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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의 프랑스이야기
2018.01.08 01:16

한 사람 이야기, 예수 이야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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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와 아기 예수 La Vierge A L’Enfant

그림은 이태리인지 플랑드르인지 독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성서 루카의 기록에 나오는 이야기로 예수의 어린 시절 열 두 살 때 예루살렘에 홀로 남아 성전에서 교회의 박사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는 장면이다.
당대에 퍼져 나가는 종교적 논쟁 그리고 인문학적 관심과 지식에 대한 알브레히트 뒤러의 답이다. 뒤러는 르네상스 최고의 지성 에라스므스의 친지였고 카톨릭 자정 개혁 운동의 측근이었다.
일곱 명의 등장 인물들 이외 다른 배경이나 장식은 없다. 노인들과 여린 후광이 빛나는 어린 예수가 주인공이다. 아니면 인간이 자신을 드러내기 위하여, 아니면 과시용으로 사용하는 책이 주인공이다. 
어린 예수를 둘러싼 네 명의 박사들이 중심인물이다. 그 뒤로 두 명은 성전에 있던 청강생이다.
각자 인물들은 자신의 속 마음을 얼굴 표정에 나타내고 있다. 주의 깊은 경청, 놀라움과 초조감, 노년의 멜랑콜리, 분노, 지적인 합의를 여러 가지 감정을 표정으로 그려 준다.
표정이 말하는 것과 더불어 작품 구도의 한 가운데 손짓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그림의 어린 예수는 입을 열지 않았지만 손가락을 만져가며 말씀의 논지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 손가락질은 영원히 반복될 인간의 가장 원시적인 대화의 형태다. 고대의 웅변가나 철학자처럼 강단의 교수처럼 예수는 가르치듯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고 있다. 
이 엄지 손가락, 엄지 손톱은 이 그림 구도의 정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예수의 표정과 동작은 고요함 가운데 자기 주장에 확신을 가지고 하늘의 뜻을 설명해 주고 있다.
묻는 질문에 막힘 없이 대답하는 예수의 지혜와 그 지식에 놀라 눈 빛이 반짝이는 박사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대 부분의 박사들은 말씀에 대하여 경청하고 묻기도 하고 놀라면서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왼편 아래 랍비는 책을 들고 있다. 이 랍비는 책을 아예 닫고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아이의 명석하고 명쾌함에 놀라고 있다. 책갈피에 끼워진 종이 한 장에 작품의 연도 1506년이 그려졌다. 연도 아래는 화가의 사인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5일만에 그렸다고 기록하였다. OPUS QUINQUE DIERUM.
이 랍비의 이마 위 머리에는 오늘 읽고 외워야 할 말씀 한 줄 붙여 놓고 있다.
그 위의 검은 모자를 눌러 쓴 랍비는 펼친 책에 턱을 묻고 시선은 어린 아이를 보고 있다.

지오바니 세로디네 Giovanni Serodine (1600-1630)zxcva.jpg
박사들과 예수 Jésus parmi les docteurs 
145 x 224cm 1626년 루브르 박물관 

오른 쪽의 랍비는 머리 덮개가 없다. 일반적으로 랍비들은 머리에 덮개를 올려야 한다.
말씀 책은 열어 놓고 있다. 열린 페이지에는 평생을 말씀 해석과 주석에 보낸 연륜이 있다. 예수와 대화에서 초조해진 율법 박사는 책을 펼친 채로 붙들고는 있지만 시선은 자신에 대한 확신을 잃었고 방향도 잃었다. 
머리에 하얀 모자를 눌러 쓴 단 한 사람의 랍비만이 손가락을 들고 예수와 논쟁을 벌이고 있다. 다른 이들은 주목하고 경청할 따름이다. 하얀 머리 덮개는 귀를 가리고 있다. 들어야 할 귀가 막혀 있다. 귀가 막히고 자기 주장만 토해내는 이 랍비의 얼굴은 악역을 맡아 괴기스럽고 추하다. 세상의 선민들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허영과 오만함과 고집과 독선의 얼굴이다.
하지만 책 한 페이지 없는 어린 예수는 손가락으로 말씀하나 하나를 짚어 가며 고집스러운 노인들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화가는 어린 예수가 스스로 말씀임을 확실하게 선포하는 신성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전체적으로 그림의 분위기는 예수의 어린 시절의 한 부분을 보여 주면서 당시 유럽에 흐르는 반 유태주의적인 커리커츄어가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림에는 중세의 이분법적인 생각이 적나라하게 표출된다. 아름다움과 추함, 고요함과 분주함,순진함과 계략, 겸손과 오만, 젊음과 늙음, 평안과 분노 등의 대비가 극적으로 등장인물을 통하여 보여 진다.
교회 박사들 가운데 선 어린 예수 이야기, 성전에 있는 예수의 발견은 신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예수의 첫 번째 공적인 출현이다. 그리고 어린 시절을 마감하는 복음서의 기록이다. 
예루살렘 가는 순례 길은 예부터 축제의 습관이었다. 부활의 축제는 습관이 되었다. 예수가 열 두 살이 되었을 때 엄마 마리아와 아버지 요셉과 함께 온 가족이 떠난 여행이다. 
나사렛으로 돌아 가는 날 예수는 성전에서 지체하고 있었다. 마리아와 요셉은 하루 길을 간 다음에 아들 예수가 동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간다. 3일 만에 그들은 재회하였다. 참 정신 나간 부모들이다. 
예수는 성전에서 교회의 장로들과 논쟁을 하고 있었고 박사들은 어린 아이의 성서에 대한 지식에 놀라고 있었다. 
아이를 챙기지 못하고 떠났던 마리아가 예수를 만나 혼내고 야단칠 때, 예수가 부모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던진다.
“왜 나를 찾으셨느냐? 당신들은 내가 내 아버지의 일을 하고 있는지 몰랐느냐?”
예술 작품 가운데 “박사들에 둘러싸인 예수 이야기”는 예수라는 사람의 일생을 이야기 할 때나 마리아라는 여인의 이 일생을 이야기할 때 항상 등장한다. 
예술 작품 가운데 예수는 항상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의자에 좌정하고 둘레에 박사들이 둘러서 있는 고전적인 제스처로 중세 초기 회화의 구도다. 다른 그림에서는 마리아가 한 구석에서 나타나 성전에서 대화하는 예수를 발견하는 것으로 표현되었다.
12세기 이 후 중세에는 박사들이 큰 책이나 자료들을 들고 나온다. 이마에는 말씀을 적어 붙였다. 유태인들의 특징적인 것들을 그려 넣는다. 어느 시대에나 반 유태적인 생각들이 은밀하게 표현된다.
 유로저널 칼럼니스트 테오  
Email: bonjourbible@gmail.com
 홈페이지: www.emofrance.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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