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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다섯번째로 모기지(주택융자금대출)를 많이 내주는 노던록 은행이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공급받으면서 미국발 부동산 거품 붕괴의 불똥이 영국으로 확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노던록 은행이 잉글랜드 은행으로부터 무제한 자금을 공급받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노던록에 돈을 맡겨둔 고객들이 지난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노던록 은행의 각 지점으로 몰려들어 예금을 인출하는 바람에 큰 혼잡이 빚어졌다.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20억파운드의 예금이 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스터 달링 재무장관, 영국은행협회, 노던록 은행은 모두 예금은 안전하다고 안심시켰지만 고객들은 믿지 못하고 예금을 찾기 위해 한꺼번에 은행으로 몰려들었다. 챌트넘 지점에서는 한 고객이 지배인에게 100만파운드의 예금을 빨리 돌려달라며 사무실을 점거하여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던록은 공격적인 경영을 한 것으로 유명. 노던록의 영업 모델은 다른 은행에서 자금을 빌려서 그것을 주택자금으로 대출해주고 차익을 얻는 방식. 노던록은 자금의 80%를 다른 은행에서 빌려 운용해왔으므로 국제 금융 시장의 불안에 그만큼 취약할 수밖에 없다. 미국 부동산 시장이 심심치않게 돌아가고 금리가 올라가면서 은행들이 대출을 까다롭게 했다. 그러다보니 자금 수급이 안 되어 중앙은행에 마지막으로 손을 벌린 것.
노던록의 주가는 하루 만에 30%가 폭락했다. 영국의 주식 지표인 FTSE 100 지수도 1% 이상 떨어졌다. 중앙은행은 다른 은행에 돈을 대출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금융 기관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어 고객들이 한꺼번에 돈을 인출할 경우 금융 공황이 일어날 최악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이번에 긴급 자금 지원을 결정한 것. 그러나 노던록 은행은 징계 금리를 적용받아 7%에 가까운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한다. 영국 중앙은행이 다른 은행들의 대출 거부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시중 은행에게 긴급 자금 지원을 한 것은 30년 만에 처음이다.
잉글랜드 북구 뉴캐슬에 본사가 있는 노던록 은행은 현재 80만채의 주택에 융자를 해주고 있으며 2007년 상반기에 가장 영국에서 가장 많은 주택융자금 대출을 해주면서 19%의 시장 점유율을 올렸다. 또 노던록에 저축 계좌를 가진 고객은 모두 140만명에 이르며 이들의 예금 총액은 240억파운드에 이른다.
한편 바이투렛(월세용구입) 모기지 전문 은행인 파라곤 모기지의 주식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은행측은 잉글랜드 은행에 자금 지원을 요청할 생각이 없다고 서둘러 밝혔다. 알리스터 달링 재무장관은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것은 노던록 은행뿐이라며 영국 경제의 기초가 튼튼하고 은행권에 돈이 많으므로 기우는 금물이라고 밝혔다. 잉글랜드 은행도 노던록은 1천억파운드가 넘는 자산을 가진 은행이므로 돈을 떼일 염려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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