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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부담이 높은 선물시장에 거액을 투자했다가 50억유로에 이르는 막대한 손해를 보고 프랑스 제2의 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을 휘청거리게 만든 올해 31세의 젊은 주식거래인 제롬 케르빌이 프랑스에서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파리지앵지가 보도했다.
케르빌의 주가를 높인 중요한 이유는 그가 개인적으로 회사돈을 착복하지 않았다는 점. 어머니가 미용사인 평범한 집안에서 자란 케르빌은 현재 2007년 소시에테제네랄은행이 거둔 수익에 육박하는 49억유로의 손실을 끼치면서 은행을 창사 이후 최대 위기로 몰아넣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지만 공금을 유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프랑스 국민 가운데 상당수가 케르빌에게 호감을 품는 것은 그가 프랑스를 포함한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과 약점을 극명하게 드러냈다고 믿기 때문이다. 불과 몇 시간 만에 거액의 돈을 벌 수도 있고 잃을 수 있는 카지노를 방불케 하는 제도에 대한 그 동안의 불신이 증명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프랑스 공산당은 케르빌을 1세기 전에 스파이 혐의로 몰렸던 유대인 드레퓌스에 비유하기도 할 정도.
교제 사이트인 페이스북에 만들어진 ‘제롬 케르빌 팬클럽’에는 벌써 몇천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달린 댓글도 대부분 제롬을 격려하는 내용이다. 좌파는 물론이거니와 우파 중에서도 영미식의 탈규제지향적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이 적지않은 프랑스에서는 반세계화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전문가들은 라이벌인 BNP 파리바, 크레디아그리콜 같은 프랑스 국내은행은 물론이고 HSBC, 바클리즈 같은 영국 은행도 소시에테제네랄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소시에테제레랄 주가는 2007년 4월 20일까지만 하더라도 162유로까지 올라갔지만 지금은 56%나 하락한 71.05유로로 곤두박질쳤다.
한편 르몽드지는 프랑스 정부가 국유화를 단행하지는 않겠지만 국내외에서 모두 12만명의 직원을 고용한 소시에테제네랄에 대한 적대적 인수 시도가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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