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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성의 시사 칼럼
2019.03.18 03:56
런던 스모그와 서울 미세먼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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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성의 시사 칼럼 (10) 런던 스모그와 서울 미세먼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런던은 안개로 유명했다. 특히 겨울철에 발생한 짙은 안개는 대낮까지 걷히지 않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 이 날은 특히 평소보다 날씨가 추웠다. 고기압이 영국 상공을 덮고 있어 차가운 안개가 런던을 뒤덮었다. 평소보다 추운 날씨에 시민들은 더 많은 석탄을 난방에 사용했다. 하필이면 그 날 따라 유난히 바람도 불지 않았다. 1952년 12월 4일 시작한 그레이트 스모그 (Great Smog)의 참화 당시 상황이었다. 설상가상 이 무렵 런던에서는 지상 교통 수단이 전차에서 디젤 버스로 전환하는 사업이 완료되어 디젤버스가 도시를 질주했다. 화력 발전소, 디젤 차량, 난방용 석탄 등에서 발생하는 아황산가스, 이산화 황 등의 대기 오염 물질은 바람이 없어 다른 곳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도시의 차가운 대기에 머물면서 농축되어 PH2의 강산성 고농도의 황산 안개를 형성하였다. 당시 아황산가스의 최대 농도는 평상시 0.1 ppm정도였던 것이 0.7 ppm, 부유 분진의 농도는 평상시에 0.2mg/m3정도 였던 것이 1.7mg/m3을 넘었다고 한다.
▲ 1952년 12월 5일 짙은 안개로 뒤덮인 대낮의 트라팔가 광장. (출처 : "The Image Works") 다음 날 런던은 매연 (smoke)와 안개 (fog)가 합쳐진 스모그(smog)로 뒤덮였다. 시내에서는 운전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도로에서는 열차와 차량이 충돌하고, 템즈강을 운항하던 증기선이 정박해 있던 배를 들이 받는 사고도 있었다. 보행자들의 통행도 쉽지 않았다. 런던 동부의 공업 지대와 항만 지역에서는 자신의 발밑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건물 내부까지 스모그의 영향을 받자 영화관의 공연이 중단되었다. 주택에도 스모그가 들어왔고 병원에는 호흡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어린이와 노약자, 만성질환자들이 가장 먼저 희생됐다.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장례용 관과 화환이 품절될 정도였다고 한다. 엿새 뒤 바람이 불면서 스모그가 사라졌지만, 이미 900여명이 목숨을 잃은 뒤였다. 희생자는 이들로 끝나지 않았다. 12월말까지 4000여명이 더 죽고, 그 후 몇 주 동안 천식, 만성 기관지염, 폐렴, 심장 질환자 등 8,000명이 더 사망해 총 희생자는 12,000명을 넘었다. 연기 속에 포함돼 있던 아황산가스가 황산 안개로 변하면서 호흡기가 약한 이들에게 치명타를 가한 것이다. 런던 스모그 사건은 대기오염에 의한 대참사로 전 세계에 경각심을 일깨운 환경재난의 하나로 인용되고 있다. 몇 일전 한국의 일부언론에서 '피미'라는 용어를 소개했다. 더위를 피해 떠나는 '피서'에 비교해 미세먼지를 피해 떠나는 사람을 일컫는다고 한다. 미세먼지가 심하면 형편에 따라 국내의 동해안이나 부산으로 가는 사람이 있고 해외로 나가는 사람도 생겼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소득 수준에 따라 관심을 갖게 되는 대기오염 종류도 달라진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소득수준이 낮을 때에는 땔감으로 인한 실내공기 오염, 주택의 공기 오염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 소득이 늘면서 집안 공기 오염은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자동차와 공장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에 관심을 갖게 된다. 다시 소득이 더 늘어나면 도시 대기오염은 해결되고,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 같은 지구적 차원의 대기오염이나 타국에서 넘어 오는 월경성 대기오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게 된다. 한국의 경우 60~70년대에는 가정에서 연탄가스 중독사고가 빈발했다. 당시에는 대기오염이라는 개념도 별로 없었지만, 연탄을 땔 때 나오는 일산화탄소(CO) 중독으로 인해 연간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요즘 개발도상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정 내 고체 연료 사용에 따른 실내공기 오염과 유사하다. 산업이 발달하고 자동차가 늘면서 한국에서는 대도시의 대기오염이 점차 심각해졌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전까지 겨울철에는 아황산가스 등 런던형 스모그가, 여름철엔 오존으로 인한 LA형 스모그가 번갈아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저유황 연료를 의무화하는 한편, 경유 버스와 트럭에 매연 여과장치를 부착하도록 했고, 압축천연가스(CNG)를 사용하는 시내버스 보급에도 힘을 쓰는 등 대기오염 개선을 위한 정책을 만들었다. 이 덕분에 대기오염이 많이 개선됐지만, 최근에는 중국발 스모그와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탓에 국민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 하늘에서 본 미세 먼지 심한 날과 없는 날 비교. 출처:KBS 한국의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유발되었다는 주장에 대해 중국 정부는 최근 "한국의 미세먼지는 주로 현지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미세먼지가 한중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세먼지의 원인이 국내냐 아니면 해외냐를 따지는 것은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지만 기상변화에 따라 수치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따라서 해외 원인을 찾고 당사국과 공동 보조를 취하는 것 못지 않게 국내적 요인을 찾고 개선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중국탓만 해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불이 났다고 불낸 사람 찾는다고만 법석을 부린다면 정작 불은 누가 어떻게 끌 것인가? 영국의 공중보건당국에 의하면 킹스톤 시에서도 대기오염 때문에 일주일에 한 명 이상의 주민이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람은 잠시도 숨을 쉬지 않고는 살 수 없다. 대기오염은 모든 사람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어린이와 노령층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원인과 해결 방식이 다양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뿐만 아니라 기업과 시민들의 의식과 협조가 필수적이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 없이는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재성 jaesungha@yahoo.com 유로저널 칼럼니스트 킹스톤 시의원 (Councillor of Kingston upon Th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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