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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2020.10.08 08:49
독일 베를린 중심가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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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중심가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한 독 시민단체인 <코리아 협의회>와 산하 단체 <일본군 위안부문제대책협의회>가 주관하고 추진해온 평화의 소녀상이 베를린 시내 중심가 공공장소에 세워졌다. 지난 9월28일 개최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는 일본 정부의 사전 개입을 차단하기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비공개로 진행된 건립 준비 과정과 제막식 직전에 공개한 행사 정보에도 불구하고 독일 각 지역 다양한 문화운동 단체와 수단 여성인권단체, 여성인권운동 활동가들 등 3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코리아협의회 한정화 대표는 “베를린 시내에 세워진 소녀상은 일제시대의 만행에 대한 항의뿐만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기위해 독일사회 또한 과거로부터 답습된 폭력과 차별의 관행을 청산해야함을 일깨워주는 징표이다.”고 말하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세계적으로 전쟁 피해여성 및 여성 인권문제”라고 강조했다.
라벤수부르크 나치강제수용소 전시관 관장이었던 에셔바흐 박사(Dr. Escherbach)는 제막식 축사를 통해 “평화의 소녀상은 공격적이지 않으며 주먹이나 깃발을 쳐들거나 불꽃이나 무기를 손에 들지 않고서 항의하고 있다. 소녀상은 존재와 인내로서 대항하며 이것이 바로 소녀상의 힘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제막식에 생존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기념하여“ 소녀상은 피해자들의 한과 슬픔이요 후세 교육의 심장이다.”고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독일의 역사를 기념하는 조형물이 아닐 경우 베를린 시에서의 조형물 건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독일 관공서를 상대로 한 설득작업에 베를린 시 도시공간문화위원회의 과반 수 이상 찬성표를 얻어 시민들의 왕래가 많은 공공부지에 처음으로 건립한 평화의 소녀상은 십여 년 이상 베를린을 거점으로 독일 내 일본군 위안부운동을 이끌어온 “일본군 위안부문제 대책협의회”의 역할이 컸다. 일본군 위안부문제 대책협의회는 2009년 한.독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대표. 한정화) 산하에 설립되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독일사회에 알리고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자 그 동안 다양한 집회 및 캠페인, 교육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해왔다.
창립 이래 매년 피해 생존 할머니들을 독일로 초청하여 순회 증언회 및 기자회견, 관련 정치인들과의 만남, 대중강연회 등을 진행하고 국제 여성인권 단체들과 연대하여 다양한 집회를 주관해왔다. 협의회 회원은 위안부운동 초창기부터 활동해온 <베를린 일본여성모임> <재독여성모임><한민족 유럽연대>를 비롯해 독일, 필리핀, 베트남, 콩고, 수단 등 기타 출신 국가들로 이루어져있다. 연로해진 할머니들을 더 이상 초청하기 힘들어지자 지난해 가을부터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및 여성 전쟁성폭력을 주제로 한 “무언다언(無言多言) 전시관”을 개관하고 주변 학교들과 협력하여 학생들과의 워크숍 등 교육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무언다언 전시관은 동북아시아재단의 지원으로 청소년을 위한 전시공관으로 개선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편 베를린 소녀상 제막식 소식에 일본 측의 철거를 요구하는 항의가 신문에 개재되고 있다. 사실 그간 소녀상을 둘러싼 독일 내 갈등이 알려진 것만 해도 여러 번이다. 대한민국 수원 시와 자매결연을 한 프라이부루크 시의 소녀상 건립이 일본 측의 강력한 문제제기로 무산되었고 본에 위치한 여성박물관 소녀상 건립도 일본총영사 및 노트라인 베스트팔렌주의 압력으로 포기했으며 라벤스부르크의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에 전시된 10cm 정도의 초소형 소녀상마저 일본 측의 집요한 압력으로 철거해야만 했다. 따라서 베를린 중심가에 소녀상의 성공적인 건립은 해외 일본군 위안부운동 영역을 확장했다는 측면에서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협의회는 소녀상 건립과 지킴이 활동을 위해 별도로 <독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연맹>을 구성중이다. 구성원은 전시 성폭력 피해 국제여성단체, 한 독 시민단체, 문화예술단체 등 30개 이상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국제여성인권 단체 및 이주민 단체, 위안부 운동을 재정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독일 단체와, 독일 개신교회, 한인교회, 한인단체, 등도 함께하고 있다.
또한 약 12개의 단체와 상점 등이 소속된 지역공동체 “레유니온(re UNION)도 참여하고 있다. 독일에서 특정 조형물을 공공부지에 설치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공동체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코리아 협의회는 지역공동체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무언다언 전시관“ 근처 학교 공동정원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한국 텃밭을 가꾸고 지역 페스티벌에서 각종 문화행사를 진행하며 음식을 판매하는 등 꾸준히 지역사회와 교류하여 마침내 레유니온이 연맹에 참여하는 성과를 만들었다.
독일 유로저널 배정숙 기자(bjsk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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