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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맹랑한 트럼프의 행보에 정치적 딜레마에 갇힌 영국 (1면기사)



세계 각국 정상들 중 처음으로 새로이 취임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게 된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발언했으나, 취임 후 일주일도 안되어 파격적으로 허무맹랑한 행보를 걷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영국 내각이 골머리를 앓고있다.


지난 미국 대선 때 힐러리를 지지해온 메이 총리는 여지껏 공개적으로 트럼프의 언행과 정책을 비난해 온 바 있으나, 이번 미국 방문에서 “가끔은 반대가 더 끌리기도 한다”라고 전하며, 영국의 유럽 연합 (European Union, 이하 EU) 탈퇴 (이하 브렉시트) 이후 기대하는 영-미 관계에 대한 소망을 내비쳤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메이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방문하기 전날 밤, 메이 총리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보수당원들에게 전하는 연설에 “영국과 미국 양국은 세계의 리더로서의 공동 책임을 지고 있다”다고 발언함과 동시,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 정세로 인해 우리는 새롭고도 특별한 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이 연설에서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합작하여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 한 것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야 마땅하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메이 총리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고문 전략을 강력화 해야 한다고 시사한 것과 멕시코에 장벽을 쌓는 정책과는 별개로 영국은 미국과 더욱 깊은 관계를 맺길 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5일, 취임 후 첫 TV 인터뷰에서 “불에는 불로 맞서야 한다”고 전하며 고문 전략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발언 한 바 있어 전세계의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메이 총리는 필라델피아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영국은 여전히 고문을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불법으로 입수 된 기밀 정보 또한 거부하는 정책을 지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의 이번 워싱턴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 이루어 진 것으로, 이는 브렉시트로 유럽에서 더욱 고립 될 것으로 예상되는 영국과 스스로 고립주의의 길을 걷겠다고 선언한 미국과의 정치적 관계 증진에 상징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편, 2월 첫째 주로 계획되었던 멕시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멕시코에 장벽을 건설하고 그 비용을 멕시코에 청구하라는 행정 명령 서신에 사인을 함과 동시에 일정을 취소했다.


이번 회담에서 메이 총리는 영-미 무역에 관한 사안 이외에도 북대서양 조약 기구 (NATO) 등의 군사 협정에 대한 문제를 거론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관해서는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1076 - 영국뉴스 1면.jpg


현재로서 강경 브렉시트를 결정한 메이 총리는 최대한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EU 단일 시장 진출 시도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가고 여전히 브렉시트로 인한 정치적/사회적 잡음이 끊이지 않는 영국은 현재, 사회/문화/역사적으로 오랜기간 동맹관계를 유지해왔던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지지가 가장 절실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록 현재 미국의 대통령은 트럼프라고 할 지라도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현지시간) 중동 및 아프리카 이슬람 7개국 시민들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반이민/난민 행정 명령”을 실행 한 바 있다. 이중국적자나 미국 영주권 소유자도 예외가 아니어서 더욱 논란이 된 이 사건에 전세계가 들끓었으며, 이에 영국을 비록한 세계 곳곳에서 반대 시위가 일어났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트럼프의 이같은 행보에 지난 29일 (현지시간) “동의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이는 메이 총리가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에 대한 비판을 거부한 이후 들끓는 여론에 마지못해 뒤늦게 발표된 사안이기에 더욱 빈축을 사고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이처럼 강경하지 못한 행보를 보이는 메이 총리에 영국 제레미 코빈 노동당 당수는 기회가 이때라는 듯이 맹비난에 나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현재 영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을 추진 중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공식 초청한 상태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에 영국 전역에서 반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1월 30일 기준으로 약 만 5천여명의 영국 시민들이 이에 대한 탄원서를 사인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가디언 캡쳐>

영국 유로저널 이진녕 기자

eurojournal24@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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