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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최대 정파(EPP), EU-중국 CAI 협정 비준 촉구
정치적 상황과 별도로 추진되어야, 반면 EPP 제외 대부분 정파는 중국의 對EU 제재 해제가 우선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과 시장을 앞세워 지난해 말 유럽연합(EU)과 포괄적투자보호협정(CAI)을 체결하는데 성공했지만 최근 EU에 보복제재를 발표하면서 유럽의회 내 4개 주요 정당 중 3개 정당이 투자협정을 비준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어 파탄직전에 몰렸다. 

유럽의회는 중국이 제재를 발표한 직후인 23일 EU-중국 투자협정 검토 회의를 정치적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논의를 취소하기로 결정헸기 때문이다.

중국과 유럽연합(EU)는 지난해 12월 30일 7년만에 협상끝에 투자협정 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해 협정은 체결됐지만 EU 국가의 의회 비준과 유럽 의회의 승인 등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이번 CIA 협정에서 중국은 EU에 경제적으로 양보를 하는 대신 외교적으로 미국의 대중 포위망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진정한 승리자로 평가받았다. 

유럽의회 최대 정파 국민당그룹(EPP)은 중국 인권 문제를 둘러싼 제재와 경제 보복조치에도 불구, EU-중국 포괄적 투자보호협정(CAI) 비준을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EPP는 상호 제재조치가 CAI 협상과정 또는 협정 내용과 무관한, 현재의 정치적 상황과 별도로, 인권개념 및 지배체제의 불일치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과 코로나 이후 유럽 기업의 회복 지원을 위해 정치적 긴장 완화 및 CAI 협정 비준을 촉구했다.

반면, 사민당그룹(S&D), 유럽개혁 및 녹색당 그룹 등 EPP를 제외한 유럽의회 4 개 정파중 3 곳은 중국의 對EU 제재 해제가 협정비준의 전제조건이라며 강경한 입장이다.

유럽의회 한 관계자는 “우리의 선출된 관리들이 제3국에 의해 제재를 받는 한 우리는 어떠한 협정도 해당 국가와 추진할 수 없다”고 밝혔다.

SCMP는 EU가 신장 위구르 인권문제로 중국 측에 제재를 가한 데 대해 중국이 맞대응을 할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그 범위와 영역이 예상을 뛰어넘은 데다가,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 신장 인권탄압, 홍콩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둘러싸고 EU 내에서 반중 정서가 커지고 있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EU 투자협정은 한쪽이 다른 쪽에 베푸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익과 혜택을 얻는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밝혀 EU가 투자협정을 불발시키면 혜택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했다.

이와같은 EU와 중국간 상호 제재조치 갈등으로 인해, EU-미국간 對중국 공동대응을 위한 협력관계 심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전직 유럽의회 관리는 “EU와 중국 간 싸움은 EU를 미국 쪽으로 향하게 밀어붙일 것”이라며 “이는 동맹 복원에 나선 조 바이든 신임 미 대통령에게는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의 인권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반면, EU는 작년 말 중국과 CAI 협상을 타결하는 등 對중국 관계에서 독자적인 입장을 취한 바 있다.

특히, EU의 독자적 움직임과 관련, 중국이 EU와 미국간 對중국 관계 협력 차단을 외교분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이른바 ‘분열‘ 외교도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양측간 상호 제재를 계기로 EU-미국간 對중국 협력확대 여론이 비등해진 가운데, 'EU-미국 범대서양 무역기술위원회(TTTC)' 구성을 통한 신기술 공동표준 추진 등 중국 기술 주도를 견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EU-미국간 對중국 협력관계 증진에 양측간 정치, 경제적 측면과 당면한 통상현안 등이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KBA에 따르면 독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과 '블록' 형성을 통한 對중국 견제에 회의적 입장을 표명하는 등 다수 EU 회원국이 냉전 스타일의 중국 봉쇄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또한, EPP 등이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현 상황에서도 CAI 협정 비준을 추진할 방침을 표명하는 등 유럽 산업계의 對중 투자 등 경제적 이해관계도 걸림돌로 작용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이란 핵협정 파기 및 2차 제재조치, 러시아-독일간 가스관 부설사업인 '노드 스트림 2'를 둘러싼 미국의 제재위협 등 통상현안도 장애요소로 지적된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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