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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와인칼럼
2019.07.09 20:49
서연우와 함께하는 와인여행(18)-무더운 여름날 로제와인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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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우와 함께하는 와인여행(18) 무더운 여름날 로제와인 한 잔 프랑스뿐 아니라 남유럽 전역이 기록적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요즘, 제작년(2017년) 10월의 어느날이 생각난다. (그때는 배 위에서 살고 있었는데, 배를 타고 있으면, 정확한 날짜보다 항해 이틀째, 항해 삼일째 같은 방식이 더 친숙하기때문에 날짜는 생각나지 않는다.)그때, 잠시나마 미국 크루즈 회사에 소믈리에로 입사하여 바다에서 일하던 시절, 길이 약 785피트, 전체 16층(deck)으로 된 육중한 그 배가, 지중해를 출발,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마르티니크라는 자그마한 섬에 도착하자, 손님들은 저마다 설레임을 안고 섬 구경에 나선다. 이제 좀 쉴 수 있겠구나하고 돌아서던 찰나, 6층 갑판 위에, 중년의 두 여인이 섬여행을 접어둔채,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있었다. 푸른바다, 그녀들의 노란 밀짚모자가 대조를 이루며, 멋진 엽서 한 장같이 다가오던 순간, 그녀들은 미소를 지으며, 프로방스의 로제와인 한 병을 주문하였다. 그 엷은 복숭아빛의 잔에 따른 와인은 짙은 쪽빛 바다를 배경으로, 더 순수하고 아름답게 빛났던 기억이 또렷하다 . 마치 소녀의 수줍은 볼처럼, 귀여운 아기의 복숭아 빛을 띈 살결처럼. 마르티니크섬 잘 췰링된 한 병의 로제와인을 나눠마시며, 그녀들은 오래도록 바다를 바라보며 그림처럼 앉아있었다. 얼마 시간이 지나자 얼음을 몇조각 띄워서 마신다. 온도는 충분히 찬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음을 띄워 마시는건 그냥 습관이란다. 의외로 서양사람들중 많은 사람들이 로제와인을 얼음과 곁들여 마신다. 마티니크같은 카리브해의 섬들은 10월임에도 불구하고, 찜통같이 덥고, 습한 열기를 내뿜는다. 그래서 그 열기를 해갈하는데는 얼음 동동 띄워서 마시는 로제와인이 최고라는 말도 잊지않는다. 보르도 로제 (세니예 기법) 화이트와인도, 레드와인도 아닌 로제와인은, 무더운 여름, 바캉스를 즐기며, 바닷가에서 차게해서 마실때 가장 빛을 발한다. 그래서 소위 여름 바캉스철이 되면, 한국의 맥주 광고와 마찬가지 개념으로, 시원한 로제와인을 바닷가에서 마시는 광고가 아주 많다. 에티켓에 수영복을 입은 여인을 그려놓은 것도 흔하다. 로제와인은 또한 « 색깔 »로 마시는 와인이기도 하다.그렇다면 이 색깔들을 어떻게 규정지을 수 있을까 ?일단 로제(rosé)라는 그 이름처럼, 장미빛깔만 있는 걸까 ? 꼭 그렇지만은 않다. 다양한 색깔이 존재하는 로제 와인은, 그야말로 « 눈으로 마시는 와인 »이라고 할 수 있다. 로제 와인을 그냥 단순히 생각하면 아주 쉽다. 눈을 즐겁게 하고, 혀를 상큼하게 한다. 타닌이 많은 적포도주처럼 긴 여운과 혀에서 꽉 찬 느낌(dense)을 주지도 않을 뿐더러, 부르고뉴의 화이트와인만큼 복합적인 향미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지는 미묘한 느낌을 주는 것과도 약간은 거리감이 있다. 그러나 결코 단순하지만은 않은 그런 와인이기도 하다. 언뜻 생각하기에 레드와 화이트의 중간 톤의 색때문에, 그 둘을 섞어 만드는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것은 로제 샴페인에서만 법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다. 프랑스 아비뇽 농업 연구소에서는(Inra, Avignon) 로제와인의 색깔을 일곱개의 범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에밀페노의 저서 와인 미각: Le goût du Vin에서 인용함) 거의 은색과 화이트 와인에 가까운, 가장 옅은색인 회색(Gris ), 그보다 좀 짙어지면 삼페인(Champagne), 그다음 단계가 로제, 즉 장미색으로 분류된다. 회색빛깔은 포도의 품종에서 기인하고, 또는 기후적인 요건의 결과물 이기도 하다. 로제 와인에서 샴페인 빛깔이라 함은, 샴페인의 제조 방식중, 적포도로 만드는 어린 백포도주 즉 블랑 드 누와( blancs de noirs) 에서 관찰 할 수 있는데, 특별히 이런 색깔이 나는것은 포도주 제조 과정중, 맑게하기(clarification)를 통해 붉은 빛이 밑에 얇게 가라앉아 그렇기도 하고, 2차 발효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로제 와인이 숙성되어서 (vieillissement) 그런 이유도 있다. 덧붙여서, 로제 와인을 만들때, 백포도주를 주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서 샴페인 색이 얻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백포도주를 주조하는 방식으로 로제 와인을 만든다는건 무슨 의미일까? 그것은 포도알을 짓이긴 (foulage)후에 재빨리 압착을 (pressurage)하여 포도의 액을 분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와인의 붉은계통의 색은 모두 안토시안이라는 물질 때문이고, 타닌과도 관련있으며, 이것은 와인의 신맛에도 영향을 준다. 그 다음 범주에는 색깔에 대한 꽤 많은다양한 표현들이 병행하여 쓰인다. 붉은기가 감도는 장미색( rose franc), 혹은 노랗거나 오렌지빛, 보랏빛을 띄는 장미색깔, 모란꽃, 체리, 딸기의 색, 연어빛이 돈다고 표현될 수 있는 범주이다. 이렇게 색깔이 다양하게 표현되는 이 카테고리에서는 포도품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예를들면, 남프랑스에서 많이 쓰이는 까리냥이라는 품종으로 로제 와인을 만들면, 석류즙같은 색이(grenadine) 추출되고, 보졸레누보를 만드는 가메(Gamay)는 체리색깔로 표현된다. 카베르네계통의 품종은 로제와인에서 나무딸기색깔이, 프랑스의 론 골짜기 남쪽의 주요 포도춤종인 그르나슈로 로제와인을 만들면, 접시꽃의 보랏빛을 띈, 이 범주 안에서 가장 짙은 색을 만날 수 있다. 네번째 분류에서는 오렌지톤이 감도는 다갈색, 다섯번째분류는 연한 적포도주에 가까운 색(clairet), 즉 클레레라고 불리우는데, 이것은 특히 보르도의 와인중 짙은 색상의 로제와 연한 레드와인의 중간색을 나타낸다. 또한 반투명한 양파색은 프랑스 쥬라지역의 아르부아라는곳에서 풀사르라는 포도 품종으로 로제를 만들고, 이것이 숙성하였을때 주로 나타나는 와인의 색이다. 익은 살구빛 또한 로제 와인의 숙성과 관련이 있다.그리고 더 나아가 심하게 숙성해 버리면 오렌지빛의 갈색을 띄기도 한다. 칙칙한 색깔을 띄는 로제 와인이라? 이미 그것은 로제와인으로서 생명을 잃은것이나 다름없다. 다갈색을 띄었다거나 불그스름(rougeâtre)하다거나 이 모두가 그리 긍정적인 표현은 아니다. 그래서 로제 와인은 오랜 세월을 두고 숙성해서 마시는게 아니라, 어리고 신선할 때 마셔야 한다. 여러가지 색깔의 로제와인 와인의 변질을 줄이려고 투입하는 SO2는, 대체적으로 로제 와인의 색을 투입 전보다 연하게 만든다. 남프랑스의 로제가 옅은 살구빛을 띄는 반면, 보르도의 샤토를 방문해보면, 주로 로제 와인을 세니예방법으로 (Saignée: 어원은 피를 흘리는 것 같다는 뜻, 레드와인 만드는 방식에서 파생된 형태) 만드는 경우가 많아, 색이 짙다. 한 달 전쯤 보르도 마고지역의 한 샤토를 견학한적이 있었다.( château desmirail)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킨, 그곳에서 마셨던 로제 와인의 진한 빛깔이 아직도 눈가에 생생하다. 같이 간 일행중, 그곳에서 로제 와인을 사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물론 가격도 매력적이었으나, 그보다 그 빛깔에 매혹되어 결국 우리는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운 여름, 한 잔의 로제 와인과 함께하는 상큼한 피서는 어떨지? 부이야베스 굳이 부야베스 (bouillabaisse : 남프랑스 마르세이유에서 유명한, 마늘을 곁들여 먹는 일종의 생선 수프)를 곁들이지 않아도, 함께 할 수 있는 꽃보다 아름다운 정다운 사람들만 곁에 있다면, 그걸로 충분치 않은가 ? (다음 회에 계속) 서연우 유로저널 와인 칼럼니스트 메일 : eloquent7272@gmail.com 대한민국 항공사. 항공 승무원 경력17년 8개월 . 이후 도불 ,프랑스 보르도에서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후 와인 시음 공부ㆍ미국 크루즈 소믈리에로 근무여행과 미술을 좋아하며, 와인 미각을 시각화하여 대중에게 쉽게 전달할수있는 방법을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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