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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당 계파 대립에 연일 살생부 발표로 '대혼란'
친박계와 비박계, 초·재선과 중진, 잔류파와 복당파, 여러 갈래로 분화돼 서로 물고 뜯어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거두면서 무릎을 꿇고 잘못했다고 외쳤지만, 반성하기에 앞서 계파 싸움을 이어가며 ‘네탓 공방’을 하는 것도 빼놓지 않고 있다.
한국당은 친박계와 비박계, 초·재선과 중진, 잔류파와 복당파, 여러 갈래로 분화돼 서로 물고 뜯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홍준표 전 대표가 사퇴하던 날 마지막 페이스북 정치라며 올린 글에는 일부 의원을 묘사하는 듯한 ‘홍준표 리스트’를 시작으로 한국당 살생부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첫 살생부는 친박계 초선의원들이 날려

먼저, 6.13 지방선거에서 완패한 후 정종섭을 포함해 김순례·김성태(비례대표), 성일종, 이은권 등 친박계 초선의원 5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10년 보수정치의 실패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한국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중진은 당 운영 전면에 나서지 말고 국민이 원하는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우리의 이 걸음은 어떤 경우에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당내 중진의원들의 정계 은퇴를 촉구했다. 이어 초선인 윤상직 의원은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먼저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여옥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연 초선들에게 “홍 전 대표 시절 입 한 번 뻥끗도 하지 않았던, 이름만 초선인 사람들이 ‘갑자기 왜 저러지?’ 싶다. 분명히 뭘 잘못 먹었나 싶다. 어이가 없다 못해 ‘대단하다’라고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고 작심한 듯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 ‘9가지 유형의 청산 대상’ 제시

특히 홍준표표 살생부는 앞으로 있을 당권 경쟁서 정치적 살생부로 이용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6일 “마지막으로 막말 한 번 하겠다”며
“내가 지난 1년 동안 당을 이끌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계파 이익에 우선하는 당내 일부 국회의원들을 청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고 말하면서 사퇴 이틀 만에 작심발언을 했다. (유로저널 6월 20일자 보도)

홍 전 대표는 리스트를 통해 청산하지 못했다는 일부 의원들을 묘사했으며 괄호 안은 여의도 정가에서 나돌고 있는 인물들이다.

▲고관대작 지내고 국회의원을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정종섭 의원) ▲추한 사생활로 더 이상 정계에 둘 수 없는 사람( ▲의총에 술이 취해 들어와서 술주정 부리는 사람 (정우택 의원)▲국비로 세계일주가 꿈인 사람(김무성 의원) ▲카멜레온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변색하는 사람(원유철 의원)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김태흠 의원) ▲친박 행세로 국회의원 공천 받거나 수차례 하고도 중립 행세하는 뻔뻔한 사람(이주영 의원) ▲탄핵 때 줏대 없이 오락가락 하고도 얼굴, 경력 하나로 소신 없이 정치생명 연명하는 사람(나경원 의원) ▲이미지 좋은 초선으로 가장하지만 밤에는 친박(친 박근혜)에 붙어서 앞잡이 노릇하는 사람들(성일종 의원, 고 성완종 회장 동생)이라고 말했지만, 대부분 홍 전 대표 체제 당시 그와 대립각을 졌던 인사들을 칭한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친박계 의원 청산 내용 담은 ‘박성중 메모’

이와같이 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국당을 회오리 속으로 몰아넣은 세 번째 살생부,‘박성중의원 메모’가 터졌다.
19일 사진기자에게 포착된 박성중 의원의 스마트폰에 담긴 자필 메모 사진 속에 담긴 내용은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복당파 의원들 다수와 김성태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참여한 조찬모임에서 나온 발언을 정리한 것이다. 
이 메모에는 ‘친박 핵심 모인다→서청원, 이완구, 김진태 등’ ‘(우리도) 세력화가 필요하다→적으로 본다, 목을 친다’ 등의 내용으로 마치 비박세력이 친박세력을 견제하는 듯한 내용이여서 내홍은 더 깊어져만 갔다.  

혁신위한 의원총회,계파 대립만...

이에따라 21일 당의 쇄신과 재건에 대한 논의를 위해 소집된 의원총회는 혁신안에 대한 결론 하나 내지 못하고 친박-비박 계파 갈등이 폭발하면서 계파 간 이견만 확인했을 뿐이다.
메모에 ‘친박’이라고 이름이 실린 김진태 의원은 “계파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반발했고 이장우 의원도 “있지도 않은 사실로 당내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 것에 대해 (박성중 의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의원들은 박 의원에 대해 당 윤리위원회의 조사와 징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진태 의원은 의총이 끝난 직후 페이스북 글을 올려 “박성중 의원의 메모로 당권을 잡아 상대편을 쳐낼 생각만 하는 속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 모임에 김성태 권한대행도 참석했으니 책임져야 한다”고 비박계를 싸잡아 비판하면서 비박계인 김성태 권한대행에게 사퇴를, 김무성 의원에게 탈당을 종용했다.

재건비상행동, 6명의 중진들 정계은퇴 요구

이어 24일에는 한국당 재건비상행동 구본철 대변인이 한국당 당사 앞에서 2020년 총선불출마 선언과 정풍대상자 1차 명단을 발표한 뒤 삭발식을 거행했다. 재건비상행동은 홍준표, 김무성, 최경환, 홍문종, 홍문표, 안상수 의원 등 6인에 대해 정계은퇴 권고했다. 아울러 김성태 권한대행에게는 불출마선언을 요구했다. 
이밖에 장제원, 이종구, 정진석, 김용태, 윤상현, 이주영, 곽상도 의원 등에게는 불출마선언 및 당협위원장 사퇴 등 권고 대상자로 지목했다. 

 4선 이상 중진 의원들, 김성태 사퇴 촉구


다음 날인 25일, 4선 이상의 한국당 중진 의원들로 구성된 심재철·이주영·유기준·정우택·홍문종 등은  "6·13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책임을 져야하는 김 권한대행이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듯 행동하고 있어 민심을 배반하고 있다"며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이들 중진의원들외에도 친박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권한대행에 대한 지방선거 참패 책임론과 함께  당 혁신의 일환으로 제시한 '중앙당 해체'와 관련해 독단적으로 선언한 데 대한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김 권한대행의 사퇴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친박과 비박간 이념적 청산 불발로 대립 지속

이와같은 당내 갈등과 분열에 대해 비박계로 분류되는 중진 강석호 의원(4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친박과 비박에 대한 부분을 이념적으로 청산하지 않았고, 복당파가 한국당으로 들어온 뒤 당시 치열한 논쟁들을 정리하지 못했었다”라며 “탄핵에 찬성, 반대, 출당, 복당했으면 서로의 잘잘못에 대해 정리를 하고 화합을 했어야 했는데 이를 묻어놓은 채 대선과 지선에서 패하니 결국 이렇게 계파싸움으로 번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친박은 언론에만 있고 실제는 부존재

당의 혼란을 ‘계파 싸움’이라고 분석한 강 의원과는 다르게 친박계로 알려진 한선교 의원은 친박계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다. 한 의원은 계파에 대해 “계파란 보스가 영향력이 있을 때나 모이는 거지 지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감옥에 있는데 무슨 계파냐”며 반문했다. 
한 의원은 이어 “실체도 없는 친박을 가상의 적으로 만들어 자신들의 세력을 공고히하고,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과거 정치인들도 북한은 물론 존재하지만, 침략하지도 않는 북한을 대상으로 정치를 펼치지 않았나. 그건 자기들이 공고히 뭉치기 위해 ‘반공이데올로기’라는 것을 만든 것과 다름없다”며 “친박은 언론에만 있다”고 강조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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