단하고 측정 할 수 있는 범주에서의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이어야 한다. 그 가능성의 범주에서 벗어난 미래적인 것은 어떻게 보면 절망일 수 있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SBS 20부작 드라마가 있다. 조선 중기에 유몽인이 편찬한 설화집인 ‘어우야담’ (於于野譚)에 나오는 인어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판타지 로맨스 장르로 꾸며진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여주인공의 실체는 바다와 육지를 오가며 살 수 있는 인어다. 남자주인공 ‘허준재’(이민호 분)와 여자 주인공 ‘심청’(전지현 분)은 적들에게 쫓기게 된다.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 남자의 생각은 절망이 아닐 수 없다. 잠시 후면 적들에게 잡혀 처참하게 죽든지 아니면 천 길 낭떠러지 절벽에서 떨어져 바다속에 수장되어 죽든지 둘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에게 미래는 참담한 죽음뿐이었다. 그러나 여주인공인 인어는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 전개된다. 남자가 망설이는 동안 여자는 그의 손목을 잡고 무작정 천 길 낭떠러지 바다속으로 뛰어 든다. 한 사람에게는 죽음이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그길 만이 살 길이었다.


물속에 뛰어 들어 살 수 있는 것은 영화의 이야기일 뿐이다. 가끔 한강 다리 위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소식을 뉴스로 접한다. 내 인생의 뒤안길에 한강 다리 위를 수없이 걸어 다닌 시절이 있었다. 정신만 바싹 차리면 설혹 다리에서 떨어 진다해도 죽지 않을 것이다. 물이 떨어지는 몸을 받아 주어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헤엄을 칠 수 없다면 물에 빠져 죽겠지만 어느 정도 헤엄을 칠 수 있다면 구사일생으로 살아 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통계에 의하면 떨어져서 죽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죽은 상태에서 떨어진다는 결과다. 이미 심장 마비로 죽은 상태에서 물에 떨어지기 때문에 헤엄 실력과는 상관없다는 것이다. 희망은 미래에 펼쳐지는 미지의 세계가 아니라 미래를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주인공 심청은 미래에 펼쳐질 일을 다스릴 수 있어서 절벽을 뛰어 내리는 것이 희망일 수 있다지만 남자 주인공 허준재는 그 자체만으로 죽음이었을 것이다. 인류가 오늘날 까지 지탱해 오면서 과학과 지성이 발달할수록 측정할 수 없는 미래가 펼쳐진다는 것에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모르는 것이 약이 된다는 말을 하며 스스로 위로 받으려 한다.


자연재해는 과학시대에도 예측할 수 없기에 불안의 요소가 된다.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바닷가에서 성장을 했다. 바다사람들은 미신을 철저하게 믿는다. 이른 아침 여성이 길을 가로 지르면 안 된다. 어머니께서 새벽기도를 다녀오실 때면 길을 건너지 않는다. 남성 앞을 여자가 지나가면 재수 없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뱃사람들은 철저하게 미신적인 것을 지켰다. 그러면서도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바다에서 사고가 나게 되면 무엇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가장 큰 원인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신의 노여움이었다.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출항할 때 마음가짐이라든가 몇 가지 수술적인 것을 반드시 행하게 된다. 그렇게 철저하게 정성을 들인다 해도 바다에서 사고는 끊이질 않았다. 가장 큰 피해는 자연재해인 해일이다. 해일이 오면 한두 명 죽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한 마을 전체를 쓸어가기 때문에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었다. 가장 강력한 무당이나 주술사는 해일이 올 것을 미리 예견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펼쳐질 미래를 예측할 수 있도록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 문명에서 자연 재해는 주술적 힘이 아닌 과학의 방법으로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인디언 마을의 한 추장이 신의 사람으로 불린 사건이 있었다. 그 집 앞에 깃발이 꽂힌다. 깃발의 색상으로 비가 오는지, 바람이 부는지, 좋은 날인지를 알 수 있게 했다. 문명의 혜택을 비켜간 마을 사람들은 추장의 능력은 하늘에서 알려준 지혜일 것이라 생각했다. 어떻게 사람이 일기를 맞출 수 있단 말인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추장을 숭배하기 까지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가 깃발이 꽂혀있지 않게 되었다. 이유는 문명세계 사람들이 주고 간 작은 라디오의 배터리가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추장으로서 신령하다는 소리를 듣게 된 연유가 서방으로부터 전해 오는 일기 예보 덕분이었던 것이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이 희망의 메시지가 되는 것은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닥쳐온 자연 재해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미래에 펼쳐질 기상 변화를 관측하게 된다. 관측의 핵심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함인 것이다. 지구의 온난화 현상으로 파괴된 기후를 하루아침에 바꿀 순 없을 것이다. 2016년 12월에 개봉된 ‘판도라’ 영화는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원자력 발전이 폭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술적으로 예측할 수 있으나 문제는 그 기계를 다루는 인간의 심성이 문제였다.


온갖 부정부패로 썩어버린 양심의 소유자들에게 최첨단 기계문명이 주어진다한들 그것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는 없다. 판도라는 영화일 뿐이다. 그런데 그냥 넘길 수 없는 것은 현재 자행되는 권력자들에게서 비춰지는 모습과 너무도 일치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일차적으로 피폭을 입은 마을 사람들을 운동장에 수용을 한다. 그런데 원전의 폭발을 막을 수 없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정부 관계자들은 운동장에 갇힌 수용주민들을 철장 문을 잠근 채 도망을 한다. 물론 꾸며낸 이야기라 받아들이지만 그것이 사실이 될까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최근 백성들에게 비춰진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정치인들의 모습은 그러하고도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떠하든 인간은 미래를 주관할 수 있는 힘이 없다. 


판도라 영화에서 원전이 폭파한 원인은 지진 해일이었다. 진도 7.0에도 견딜 수 있는 시설이었다. 적어도 이론은 그러하다. 그런데 작은 지진임에도 원전은 돌이킬 수 없는 인간을 잔인하게 멸망시킬 수 있는 화학 무기로 변하게 된다. 인간은 첨단 기기로 지진을 사전에 예측하여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그래서 최첨단 기술에 더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지진이 있기 전에 들쥐들이 대거 이동을 하는 것이 영화의 한 장면에 담아 놓았다.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있어서 지혜를 가진 인간이 미물인 쥐 보다 못함을 느끼게 하는 광경이다.


미래를 예견할 수 없고 다스릴 수 없다면 인류에게 희망은 존재하지 않는다. 종교적 힘을 빌리든 과학의 힘을 빌리든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그것을 품고 있는 순수 인간성이다.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람이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시대라면 아무리 최첨단 장비라 할지라도 그것이 오히려 인간의 목을 조여 오는 위험 요소가 될 뿐이다. 인류사회는 언제부터 사람의 말을 순수 그대로 믿지 않게 된 것일까? 순수했던 인간의 심성은 어디로 간 것일까? 법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시대는 이미 과거의 추억에만 존재할 뿐이다. 


영국에서 운전을 하다 보험과 관련하여 경찰에 잡힌 적이 있었다. 범죄자 취급을 하였기에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 그것도 분이 풀리지 않아서 더 높은 차원의 관계자를 만나 항의를 했더니 이해를 구한다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경찰의 본문은 모든 사람이 범죄자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을 한 것이라는 거였다.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는 시대에 관연 인류에게 미래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는 존재하는 것일까?





1075 - 박심원 칼럼.jpg 

런던 타워 브리지 옆에 설치된 인간과 돌고래 조형물



런던 타워 브리지 옆에 사람과 돌고래가 자유롭게 춤을 추는 모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실존할 수 없는 인간의 희망을 형상화 한 것이다. 물론 돌고래 쇼를 하는 곳도 있다. 그것은 잠시 훈련된 것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돌고래와 인간이 물속에서 자유롭게 마음을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순 없는 일이다. 


인간은 물속에서 살 수 없고, 돌고래는 물 밖에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러한 형상을 조형물로 만들어 놓은 것은 인간은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이 다르고 마음이 통할 수 없는 돌고래와 하나가 될 수 있다면, 당연 사람이 사람을 이해 할 수 있으며, 사람이 사람을 믿고 행동하는 것이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21세기 현대 문명은 다문화 세상이다. 옳고 그름으로 판단할 수 있었던 단순한 시대가 아니다.


옳음에도 여러 길이 있고, 그름에도 여러 길이 동시에 존재한다. 한 우물을 파서는 안 되는 시대가 이미 도래 했으며, 과거에 인기 있었던 직업은 오히려 천대를 받을 수 있으며, 그것을 직업이라 천하게 여겼던 것이 각광을 받는 직업으로 탈바꿈 되고 있다. 인류에게 희망의 메시지는 더 발전된 문명이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첨단 과학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여야 한다. 사람이 희망이며, 사람을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그 마음이 희망의 메시지인 것이다. 




박심원  유로저널칼럼니스트

- seemwon@gmail.com
- 목사, 시인, 수필가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 박심원 문학세계 
- 카톡아이디 : 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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