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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11.7 중간선거가 전 세계인의 관심 속에서 막을 내렸다. 결과는 민주당의 대승이었다. 의회에서 여소야대의 시대가 열림으로써 6년여 동안 지속돼 온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의 '일방주의'에 제동이 걸렸다.

한반도에서의 가장 큰 현안은 북핵문제다. 미국 민주당은 이 문제와 관련해 북.미 양자협상을 강조해왔다. 협상에서도 '당근'과 '채찍'을 함께 제시하는 포괄적 접근을 선호해 왔다. 부시는 다자회담을 강조하면서 '제재'와 '압박'을 위주로 하는 일방적 접근을 해왔다. 민주당과 부시행정부의 충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럼즈펠드 장관의 경질은 이라크 등 대외 강경책의 실패를 인정한 것이고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를 암시해주는 대목이라고 하겠다.

미 의회는 지난 9월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당시 민주당이 제안했지만 리처드 루가 상원 외교위원장,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장 등 공화당 중진의원들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법안 내용은 대북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고위직의 대북정책조정관을 12월 중순까지 임명하고 임명된 조정관은 6개월 이내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토록 돼있다. 부시 대통령이 누구를 임명하고 보고서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북핵정책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핵문제를 둘러싼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 전망은 대략 3가지다. 첫째,'변화론'이다. 민주당의 승리는 부시행정부의 대북대화 부재도 일정부분 기여했다. 대북정책조정관의 임명과 객관적인 보고서는 의회존중 차원에서 준수돼야 한다. 승리한 민주당이 부시의 강경정책 비판,양자대화 권유 등으로 한층 더 거세게 몰아붙일 것이다.

둘째,'불변론'이다. 민주당도 6자회담 자체를 없애려는 것이 아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국 불인정은 공화당의 입장과 같다. 민주당의 대북정책 비판은 선거용이다. 기조에는 변화가 없고 현실적으로 전략적 유연성을 보일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 따라서 부시행정부의 기본적인 대북 강경정책은 변함 없이 추진될 것이다.

셋째,'교착상태'다. 민주당은 이라크전 등 6년여 동안의 전반적인 대외정책에 대해 조사와 청문회 등으로 부시 행정부를 압박할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지지도 하락과 레임덕으로 국정장악력이 떨어질 것이다. 자연히 한반도 관련 현안들이 국정의 우선순위에서 멀어질 것이다. 따라서 북핵문제는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짙다.

미국정치는 여론의 정치고 여론은 선거를 통해서 집약된다. 여론을 존중하지 않으면 민주주의의 적으로서 언론도 국민도 좌시하지 않는다. 선거에서 패배한 부시행정부의 일방주의가 변하지 않을 수 없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부시의 대북 강경정책은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실패했음이 입증됐다. 그러나 한국의 포용정책도 내부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포용에 대한 피로감인지,인내심의 부족인지,그것도 아니면 냉전의식이 소생하는 것인지 아이러니하다.

지난달 31일 6자회담 조기 개최가 합의됐지만 1주일이 넘도록 회담 일자도 잡지 못하고 있다. 6자회담이 개최돼도 순탄치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북핵해결에 있어 우리의 한계는 자명하다. 하지만 철저한 대비와 지혜를 모은다면 우리의 한계는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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