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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집행 거부 검사장 '난장판'에 

검찰총장은 정치발언보다 사과부터 해야



최근 검사들의 육탄전은 검찰 내부는 물론, 우리 사회의 갈라진 골을 더 파이게 했지만, 수장인 검찰총장의 사과 한 마디가 없이 정치판에만 관심을 갖는 것 같아 시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장과 그의 휴대전화 유심(Usim)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폭행 가해 논란에 휩싸인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한 검사장 측은 압수수색 집행을 앞두고 변호인 참여를 위해 정 부장검사의 허락을 받아 자기 휴대전화로 변호인에게 연락하려고 했고, 비밀번호를 입력해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하던 중 정 부장이 일방 폭행을 가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정 부장검사 측은 한동훈 검사장이 무언가를 입력하는 행태를 보여 무엇을 입력하는지 확인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를 돌아 한 검사장 오른편에 서서 보니 한 검사장이 앉아서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있었고 마지막 한 자리를 남겨두고 있어 확보하려고 했다고 주장한다.



이과정에서 한 검사장이 앉은 채로 휴대폰 쥔 손을 반대편으로 뻗고 휴대폰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해서 팔을 뻗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으면서 함께 소파와 탁자 사이의 바닥으로 넘어졌다고 주장횄다. 



이어 정 부장검사 측은 한 검사장이 넘어진 상태에서도 휴대폰을 움켜쥐고 주지 않으려고 완강히 거부해 실랑이를 벌이다 휴대폰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휴대폰을 압수하려는 수사팀 부장 검사의 공무 집행을 상급자인 검사장이 변호사를 부르겠다며 적극 협조를 하지 않으면서 볼썽사나운 몸싸움이 발생한 사건이다. 



그런데 검·언 유착 의혹 사건에서 측근을 감싼다는 의심을 받아 수사지휘에서 배제된 지 40일 만에 지난 3일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공개 발언에 나선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러한 자신의 최측근이 벌인 닌장판에 대해 성찰하는 모습도, 대국민 사과의 뜻도 비치지 않았다. 



최근 국민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일언반구 없이 정치성 발언만 주절주절 늘어 놓았다.




1227-사설 사진.jpg




검찰이 큰 혼란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검찰총장이라면 마땅히 이런 자리에서 검찰의 소명과 시민이 요구하는 검찰개혁 노력에 대해 설명하고 주문해야 한다. 



하지만 윤 총장은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원론적인 말인 듯하지만 발언의 맥락으로 볼 때 자신의 변명과 비열함을 더해 현 정부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더욱이 그가 권력형 비리에 당당히 맞서는 검찰상을 강조한 것은 당연하지만 정치중립을 강조해야 할 윤 총장이 “민주주의의 허울을 쓴 독재와 전체주의”라고 다분히 의도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판단되어 부적절했음을 지적한다. 



자의든 타의든 윤 총장은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이날 발언으로 윤 총장은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벌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일  “정치를 하려면 검찰 옷을 벗어야 한다”며 탄핵까지 촉구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 비판을 쏟아냈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은 “윤 총장의 발언은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에 귀를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이원욱 의원은 “‘검찰 정치’를 하고 싶다면 총장을 그만두고 정치하시라”라고 했다. 함께 최고위원에 출마한 신동근 의원도 “사실상의 반정부 투쟁 선언”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극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물론 민주당도 윤 총장의 애매한 표현만으로 야당과 여권 일부에서 정치적 의도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성급하다. 윤 총장에게 정치적 색깔을 입히고 검찰의 정치화라는 인상을 강화시키는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의 중립성을 두고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는 지금 검찰총장의 발언을 둘러싼 정치적 해석과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만 더 갉아먹고 있다.



윤 총장은 자신이 밝힌  ‘법의 지배’가 ‘검찰에 의한 지배’라면 시민들의 검찰에 대한 바람에서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다. 윤 총장은 “검사는 오로지 수사로 말한다”는 경구를 새겨야 하며 시민이 검찰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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