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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호수를 수놓은 한국의 아름다운 밤

재스웨덴 한인회 송년회 겸 크리스마스 선상 파티, 

교민과 입양 동포와 현지인 어우러진 감동의 주말 저녁


지난 12월 16일, 이번 겨울 들어 스톡홀름에 가장 많은 눈이 내리던 날 구시가인 감라스탄 입구 스웨덴 왕궁과 인접한 멜라렌 호수가의 한 멋진 배 안에서 특별한 '소란'이 있었다. 재스웨덴 한인회(회장 임지표)의 송년회를 겸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 것이다.

한쪽에는 스웨덴 왕궁이, 반대편에는 스톡홀름 국립 미술관이 바라보이는 특별한 배. 이곳에는 200여 명의 한국 교민과, 그들과 가족으로 이루고 있는 스웨덴 시민, 그리고 한인 입양인들이 2018년의 가장 '소란'라고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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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재스웨덴 한인회 송년회가 열린 스톡홀름 항구의 배 테아테른 호. (사진 = 이석원)

오후 4시, 이미 스톡홀름의 사위는 깊은 어둠에 들어갔고, 이번 겨울 들어서 가장 포실한 눈이 내리고 있었다. 행사는 300여 명이 동시 입장할 수 있는 커다란 극장과 파티 공간을 갖춘 아름다운 배에서 시작됐다. 

이 날 행사에는 주스웨덴한국대사관 최승현 공사, 한서(한국-스웨덴)협회 라쉬 프리스크(Lars Frisk) 회장, 스웨덴 한인입양인 후원회 강진중 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북유럽협의회 한기숙 부회장, 코트라(KOTRA) 스톡홀름 무역관 최병훈 관장 등 200여 명의 한국 교민, 스웨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전까지는 항구에 정박한 채 파티가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배가 출행해 3시간동안 스톡홀름의 멜라렌 호수 곳곳을 운행했다. 눈 내리는 스톡홀름의 야경을 호수에서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오후 5시부터 시작한 본 행사에서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선실 아래층의 극장에서는 스톡홀름 한국학교 재학생이기도 한 스웨덴 청년 듀엣 스텔라와 클라라의 케이팝 '너 없는 시간들(다비치)'을 시작으로 공연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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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한국학교 재학생인 스웨덴 청년 스텔라와 클라라가 한국의 다비치 노래 '너 없는 시간들'을 부르고 있다. (사진 = 이석원)

이어 스웨덴에서 활동 중인 한국 가수 제야(Zeya)의 무대가 이어졌다. 제야는 스웨덴 프로듀서이면서 뮤지션인 마티아스 비크룬드(Mattias Viklund)와 함께 무대에 섰다. 

제야는 한국인의 한과 정서를 대표하는 '아리랑'을 재즈풍으로 편곡해 노래했다. 그리고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와 내년 여름에 새로 선보일 자신의 신곡 'Don't be the best'를 미리 선보이기도 했다.

제야는 오는 2월에도 'Musik'이라는 팝락에 한국의 판소리 정서를 가미한 디지털 싱글을 발표할 예정이다. 스웨덴에서 발표하는 첫 영어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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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싱어송라이터 제야(Zeta)의 특별 무대. (사진 = 이석원)


이어진 무대에서는 스톡홀름 한국학교 황덕령 선생님이 지도하는 스웨덴 청년들로 구성된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져 객석의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또 마지막 무대에서는 임지표 회장이 이끄는 무도 아카데미의 태권도 시범이 펼쳐졌는데, 스웨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보여주는 태권도 시범이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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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한국학교 황덕령 선생님이 지도하는 스웨덴 학생들로 구성된 사물놀이의 공연은 특별한 감동을 주었다. (사진 = 이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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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 임지표 회장이 이끄는 무도 아카데미의 태권도 시범은 스웨덴 학생들이 선보인 것이라 더 흥미로웠다.

축하공연에 이어 전통 한국 음식으로 차려진 뷔페식은 송년회의 하이라이트. 스톡홀름이 독일이나 영국 등의 대도시들과는 달리 한국 음식이나 음식 재료를 접하기 쉽지 않은 탓에 한국 음식은 교민들에게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배가시켜주는 가장 확실한 촉매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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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내 주요 교민 단체와 주스웨덴한국대사관 등의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한 송년회에는 스톡홀름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한국 음식들이 차려졌다.  특히 한국 음식에 익숙치 않은 스웨덴 사람들에게는 한류의 또 다른 전달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스웨덴 커플이 많은 것이 스웨덴 한국 교민 가족의 특징. 가족 중 스웨덴 사람들이 많아 참석자 중 스웨덴 사람이거나, 한-스웨덴 커플의 자녀들이 많았는데, 이들도 잡채와 청포묵 무침, 전류 등은 물론 매콤한 오징어 회무침이나 김치 등에 매료되기도 했다.
임지표 재스웨덴 한인회장은 재선 포함 4년의 임기를 마치면서 "4년의 시간은 커다란 도전이었고, 많은 교훈을 얻은 좋은 시간이었다"면서 "2018년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한인회장의 임기를 마치면서 함께 해준 환상적이었던 이사회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배를 가득 채운 분들을 보면서 이민온 한국 교민은 물론 우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인 입양인들이 모두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주스웨덴한국대사관 최승현 공사는 "2019년 한국과 스웨덴의 수교 60주년을 맞으면서 재스웨덴 한국 동포들이 자긍심을 갖고 민간 외교 분야에서도 더욱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다"며 "특히 분단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남북의 화해 무드가 강하게 조성되는 이 때 남한과 북한이 공존하는 스웨덴에 있는 우리 교민들이 평화의 전령사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실무 준비를 맡은 손혜경 한인회 수석부회장은 역사상 가장 특별했던 선상 송년회에 대해 "많은 교민들이 참가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한 해를 마무리하며 바빠서 만날 수 없었던 교민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또 새롭게 정착하는 분들을 위한 만남의 장소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인 부인 김애경 씨와 참석한 스웨덴 해군 장교 미카엘 욘손(Mikael Johnsson) 대령은 "대부분 한국 교민일 것이라고 생각해 참석을 꺼렸는데, 스웨덴 사람들도 많았고, 특히 입양인들이 많아서 한인회가 스웨덴 사회와의 연계도 잘 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름다운 스톡홀름의 야경을 배 안에서 감상하며 파티를 하는 것은 스웨덴에서도 흔치 않은 경험이라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송년회에는 스톡홀름에서 기차로 4시간 이상 떨어진 스웨덴의 남쪽 도시 룬드(Lund)에서 한인회에 관심을 가지고 참석한 한국 유학생도 있었고, 스톡홀름 여행 도중 송년회 소식을 듣고 참석한 터키의 한국 교민도 있었다.  

룬드에서 당일치기로 송년회에 참석한 룬드 대학교에서 지속가능과학(Environmental studies, Sustainability Science) 석사 과정을 공부하는 유학생 이혜림 씨는 "스웨덴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의 삶이 어떨지 궁금해 참석했다"며 "많은 분들과 함께 대화하고 정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 먼 길이지만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과 스웨덴은 내년인 2018년 수교 60주년을 맞고, 한국의 스웨덴 이민 역사는 그보다 더 긴 65년을 맞는다.

노르딕 유로저널 이석원 지사장
che1125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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