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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심원의 사회칼럼
2018.08.13 20:07
영화로 세상 읽기 (19): 광복절 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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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특사 감독 : 김상진 주연 : 설경구(유재필), 차승원(최무석), 송윤아(한경순) 개봉 : 2002년 11월 16년 전에 개봉된 영화 <광복절 특사>가 새롭게 다가온다. 광복절 이어서일까? 실상 영화는 광복절의 내용과는 상관없는 두 죄수가 탈옥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들이 탈옥한 날은 광복절을 며칠 앞둔 날이다. 주인공 유재필과 최무석의 탈옥 목적은 지극히 평범하다. 재필은 변심한 애인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에 앙심을 품고 사랑을 찾기 위해 탈옥을 결심했고, 무석은 자유롭게 빵을 먹어보는 것, 그것이 그의 탈옥의 전부였다. 탈옥에 성공한 그들은 눈물의 빵을 먹으며 우연히 보게 된 신문에 광복절 특사 명단에 자신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교도소 측으로 전화를 걸어 다시 돌아가면 광복절 특사로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는 확인을 받고 탈옥보다 더 어려운 교도소로 복귀하는 것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 그런데 그들의 복귀를 방해하는 공권력이 나타난다. 재필의 새로운 결혼 상대인 경찰(유해진)이다. 최무석은 빵을 훔쳐 먹다 옥살이를 하게 되는 현대판 장발장이다. 가벼운 벌만 받게 되면 자유의 몸이 될 터인데 수차례 탈옥을 감행하다 형량이 늘어나 8년간 감옥 생활을 하게 된다. 외근을 나갔을 때 땅속에서 쇠숟가락을 발견하고는 보석을 발견한 듯 새로운 탈옥 루트를 만들어간다. 6년간 땅을 파서 탈옥에 성공하게 된다. 주인공 두 사람은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 교도소로 부터 자유를 얻는 것이다. 한 사람은 물리적인 방법으로 교도소를 나가는 것이라면, 다른 한 사람은 교도관에게 잘 보여 특사로 자유를 얻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인생은 단순한 것에 목숨을 건다. 철학적이며 거국적이고 진취적인 것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것이 자기 인생을 압도할 때가 있다. 그래서 누구도 타인의 인생을 폄론할 수 없게 된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하찮은 일 같고 무의미한 것 같은데 그에게는 그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2018년 올해로 광복 73주년을 맞이한다. 영화는 광복절 내용과는 무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광복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한다. 광복(光復)은 빛을 되찾았다는 의미다. 빛은 민족이 갖는 자유를 말한다. 주인공 최무석이 그렇게 희망했던 자유였다. 그 자유는 인간이 누려야할 최소한의 자유일 뿐이다. 자유를 잃었을 때는 자유를 찾기 위해 목숨을 버려야 하지만, 자유가 주어졌을 때는 또 다른 목표의식이 있어야 한다. 최무석에게는 그 목표의식이 없었다. 단순하게 탈옥하여 자유를 얻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다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고민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다음스탭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작가는 이렇게 주장했다. 일본으로부터자유를 얻었지만 아직 완전한 자유를 얻은 것이 아니라 했다. 아직도 우리는 일본이라는 문화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민족의 도덕성을 지적했다. 우리가 진정으로 일본으로부터 독립하려면 공중화장실을 일본사람들보다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는 높은 국민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틀리지 않는 말이지만 듣기에 불편하게 느껴진다. 다른 방송에서 일본에 대한 평가는 정반대였다. 화장실 뿐 아니라 쓰레기 하나 버려지지 않을 만큼 깔끔했던 거리를 보고는 국민성에 감탄한 것이 아니라, 왜곡된 결벽증에 걸린 나라로 평가 했다. 지나친 결벽증은 오만을 낳게 된다. 그래서 먼지 하나 없을 만큼 깨끗한 일본의 골목길을 보면서 외골수의 섬뜩함을 느꼈다고 했다.(jtbc 2016년 10월 5일 손석희의 앵커브리핑에서 인용)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은 군대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한국에서 새싹과 같은 여린 소녀들을 강제적으로 착출해 갔다. 그들은 소위 위안부라 불려진다. 강대국에 희생당했던 소녀들은 이제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있다. 그들은 한 때 지난 역사를 개인의 몫으로 여겨 부끄러워 자신을 숨기기도 했었다. 그러나 소녀들의 잘못이 아니라 그것은 국가의 문제였다. 매주 수요일이면 서울 일본 대사관 앞에서 평화시위를 연다. 목적은 하나다.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내는 거였다. 일본의 총리인 아베 신조는 위안부에 대해 사과할 마음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과편지 보낼 생각을 털끝만큼도 없다고 했다.'는 뉴스는 국민을 분노케 한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이면서 동시에 심리적으로 가장 먼 나라로 느껴지게 하는 것은 우리네의 비좁음이 아니라 그들의 인정하지 않는 지난날에 대한 과오이며 외골수적인 교만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로 부터 73년 전에 자유의 빛을 얻었다. 우리민족은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가사에 곡을 만들어 광복절 노래를 불렀다.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 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꿈엔들 잊을 건가 지난 일을 잊을 건가 / 다 같이 복을 심어 잘 가꿔 길러 하늘 닿게 세계의 보람될 거룩한 빛 예서 나리니 / 힘써 힘써 나가세 힘써 힘써 나가세." (광복절 노래 가사 전문) 다시 영화이야기로 돌아가자. 주인공은 땅속에 버려진 숟가락을 주어 땅을 파기 시작한다. 무려 6년을 파낸다. 결국 그 땅굴로 탈옥을 하게 된다. 그에게 있어서 탈옥은 자유 그 자체였다. 함께 나온 친구는 주인공에게 묻는다. '이제 어떻게 할 계획인가? 앞으로의 계획은 뭔가?' 그러나 주인공은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그냥 자유를 얻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었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주인공의 외침은 인간 모두에게 공통으로 주어지는 자유에 대한 갈망이다. 지난 36년 동안 일본은 우리민족의 자유를 강압적으로 빼앗아갔다. 다른 나라를 침범하여 주권을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은 일종의 자국의 번영이라 평가내릴 수 있을 것이다. 소국은 결코 타국을 빼앗을 수 없을 것이다. 타국을 지배한다는 것은 대국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영국이 그러했고, 과거 독일이 그러했다. 일본도 그 뒤를 따라 정복 전쟁을 일으킨 전범 국가가 되었다. 그런데 진정한 대국이 된다는 것은 지난날에 대해 반성하고 잘못한 것에 대해 힘을 다해 책임을 지는 것이다. 독일은 유대인들에게 진실 된 참회를 구했다. 뿐만 아니라 힘에 넘치는 보상을 했다. 영국도 과거 지배한 나라들에게 보상을 했을 뿐 아니라, 영국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특혜를 주었다. 그래서 현재 영국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사람들은 과거 노예이거나 지배받았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어떠한가? 그들은 대인배가 아니라 소인배임을 스스로 증명해 내고 있다. 절대로 사과를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강제로 끌어가 소녀할머니들에게 보상은커녕 그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들이 과거를 뉘우치지 않는다는 것은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미련한 행동임을 한 세기가 지나지 않아 그들은 처절하게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시대의 광복절 특사는 영화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네 인생에 자유를 향한 갈망함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자유를 주어야 한다. 법적으로는 자유인이면서 우리는 자유하지 못하다. 초등학생들은 초등학생들대로 자유가 없으며 대학생과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어른 세대들은 어른 세대들대로, 노인들은 노인들대로 자유를 잃어가고 있다. 어쩌면 스스로 만들어 놓은 옥에 자신을 가두고 있다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주인공들이 탈옥한 교도소를 복귀하기 위한 전쟁을 벌이는 동안 교도소 안에는 폭동이 일어난다. 국회들로 구성된 법사위가 교도소 순방을 하는데 지나친 단장을 하기 위해 재소자들이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영화 전체에 비춰지는 모습은 죄수라 공인된 사람들은 오히려 작은 것에 회개하고 순박한 반면, 소위 지도층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더 많은 법을 범했으면서도 자신의 권력으로 과오를 숨기려 한다. 결국 그들은 자유자 같으나 자유를 잃은 그들의 교도소에서 억압된 채 살게 된다. 광복은 나라 뿐 아니라 개인에게 비춰지는 자유의 빛을 얻는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이나,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들은 그 광복을 찾을 수 있는 특사의 자격이 있는 셈이다. 빛을 잃고 어둠에 거하는 자에게는 진정한 자유의 기쁨을 누릴 수 없다.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광복절 특사인 빛의 특사를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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