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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다르크'의 법무부 장관 지명, 문 대통령의 확실한 검찰 개혁 의지

조국 전 장관이 가족을 둘러싼 의혹으로 사퇴한 지 52일 만에 문재인 대통령이 후임으로 5선의원이자 당 대표출신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추미애 의원을 지명함으로써 중단 없는 검찰 개혁을 선언하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대구출신으로 판사 출신의 개혁성향인 추 후보자는 지난 1986년 춘천지방법원서 근무하던 시절 군사정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념 서적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는 등 소신 있는 판결을 이어가 ‘껄끄러운 판사’ ‘운동권 판사’로 불렸다.

제15대 대선 때 김대중 후보 캠프의 유세단장으로 들어간 추 후보자는 지금보다 지역감정이 훨씬 심해 진보 측 인사에게 돌을 던지던 행위도 서슴지 않던 시대에 자신의 고향인 대구에 내려가 “지역감정의 악령으로부터 대구를 구하는 잔다르크가 되겠다”며 ‘잔다르크 유세단’을 이끌었다. 이러한 저돌적인 모습에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라는 별명이 붙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면 2003년 노무현 대통령 당시의 강금실 전 장관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여성 법무부장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두 사람은 모두 판사 출신이라는 공통점과 검찰개혁이라는 과제를 안았다는 점에서도 같다.

차이점은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됐을 당시 강 전 장관은 40대의 젊은 나이에 비교적 짧은 판사·변호사 경력자인 반면,추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에 당대표를 지낸 거물 인사로 강단과 고집은 정치권서도 정평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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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제16대 대선를 앞두고 펼쳐진 새천년민주당의 당내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그가 지지율이 낮을 때부터 지지하였다. 그리고 노무현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결정되고 난 후, 노무현의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로 민주당내에서 대선 후보 교체를 위한 움직임(이른바 후단협 사태)이 일어났을 때도 후보 교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노무현을 지지하였다. 하지만 이후 당시 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 분당사태 때 열린우리당에 합류하지 않고 민주당에 잔류하며 노무현과 정치적으로 헤어지게 되었다. 한편 2004년 3월, 새천년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같은 당 의원이었던 추미애는 "① 탄핵 대신 개혁으로 지지층의 동요를 막아야 한다. ② 탄핵 찬성은 한나라당 지지층이 주도하고 있으니 현혹되면 안 된다. ③ 그래도 탄핵을 강행하면 역풍을 맞아 총선에 참패할 것이다."라는 ‘3불가론’을 내세우며 탄핵에 반대하였는데, 당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탄핵에 반대한 2인 중 한 명이었다.하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당시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던 소속 의원 2명의 서명까지 받아 노무현 탄핵을 추진하려 하자 추미애는 "감옥 간 분들 표까지 긁어모아 탄핵을 한다면 말이 안 된다. 숯댕이(범죄혐의로 수감된 의원)가 검댕이(노무현 대통령)를 나무랄 순 없다. 민주당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내가 기꺼이 표를 드리겠다." 며 결국 당론에 따라 탄핵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이후 17대 총선에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게 되자 민주당이 탄핵에 동참한 것에 대해 당의 선대위원장으로서 당을 대표하여 사과하면서 3보1배를 하였다. 그러나 탄핵반대 여론의 역풍을 맞은 민주당은 9석의 의석을 얻는데 그쳤다. 그리고 이때 추미애 본인도 낙선하였다. 훗날 추미애는“내 정치 인생 중 가장 큰 실수이자 과오가 탄핵에 찬성한 것”이라고 했다.

강 전 장관은 검찰의 수사권 독립 토대를 마련하고, 인사시스템의 변화, 검찰청법 개정을 통해 상명하복 규정 삭제 등 검찰 개혁의 초석을 닦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핵심 과제인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는 실패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판사와 국회의원으로서 쌓은 법률적 전문성과 정치력을 비롯해 그간 추 후보자가 보여준 강한 소신과 개혁성은 국민이 희망하는 사법개혁을 완수하고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정 사유를 설명했다.

민주당은 “율사(법률가) 출신으로 국회의원과 당대표를 두루 거쳤고, 법무·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여망을 받들 경륜 있고 강단 있는 적임자라 평가한다”고 환영의 메시지를 전했다.

대안신당 소속 박지원 전 대표는 지난 12월 9일 KBS1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서 추 후보자에 대해 “고집도 세고, 조 전 장관보다 더 센 분”이라며 ”검찰 개혁을 강하게 추진할 분이고 현 정부와도 코드가 맞는 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당 대표 출신 5선 국회의원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청와대와 여당이 ‘추미애’라는 고리를 통해 아예 드러내놓고 사법부 장악을 밀어붙이겠다는 대국민 선언”이라며 “청와대와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궁여지책 인사고, 문재인정권의 국정 농단에 경악하고 계시는 국민들께는 후안무치 인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 전 장관은 지난 2011년 문 대통령(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함께 쓴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를 통해  “내가 법무부에 가서 자리를 잡은 것은 인사를 통해 힘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중략) 인사권을 행사하고 검찰총장보다 장관이 힘이 세다는 것을 보여주니 검찰이 완전히 충성하기 시작했다. 그때는 마음대로 개혁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문 대통령과 김 교수 역시 책에서 “검찰의 인사는 검사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고, 법무부장관이 검찰 행정과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데 매우 중요한 무기이기도 하다”며 “자존심이 강한 공무원일수록 인사에 민감한데 검사들은 특히 그렇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인사권은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이 쥐고 있다. 
검찰청법 제34조 제1항은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 경우 법무부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규정한다.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 인사에 의견만 개진할 수 있어 인사권에 대한 전권이 법무부장관에게 주어져있음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 정기인사는 내년 2월로 예정돼있는데 현재 공석인 ‘차관급인 검사장급 여섯 자리’, 대전·대구·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 부산·수원고등검찰청 차장검사, 법무부 연수원 기획부장에 대해 추 후보자가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 고리로 다른 보직까지 인사권이 미치면 검찰에 대한 압박은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추 후보자도 검찰 인사를 통한 조직 장악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검찰 개혁을 향한 국민의 기대와 요구가 더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의지를 피력하면서 “가장 시급한 일은 장기간 이어진 법무 분야의 국정공백을 시급히 메우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추 후보자가 검찰 인사권 행사를 통해 검찰을 견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윤석열 총장 역시 추 후보자와 비교해 결코 밀리지 않는 강단을 보여준 바 있어  ‘강 대 강’ 대치를 예상하고 있다.

추 후보자가 ‘추다르크’라면 윤 총장은 ‘적폐 청산의 칼’로 불린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탄핵으로 이어진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수사의 일등 공신이자, 문재인정부 집권 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 농단 수사 등을 주도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윤 총장을 지명했을 당시 브리핑을 통해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 농단과 적폐 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아왔다”며 “윤 내정자(현 검찰총장)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음과 동시에, 시대적 사명인 검찰 개혁과 조직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소개했던 바 있다.

결국, 검사를 포함해 공무원 조직에서 인사권은 무소불위의 힘으로 조직에서의 생사가 인사권으로 결정되고 있기에 '추 다르크'가 무소불위로 권력을 행사해 온 검찰에 대한 칼날이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검찰에게는 긴장을 가하는 무기가 될 전망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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