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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직 인사 검증 및 임명도 '촛불민심'반영해야

지금까지 장관 등 고위급 인사 청문회를 수 십차례 지켜보면서, 청와대의 인사 검증 한계에 대한 실망과 함께 한국 지도층이 총체적인 부정부패로 썩어 있음을 실제로 확인하게 됨에 따라 그 비참함이 말로 형언할 수가 없다.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은 그렇다 치더라도 문재인 정권에서마저도 우리 국민들은 극소수의 존경받을 수 있는 지도층만을 만났을 때, 그외 대부분이 비리와 부정부패의 대형 백화점 경영자들 뿐임을 실감하고 있다.

위장 전입, 부동산 투기, 논문 무단 전재, 탈세의혹 등을 비롯한 일반 국민들이라면 감히 꿈도 못꿔보던 각종 비리를 서슴없이 저질러온 사람들이 장관 등 고위직을 맡겠다고 뻔뻔하게 얼굴을 들이 내밀며 국민들을 기만해왔다.  

'촛불 민심'은 국민의 주권과 헌법을 유린하고 각종 불법을 저질러 온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정권 교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 정의를 올바로 세워 주기를 기대했다.

그래서 국민들은 국민들의 참뜻을 이해하고 이를 실천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속에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했고 그 정부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굳게 믿어온 문재인 정부를 이끌어 갈 마차에 해당하는 장관 등 고위직에 임명될 사회 지도층마저도 극히 몇 사람만을 제외하고, 비리와 부정부패의 백화점들만 모여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을 다해 정상적이고 열심히 살아온 국민들에게 실망감과 허탈감을 갖게 한다.

먼저, 우리 사회 지도층이 그만큼 썪어 있어 장관 등 고위 공직자감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하겠지만,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방증이어서 꾸짖고 지탄하지 않을 수 없다.

다주택 보유로 부동산 투기 의혹이 필부필부들에게도 느껴질 정도의 후보를 국토교통부 장관에, 그리고 정교한 기술력이 필요한 과학의 심장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로는 부인과 동반해 ‘해적 학회’ 등에 국비를 지원받아 참석한 사람을 지명하고서도, 인사 검증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변명을 내놓고 있으니 국민들은 누구를 탓해야할 지 판단조차 서질 않는다.

게다가, 한 술 더떠서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인사검증 부실을 둘러싼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책임론이 불거지자  “특별한 문제가 파악된 게 없고, 문제가 없으니 특별한 조치도 없다”고 밝히면서  ‘언론 보도’나 ‘국민 정서’ 탓에 낙마했다는 투의 어이없는 주장을 펼쳐 대통령의 지명 철회 결단조차 희화화하고 있는 꼴이어서 청와대 참모도 개진도진격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문 정부 출범후 지금까지 8명의 장관급 후보자가 청문 보고서 채택없이 임명되었다는 것은 자유한국당의 무조건 반대도 문제가 있지만,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의 문제점을 인정해야 한다. 

비록 만시지탄이지만, 청와대는 “이번 장관 후보자 인선에도 7대 배제기준을 적용하고 준수했지만, 국민 눈높이를 맞추는데 미흡했다”며 “한층 높아진 국민의 기준과 기대에 부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 다짐이 헛된 구호가 되지 않도록 인사 추천ㆍ검증 시스템의 철저한 점검과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 

자유한국당도 몽니부리듯이 이번처럼 장관 후보자 7명 모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지나친 정치 공세이자 정략적인 발목 잡기로 바람직하지 않다.

촛불 민심이 바로 국민의 눈높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청와대는 초심으로 돌아가, 대통령의 인사권만을 앞세워 부적격 후보자의 임명을 서두르기보다 다소 늦춰지더라도 인재풀을 확장해 국정철학을 공유하면서도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인재들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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