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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힘에의 의지가 영원히 회귀한다.

사람들에게 지혜를 알려주는 과정에서 자신의 깨달음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던 차라투스트라는 다시 산으로 돌아가서 산에 있는 독수리, 뱀과 사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니체는 기존의 도덕과 문화를 과감하게 파괴하고 창조해내는 힘의 의지가 있는 인간이 초인이라고 생각했다. 차라투스트라를 통해 니체는 인간을 초월하고 극복한 초인을 위버맨쉬라고 불렸다. 

이 초인은 슈퍼맨과 같은 초능력자가 아니다. 자기 극복을 한 인간이 바로 초인이다. 

그렇다면, 초인이 되기 위해서 인간은 우리 자신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이 생을 무엇에도 기대지 않고 독립된 존재로 살아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극복될 수 있다고 니체는 말했다. 

계속되는 자기 극복의 과정은 현 상태의 지속이나 유지가 아니다. 현 상태의 극복을 통한 강화와 상승, 즉 변화의 과정이자, 지속되는 강화와 상승을 경험하는 변화의 연속적인 삶이다. 자기극복의 과정이 중단되면 죽는 것과 같다.   

차라투스트라는 자신의 영혼과도 대화를 나누면서 영원회귀에 대한 진리를 깨닫게 된다. 

“갑자기 어느 낮이나 어느 밤에 한 악마가 가장 고독한 고독감에 잠겨 있는 너에게 살며시 다가와 다음처럼 말한다면 너는 어떻게 하겠는가? ‘네가 지금 살고 있고 과거에 살았던 이 삶을 너는 다시 한 번 그리고 셀수 없이 여러 번 살아야만 한다: 거기에는 아무 것도 새로운 것이 없을 것이다’.” 

니체는 “이 물음은 너의 행위에 최대의 무게로 놓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너는 이것이 다시 한 번 그리고 수없이 계속 반복되기를 원하는가?’ 

여기서 ‘이것’이 좋은 것이면 우리는 무한히 반복되어도 좋다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안 좋은 것인데 반복된다면 우리는 최악의 절망을 맛보아야 할 수도 있다.  

“저 사유가 너를 엄습한다면, 그것은 현재 있는 너를 변화시킬 것이며 그리고 아마도 분쇄해 버릴 것이다”라고 니체는 말했다.   

니체의 ‘영원회귀 사유’는 우리를 약자로 만들어 희망 없는 총체적 허무적 상태로 전락하게 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사유는 인간에게 그 반대의 가능성을 원하도록 힘의식을 상승시킬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영원회귀 사유’는 차라투스트라에게도 견디기가 힘든 과정이었다. 

차라투스트라는 “뱀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목자처럼 그는 여전히 병들어 있다. 영원회귀 사유는 부정적인 방식으로 인간에게 작용하여 인간을 총체적 허무적 상황으로 이끌어버렸다”라고 말하고는 깊은 슬픔에 잠겨서 다음처럼 탄식한다. 

“나의 탄식은 인간들의 무덤 위에 걸터앉아 더 이상 일어날 수가 없었다.”

니체는 영원회귀라는 사유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힘-의식이 가장 극도로 상승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위버멘쉬를 창조했다. 

‘영원회귀 사유’는 니체 철학에서 아주 결정적인 역할, 힘에의 의지를 인간의 본질로 요청하는, 인간을 위버멘쉬로 만드는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래서 니체는 이것을 “사유 중의 사유(Der Gedanke der Gedanken)”라고 스스로 명명했다.  

‘영원회귀 사유’는 위버멘쉬를 통해 인간을 허무적 상태로부터 구제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위버멘쉬는 자신의 힘에의 의지에 대응하여 자신을 부단히 극복하고 초월하는 인간유형이다. 

즉, 깨어있음(awareness)을 통해 자신(ego)을 극복한 자,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now)이다. 

그의 삶은 지금 현재적이고 자기목적적이다. 그 자신이 이런 경험상황, 현재(present)의 창조자이며, 이 상황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주체자이다.

위버멘쉬에게는 의미와 가치가 충만한 관점적 경험의 각 계기들이 영원히 다시 반복될 수 있고, 결코 종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저주”가 아니다. 

오히려 그에게 영원회귀는 바랄 말한 것이고, 최고의 축복이다. 가치와 판단의 척도로서의 그 자신의 삶의 영원회귀 역시 적극적이고 아주 긍정적인 것이다. 

모든 것은 가며, 모든 것은 되돌아온다. 존재의 바퀴는 영원히 돌고 돈다. 모든 것은 시들어가며, 모든 것은 다시 피어난다. 존재의 해는 영원히 흐른다. 

“나를 얽어매고 있는 원인의 매듭은 다시 돌아온다. 그 매듭이 다시 나를 창조하리라! 나 자신이 영원한 회귀의 여러 원인에 속해있으니. 나 다시 오리라. 이 태양과 이 대지, 이 독수리와 이 뱀과 함께.”



니체는 자신의 영원 회귀에 대해 확신하면서 “그렇다고 내가 새로운 생명이나 좀더 나은 생명, 아니면 비슷한 생명으로 다시 오는 것이 아니다. 나는 더없이 큰 것에서나 더없이 작은 것에서나 같은, 그리고 동일한 생명으로 영원히 돌아오는 것이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이 세계는 힘에의 의지이다. 그리고 다른 것은 아니다! 그리고 너희들 역시 이 힘의 의지이다.  그리고 다른 것은 아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미래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늘 현재의 이 순간이 있다. 람 다스(Ram Dass)와 같은 구루(Guru)나 에크하르트 톨레와 같은 정신적 리더(spiritual leader)들이 다른 방식으로 똑같이 강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now)의 깨어있음(awareness)이다. 



모더니즘을 연 현대회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작가, 세잔은 “나는 지속적으로 자연을 탐구해왔다. 본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본 것을 그려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의 생의 말년 20년 동안 고향의 산인 생 빅투아르 산을 수도 없이 그렸다. 



그런데, 60여 점이 넘는 그가 그린 산 그림들은 모두 다르다. 과연 그가 그리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가? 

프랑스 철학자 메를로 퐁티는 세잔의 그림을 언급하면서 “우리 앞에 존재하는 질(quality), 빛, 색깔, 깊이 등은 오직 그들이 우리의 신체 속에서 반향을 일깨우고 신체가 그것을 환영함으로써 거기 존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메를로 퐁티의 말처럼, 세잔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now)을 인식(awareness)하고 그것을 몸을 통해 그림으로 그려냈다. 

영원한 회귀를 하는 힘에의 의지세계는 그것이 있는 그대로 남아있고 유지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현재 존재하고 현재는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영원회귀 사유’는 모든 순간의 필연성의 의미를 모든 ‘순간’의 영원성에 대한 것으로 설명한다. 과거와 미래가 서로 다른 길로 진행하면서 결국 만나는 장소가 바로 ‘지금(Jetzt, now)’이고, 지금의 순간이다.



무한히 작은 순간이 더 높은 실재이며 진리이고, 영원한 흐름으로부터 나오는 섬광에 대한 상이다.

이 모든 순간이 의미를 갖는 이유를 니체는 그 순간들이 힘에의 의지의 생기사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성의 전 과정이 유의미하고 필연적이다고 말하면서, 거기에는 “없어도 좋은 것이나, 빼버릴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그는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해 긍정했다. 

좋은 것과 아름다운 것뿐만 아니라, 추한 것들과 고통스러운 것들마저도 더 이상 회피와 불신의 대상이 아니라, 적극적인 긍정의 대상이다.   

이것은 인간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삶의 부정적인 계기들을 더 이상은 피해야만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흡수한다. 

람 다스는 1994년 뇌졸중을 겪었다. 

살다가 힘든 일을 겪게 되면, 사람들은 ‘어떻게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왜 내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가?’ ‘도대체 전생에 내가 무슨 죄를 지었나?’ ‘무슨 카르마가 있길래 내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나?’ 등의 질문을 한다. 

그런데, 그는 이것을 영광(grace)라고 표현했다. 

에크하르트 톨레는 불행한 자신의 어린 시절을 진심으로 받아들임(acceptance)으로써, 이것을 자신의 정신적인 성숙(spiritual journey)을 위한 좋은 디딤돌로 여겼다. 그러면서, 우리 인생의 많은 힘듬과 고통스러운 일들이 모두 우리를 성숙하게 해 줄 수 있는 밑거름이라고 했다. 

인간과 세계의 모든 면에 대한 이런 긍정이야말로 ‘성스러운 긍정’, ‘절대적 긍정’이며, 이것을 니체는 존재하는 것 중에서 최고의 긍정형식이라고 이해했다.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영원한, 모든 것이 사슬로 연결되고, 실로 묶여 있고, 사랑으로 이어져 있는, 오, 그대들은 이런 세계를 사랑한 것이 된다. 그대 영원한 존재들이여, 이러한 세계를 영원히 그리고 항상 사랑하라.”

1885년 니체도 현재의 람 다스, 에크하르트 톨레도 모두 하나같이 똑같은 말을 했다. 

“깨어 있으라” “지금 여기 있으라” “사랑하라”

깨어있음(awareness)을 통해 우리의 존재(who we are)를 인식하면(conscious), 우리가 모두 하나인 동일함(oneness)을 알게 되고, 나를 사랑하듯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마음에서 일어난다.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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