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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불임정당 위기살리고도 당권 장악은 '토사구팽 ?' 

대선 기간 내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들이 막상 개표 결과 기대에 못치는 지지율로 향후 나아갈 방향에 고민에 빠졌다. 

특히,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역시 당선까지는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스스로를 ‘새로운 보수’의 대표로 생각하며 이번에 나온 표보다 좀 더 많은 지지세를 꿈꿨다.  

반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국내에 기반이 빈약한 진보정당 주자로서 크게 선전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5%대 홍준표, 안철수 제끼고 당당히 2 위 '이변'

 올해 초까지만 해도 후보감이 없어 불임정당 위기에 놓여 있었던 한국당 후보로 나선 홍준표 후보는 사실 이번 대선에서 선전했지만 역대 대선 사상 가장 큰 표차로 패배했다.

하지만, 홍 후보는 탄핵과 연계된 박근혜 정권 심판 선거으로 전대미문의 악재 속에 치러진 대선 레이스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5% 남짓한 지지율로 출발해 23.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한 때 문재인 대통령과 양강구도를 형성하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후보를 제치고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선은 탄핵과 연계된 최악의 상황에서 사실 홍 후보 개인역량으로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기에 홍 후보가 획득한 득표율(24.03%)은  ‘당의 재건’에 있어서 최소한의 기반은 마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홍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당의 지원사격 없이 정치적 개인기를 통해 단독 드리블로 적진을 파고들어, 대선후보를 내겠다는 말조차 꺼내기 힘들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보수층을 결집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꺾고 득표 2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드라마틱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선거 막판 홍 후보가 바른정당 탈당자 복귀를 허용하고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징계 해제를 결정한 것은 대통합 행보를 어설프게 펼치면서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해졌고, 문재인 후보 지지율이 박스권을 뚫고 다시 올라가는 계기를 만들어줬다는 ‘홍준표 책임론’도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어정쩡하게 선거 초반 “춘향인 줄 알고 뽑았는데 향단이었다”라고 하는 등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독설을 뿜다가 이후에는 “헌재의 탄핵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등 왔다 갔다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비록 대선에서는 패장이 되었지만 승복연설에서 “저는 무너진 자유한국당을 복원한 것에 만족한다”며 자신의 공이 있음을 밝히고 대선 결과의 ‘지분’을 강조함으로써 조만간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홍 후보가 향후 정치적 행보를 하기에는 당내 세력이 너무 부족해 당권을 쥐기에는 무리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현역 의원들을 규합한 세몰이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당내 기반이 거의 없는 홍 후보가 대구경북(TK) 등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한국당 내부에서 세력 규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대외적으로는 바른정당과의 보수 주도권 싸움에서 샅바잡기에 몰입도 해야하지만, 대내적으로는 분당 촉발을 비롯한 내홍의 근간인 ‘친박’과 ‘비박’ 간 당내 진영 싸움과 마주하고 있다. 

이제 전당대회를 불과 한 달정도 남겨 놓은 시점에서 친박계는 '지도부 교체론'을 꺼내 드는 등  당권 투쟁의 신호탄이 올랐다. 

홍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도부도 바꾸고 관료화된 당 조직도 전투적인 야당 조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30여 명의 자유한국당 초선 의원들은 16일 "계파 패권주의와 선수우선주의를 배격하며 분골쇄신의 자세로 혁명적 당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해 당 지지율보다 높은 대선 득표율을 올린 홍 전 지사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고 볼 수 있다.

계파 패권주의와 선수 우선주의 모두 당내 주류이자 중진인 친박계를 겨냥한 단어로 풀이된다. 

친박계로 분류됐던 곽대훈 의원은  "친박이 나서는 모습에 모든 사람들이 다시 실망한다"며 "국민의 마음이 완전히 우리 당을 떠났지만 그나마 24%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홍준표 개인의 역량"이라며 홍 후보의 리더십 복원에 힘을 실었다. 

이와같이 당내 갈등이 분출되자 현 지도부인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은  "계파 갈등과 분열이 일어나 당내 분열로 연결된다면 국민이 완전히 외면할 것"이라며 당권 투쟁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은 대선의 패배에 대한 책임론 주장이 아니라면서도 "반성만 하고 있으면 안 된다. 반성과 미래 비전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새 원내대표를 정해 새 지도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며 정 원내대표의 사임과 전당대회 조기 개최를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은 좀 더 직설적으로  "우리 당은 대선 패배 이후 책임지는 분이 거의 없다"며  대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했다. 

특히 바른정당을 탈당한 의원들을 입당시키는 등의 절차를 홍준표 전 지사가 후보였던 당시 지시하고, 이를 지체시키는 듯했던 정우택 원내대표가 결국은 대선이 끝나자마자 시행해버린 점을 두고 '일방통행'이라고 비판했다. 

친박계의 당권 투쟁 상대인 홍 후보는 방미 중에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15일 여론조사에서 13%대로 다시 폭락했다"며 "자유한국당의 이념적 지향점과 지도부,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썼다. 
그는 자유한국당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친박계를 겨냥해 "구 보수주의 정권 세력이 당을 틀어쥐고 있는 한 국민은 자유한국당을 버릴 수밖에 없다"면서 "구 보수주의 잔재가 설치는 당으로 방치하면 우파의 적통 정당은 사라지고 좌파 천국이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치권의 전망과는 달리 더욱이 홍 후보는 대선이 끝난 후 미국으로 출국해 한두 달 머물예정이어서 6, 7월 중 열릴 것으로 보이는 한국당 전당대회 전까지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당권 잡기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치 재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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