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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돤 박근혜 전 대통령, '삼성동계' 정치 세력화 움직임에 비난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들의 모임을 '동교동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는 상도동계라 불리며, 한국 정치를 이끌었던 시대를 빗대어 최근에는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로 모이는 소위 '삼성동계'가 탄생할 조짐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동교동계든 상도동계든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치고 퇴임한 후 가신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정치적 현안들을 토론한 자리였던 반면, '삼성동계'의 경우는 파면된 대통령이 역사에 항거하고 국민에 항거하고 정치를 재개하려는 모습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국내 언론 보도들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이 탄핵 심판 이틀 뒤인 3월 12일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가자, 서청원·최경환·윤상현·조원진·이우현·김진태·박대출·민경욱 의원 등 8명의 ‘골박(골수 박근혜)’ 의원들이 집결하여 마치 '비서실'처럼 업무를 분담하는 등 조직화에 나서면서 정치권에선 ‘삼성동계’라고 칭하기 시작했다.

총괄은 맏형격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이, 정무는 윤상현·조원진·이우현 의원이, 법률은 김진태 의원이, 수행은 박대출 의원이 담당하게 됐다. KBS 앵커 출신인 민경욱 의원은 대변인격을 맡았다.

결국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내가 다 잘못했다’고 하면 자신들도 폐족이 되는 것이지만 버티고 있는 상황이니 병풍 역할이 되어, 비록 보수 재편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게 되더라도 대구 경북(TK) 중심으로 정치 세력을 만들어 정계 개편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을 잡고 딜을 하면 다음 선거에서 정치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라는 분석이다.

이와같은 생각은 지금은 삼성동엔 나타나지 않지만 TK 의원 가운데 상당수가 박 전 대통령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지만, 정치권에서는 국민에 대한 예의와 염치도 없는 파렴치한 행동으로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대통령이 불명예스럽게 퇴임했는데 인간적인 연대는 그렇다 치더라도, 한 정당의 자기 계파 의원들을 사적 조직으로 만들어서 역할까지 분담해 정치 세력화한다는 것은 사실상 ‘삼성동 청와대’를 목표로한다는 것이다. 

차재원 부산카톨릭대 교수는 일요신문을 통해 " ‘삼성동 청와대’는 단지 검찰 수사를 조언하고 바로 앞날만 보는 것이 아니라, 박 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 임기 중반 무렵엔 국민화합 차원에서 사면될 것이라는 전제 속에 그 이후 지방 선거, 차기 대선까지 노리는 빅픽처를 구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박 전대통령은 재판에서 단순하게 형사 재판에서 유무죄를 다투고 형량을 낮추는 데에 초점을 두지않고, 정치적 박해를 받은 ‘순교자’로 남는 다음엔 ‘부활’을 하게 되면, 삼성동계를 중심으로 버티고 지지 세력이 10%만 모인다고 해도 무시하지 못할 정치적 세력이 되어 재결집에 성공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19대 대선에서 패하면 책임론을 둘러싸고 정치적으로 보수 재편시기가 오게 되면서, 끝까지 박 대통령을 지켰다는 명분으로 삼성동계는 보수 재편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에 기대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52년생)은 퇴임 직후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가, 탄핵 심판 이틀 뒤인 3월 12일 삼성동 자택으로 복귀하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밝히면서 헌재 판결에 사실상 불복 메시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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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52년생)은 퇴임 직후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가, 탄핵 심판 이틀 뒤인 3월 12일 삼성동 자택으로 복귀하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밝히면서 헌재 판결에 사실상 불복 메시지를 내비쳤다. 
사진: 3월 21일 오전 9시 30분 13가지 혐의로 조사를 받기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고 있는 박 전대통령은 국민들께 사과나 반성 멧세지없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만 밝혔다.

이와같은 새로운 계파의 출현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1호 당원으로 있는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친박들이) 만약 국민 마음에 걱정을 끼치고 국민 화합을 저해하는 언행을 한다면 불가피하게 단호한 조치를 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같은 당 비박계 나경원 의원 또한 3월 15일 SNS에 “전 대통령의 자택 복귀에 마중나간 것은 당연히 인지상정”이라면서도 “이를 핑계 삼아 반성해야 할 세력들이 뒤로 물러나지 않고 또 다시 정치 세력화를 도모해서는 안 된다는 것 또한 인지상정일 것이다”라고 보탰다. 

바른정당 대선기획단장인 김용태 의원은 <YTN> 라디오 방송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지금 어떻게 청와대를 나온 지 얼마 됐다고 탄핵된 대통령에 대한 대변인 역할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이 자택에서 저런 정치를 하는 것이 국민들한테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명약관화하다”고 꼬집었다. 

박완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3월 13일 “국민은 친박-비박을 넘어 ‘삼성동계’라는 새로운 계파 등장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계파 청산’ 코스프레를 하더니 기어이 반성은커녕 새 계파를 창출한 한국당의 민낯을 국민은 신뢰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3월 14일 “헌재 불복 논란에 이어 이제 사저정치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앞으로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을 대비하고, 친박 의원들은 향후 대선정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최경환 의원은 3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업무를 분담한 적이 없다면서 “과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도 퇴임 후에 재직시절 가까웠던 분들과 봉하마을, 동교동, 상도동 등에서 교류를 계속 이어나갔다. 대통령이 탄핵되었다고 해서 인간적인 의리를 끊으라고 하는 것은 저에게 어떤 비난이 쏟아지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민경욱 의원은 “그냥 보좌할 사람이 없으니까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돕겠다고 한 것일 뿐”이라며 “업무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담당이 정해지게 됐다. 선거 개입, 정치적 활동 등은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 크게 확대 해석할 필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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