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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맥주

먼저 프라하 관광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체코어 단어는 PIVO(삐보)이고 '맥주'란 뜻이다. 체코 관광에서 빠뜨릴 수 없는 체코식 대중식사는 비어 홀에서 오리고기나 돼지고기를 곁들여 맥주를 마시는 것이다. 체코는 유럽에서 독일과 함께 정통 라거 맥주를 생산하는 맥주 강대국으로 꼽힐 뿐아니라 최초의 필스너가 탄생한 국가이며 세계에서 맥주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로도 꼽히고 있다. 체코를 얘기할 때 아름다운 프라하를 먼저 떠올리지만 체코 맥주 또한 빠뜨릴 수 없는 체코의 명품이며 종류 또한 다양하다.

1994년 국민 한사람 당 맥주 생산량(Brauwelt Brevier 1996)과 1인당 소비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체코의 맥주소비량이 대단히 많음을 알수 있습니다. 체코의 1人當 음용량은 평균 157리터(l)로 독일보다 많이 마시며, 보헤미아(bohemia)의 특정지역, 예를들면 프라하 같은 곳은 250리터 정도로 우리의 7배를 마시는 곳이기도 합니다.
체코슬로바키아는 보헤미아, 모라비아 그리고 슬로바키아로 구성되었으나, 역사적으로는 보헤미아와 모라비아는 1526년 이후 1918년까지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가의 통치를 받으며 맥주를 즐겨했던 반면, 슬로바키아는 항가리의 지배를 받으면서 포도주를 마셨습니다.

동구 자유화의 결과로 체코슬로바키아는 보헤미아와 모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체코 공화국과 슬로바키아 공화국으로 분열되어 21세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슬로바키아도 맥주생산량을 증가시켜 1994년 슬로바키아의 1인당 생산량은 체코의(176리터) 절반수준인 84리터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보헤미아는 독일의 바이에른과 맞먹는 맥주의 고장입니다. 이곳이 자랑하는 맥주는 필젠(pilsen)지방의 필젠우어크웰(pilsen urquell)과 남부도시 ceske Budejovice의 부드바(budwa)입니다.

10세기 초에 항가리인의 침입으로 대모라비아 왕국이 멸망하게 되면서 역사의 중심은 보헤미아로 옮겨지게 되고 프레미슬 왕조가 형성되었으며 보헤미아의 수호신으로 불리던 바츨라프왕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보헤미아는 13세기 바츨라프 2세의 시대에 광업이 성해 대량의 은을 캐냄으로써 보헤미아의 은화가 당시의 유럽에 통용될 정도로 번영을 누리게 되었고, 이에 바츨라프 2세는 보헤미아를 발전시킬 의도로 인적이 드문 곳에 도시를 세우고 이곳에 옮겨와 정착하는 주민에게 특권을 주었는데 자치권과 거주지 1마일내의 상행위권 그리고 맥주를 제조 판매하는 권리까지 인정해 주었습니다.
당시에 맥주를 제조한 도시로는 푸르제뉴(필젠), 체스케푸조에비치, 현재 자츠호프의 산지로 유명한 보헤미아남부의 죠데츠(자츠) 그리고 프라하 등이었습니다.

오늘날 체코를 대표하는 필젠맥주가 만들어진 것은 19세기에 접어들면서의 일입니다. 15세기에 독일의 바이에른에서 시작된 하면발효맥주는 낮은 온도에서 오랜기간 숙성시킨 이유로 맛이 그윽하고 입에 꽉차는 느낌으로 이름이 차차 유럽 전역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맥주제조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부르마스터(brew master)중에는 하면발효맥주가 차세대에 각광 받을 맥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증가했는데 체코의 맥주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뿌뻬(Poupe 1753 - 1805)도 그들 중 하나였으며, 온도계를 이용했을 정도로 과학적으로 품질을 관리하여 체코맥주의 발전에 크게 공헌했습니다.
그리하여 당시의 양조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제조한 상면발효 맥주로는 바이에른의 하면발효 맥주를 따라갈 수 없다고 결론 짓고 뮨헨의 맥주양조기술을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들은 부르마스타 뿐아니고 직인과 도제까지도 뮨헨에서 스카웃하여 시민양조장을 세우고, 1842년 11월 5일 처음으로 하면발효 맥주를 생산했습니다.
그들은 뮨헨타입의 색갈이 짙고 맛도 무거운 맥주를 기대했으나 필젠지방 용수의 경도가 낮아 색갈은 진한 대신 은은한 호박색이었으며 맥아의 껍질로부터 우러나오는 떫은 성분이 적어 맛 또한 깨끗하고, 마시고 난 다음의 뒤끝이 무겁지 않은 훌륭한 맥주였습니다. 이것이 필젠비어 또는 필스나타입 맥주의 탄생입니다.

필젠맥주는 순식간에 유럽을 석권했는데 아마도 색갈이 짙고 무거운 맛에 식상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한 결과라고나 할까요. 어째튼 그 이후로 유럽의 곳곳에서는 유사한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상품명도 필스나 혹은 필젠이라고 붙이는 법썩을 떨게 되었습니다. 현재에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랑받고, 가장 많이 생산되는 Pilsen은 숙성을 기본 컨셉으로 하는 라거맥주의 대표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맥주입니다.

동유럽 본부장
김 형 수

@유로저널 ONLY 뉴스 에 게재된 각국 기사 내용은 한국 언론들이나 포탈싸이트에 보도되지 않았거나, 본지가 직접 취재한 기사들만을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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