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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예술칼럼
2017.04.17 00:12
나를 이끌고 인도하는 충동- 아니쉬 카푸어4
조회 수 2721 추천 수 0 댓글 0
나를 이끌고 인도하는 충동 아니쉬 카푸어4 카푸어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무언가를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다시 보게 하기도 하고, 세상을
관조하듯, 사물을 그 너머, 더 깊이 관찰하게
한다. 그러나 동시에
관람자 자신을 완벽하게 관조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기도 한다. 다가가려는 관람자의 의식을 차단하고,
시각적인 혼돈을 겪도록 만든다.
거울 표면에 드러나는 왜곡된 이미지는 관람자를 완전히 둘러싸며 모든 지각적 반항의
가능성을 없애버린다. 그리고 고정된
시점으로서의 지각의 최초의 근원과 그 끝을 붕괴시킨다. 그래서
관람자는 거울이 만들어내는 공간에서 이질적인 존재처럼 느낀다. 거울에는 원의 중심과 같은 중심점이 없다. 거울을 보는
사람은 거울의 끄트머리에서건 가운데서건, 어디서나
자신의 얼굴을 비출 수 있다. 여러 명이 커다란
거울 앞에 섰을 때, 그 중 한 명에게만
거울이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며 포커스를 맞추는 일은 없다. 또한
이 거울 이미지들은 현실을 그대로 반사하는 대신 굴절시킴으로써, 가장 돌출되거나 가장 깊게 들어간 부분이 어디인지조차 알 수 없도록 한다. 카푸어는 1995년 반사된 표면이 공허한 실체이자 동시에 비실체적 상태를 가질 수 있는지를 관찰하려는
목적으로 이런 오목한 거울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오목거울이 재미있는 이유는 거울 그 자체로 머무르지 않고 거울로 가득한 공간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라는 그는 말했다.
Wave
Torus elipse, Anish Kapoor, 2009 카푸어의 거울 시리즈는
수천 톤의 강철로 만들어진 거대한 크기의 작품임에도 가벼워 보이며, 곧 사리질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실제로 이 작품 안에서는 모든 게 뒤집어지고 모든게 불안해진다. 움직이지 않은 추상적인
형태가 움직이는 형체들로 인해 생동하고, 마천루의 꼭대기가 아래로
곤두박질하며, 구름이 지면을 떠다니고, 현실의 영상은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 작품들은 세상을 집어
삼켜 이 세상을 재료로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는 조각품에 우리 모습을
비추어 보는 동시에 조각품 속 세상에 존재하는 우리 자신을 만나게 된다.
Turning the World Upside Down in Jerusalem,
Anish Kapoor, 2010 이 공허(void)에 대한 거울 작품들은 그의 전통적인 숭고에 대한 개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즉, 이것은 관람자들을
포함하는 다른 종류의 공간에 대한 또 다른 숭고의 개념을 다루고 있다. 카푸어는 이것을 ‘현대의 숭고’라고 스스로 명명했다.
공허의 공간이 평평한 면 너머에 존재한다면, 오목한 거울의
공간은 그 면의 앞쪽에 존재한다고 하면서, 이것을
그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제안했다. 카푸어의 이 무한하고 불가능한 공간인 ‘현대의 숭고’는 우리에게
무자비하면서도 공포를 느끼게 하는 신화의 웃음과 비슷하다. 3)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카푸어는 물질의 물리적 본성에 아주 작은 변화를 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사물을
이해하는 지각이 전환될 수 있다고 하면서 이것이 바로 예술이 가지고 있는 더 깊은 차원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Untitled,
Anish Kapoor, 1995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은 내가 뭔가 아름다운
것을 그려야지'라고 생각한다 해서 아름다움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런 생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그는 말한다. 주위의 모든 사물이나 자기
생각, 성찰과 반성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나는 작업을 통해 내가
가진 사고와 성찰을 더 향상되게 한다"고 덧붙였다.
Mountain, Anish Kapoor, 1995 그는 작업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확장시키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말도 안
되는 시도를 하는 것도 예술가로서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전혀 의미가 없고 관련성도 없어 보이는 작품이 나중에는 굉장한 의미를 담게 되기도 한다. 그동안
작품이 그렇게 변해가는 것을 나는 자주 봐 왔다"고 말했다.
Turned
into the Interior, Anish Kapoor, 2000 조각의 내부로 함몰된 음의 공간을 다루는 보이드(void) 시리즈나 스테인리스 스틸 작업 등은 물질과 비물질,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경계를 탐구하고 있는 아니쉬 카푸어의 의식의 흐름의 표현이다. 2011년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모뉴멘타전을 위해 제작한 거대한 <레비아탄(Leviathan)>은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내부로 들어간 관람객들은
꿈틀대는 괴물에 집어삼켜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마치 고래의 뱃속에 있는
것과 같다. 이 같은 작품도 거울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지각 능력을 다른 방식으로 체험하고 탐구하게 한다.
Leviathan (MONUMENTA 2011), Anish Kapoor, 2011 시각은 촉각과 대립하는
냉정한 감각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카푸어의 작품은 눈으로
봄으로 일어나는 의식과 몸으로 느끼는 행위가 어느 것이 먼저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동시에 일어나게 한다.
Shooting into the Corner, Anish
Kapoor, 2008-09 그는 특히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작가의 직접적인 이야기보다 관람객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어떤 이야기가 창출되는 것을 기대한다. 그는 “내가
작가로서 늘 흥미로웠던 점은 모든 것이 가능할지도 아닐지도 모르는 창작이 시작되는 시점의 현상이다.
즉, 그것은 변화가 일어나는 시간이다”고 말했다.
표면과 작품 내부의 기하학적인 형태 사이에서 능숙하게 균형을 유지하는 작가는 공간을
활용한 작품으로 자연스럽게 관객의 의식에 접근하여 관객들과 신체적, 정신적인 교감을 이끌어 낸다.
Double
Mirror, Anish Kapoor, 1998 카푸어는 작품의 재료와 형태를 능숙하게 다루면서 그 만의 특유의 이미지의 반사와
왜곡 그리고 전환을 통해 시공감각 이면의 영적이고 본질적인 접근을 탐구해 왔다.
이런 그의 세계관이 우리가 그의 다른 많은 작품에서 동일한 강렬한 인상을 받는
이유다. “당신은 도대체 왜 이런 작품을 만드는 거죠?” 한
관람객이 그에게 물었다. “왜
만드느냐고요? 그 전에 제가
먼저 묻고 싶은 질문이 있어요. 왜 안 되죠?(why not?)” 카푸어는
대답했다. 그는 ‘왜 안 되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면서, 기존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제한적 시각에서 늘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한다. “재료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말이다. “당신이라면 스마트폰을 어떻게 디자인했을까요?”라는 질문에, 카푸어는 “겉과 안이 바뀐 스마트폰은 어떨까요? 내부의 모습이
외부에서 보이게 되는 스마트폰, 어때요?”라고 대답했다. “왜 조각을 하는 데 있어서 꼭 재료의 ‘겉’을 깎아 만들어야 하는가?”라며 조각의 고정관념을 깨버리고, 조각의 겉을 열어 안을 보여주었던 것처럼, 그는 재료를 중요시하고 고민하는 창의적인 작가다. 그는 작업을 통해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겉만이
재료의 다가 아니며, 보이지 않는 안 또한 새로운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Anish Kapoor ‘Void’란 본래 커다란 빈 공간을 의미하는 것인데, 밖으로 나간다고 생각하던 곳을 통해 우리가
우리 존재의 중심으로 들어갈 수 있듯이, 카푸어는 바닥과 벽면에 뚫린 빈 공간으로
안과 밖 또는 비움과 채움이 결국 하나의 존재라는 것을 보여 준다. 마치 외로우리라고
생각하던 곳에서 우리가 세계와 함께 하게 될 것을 알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페이스북 : Art
Consultant Jihy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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