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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007.06.18 17:32
런던의 여름날을 강타한 KOREA, 단오 페스티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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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심장부와 같은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 런던 시민들뿐만 아니라 날마다 전세계에서 온 수만 명의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바로 그곳에서 지난 17일 ‘단오- Korea Sparkling Summer Festival’이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그 동안 크고 작은 공연장을 통해 한국의 문화예술을 알리는 공연이나 행사는 여러 차례 있어왔지만, 이번 행사처럼 완전히 개방된 공간에서 무려 6시간 이상 진행되는, 말 그대로 축제형식의 행사, 그것도 런던시의 안마당과 같은 트라팔가 광장에서 열리는 최초의 한국 문화예술축제로서 이번 행사는 그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특별히, 이제는 런던의 연중행사로 자리잡아 수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2월 중국의 ‘설날/춘절 페스티벌’의 전례에 비추어, 이번 단오 페스티벌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행사로서의 자리매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실험적인 무대이자 단순히 공연자와 관객의 구도가 아닌,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Korea라는 브랜드로 정면 승부하는 자리였다. 마침, 일요일이자 아버지의 날(Father’s Day)를 맞아 가족단위로 트라팔가를 찾은 런던 시민들과 전세계에서 몰려든 수많은 관광객들이 자리한 가운데 길놀이, 초대 인사들의 인사말, 그리고 'Korea, Sparkling' 선포식과 함께 본격적인 행사의 막이 올랐다. 개방된 거대광장이라는 특성을 적극 활용, 본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중앙무대와 멀리서도 이를 감상할 수 있는 대형 스크린, 관객들로 하여금 바로 가까이서 태권도 시범을 감상할 수 있도록 따로 마련한 광장 무대가 설치되었으며, 무대를 바라보고 왼편에는 한국 전통 토산품 마켓과 부채 만들기 등 한국문화 체험코너, 그리고 오른편에는 다양한 한국음식을 맛볼 수 있는 스낵코너가 설치되어 이날 트라팔가를 찾은 약 3만 명 가량 되는 관객들의 오감을 사로잡을 만반의 채비를 갖추었다. 본무대의 개막식과 함께 광장무대에서 진행된 태권도 시범, 특별히 이제껏 해외에서 선보인 태권도 시범이 주로 한국 태권도단의 정통 시범이었던데 비해 이날은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영국의 Universal Taekwondo Federation이 참여해 격파와 대련과 같은 기본 시범은 물론이고 태권도와 힙합댄스를 접목시키는 등 태권도를 활용한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어서 한국을 대표하는 B-boy 팀인 Rivers와 2006 영국 B-boy 경연대회 우승팀인 영국의 Bad Taste Cru 팀이 벌이는 B-boy 댄스 배틀, 동양의 전통적인 그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초현대식 춤과 음악으로 진행되는 대중적인 장르인 만큼 세계 각국의 젊은 관객들은 어느새 함께 리듬을 타며 이들 B-boy들이 펼치는 한바탕 춤 대결의 에너지와 환호 속으로 몸을 던지고 있었다. 곧 이어 관객들의 심장을 뒤흔든 영산 예술단의 사물놀이팀, 그 어느 때보다 힘차게 울려 퍼지는 한국 전통장단에 넋이 나간 외국인들은 어깨를 함께 들썩이며 환호성을 질렀다. 서양음악에서는 맛볼 수 없는 우리만의 강렬하면서도 흥겨운 장단, 비장하게 울려 퍼지는 징과 북소리, 신들린 듯 쏟아지는 꽹과리와 장구소리는 길을 가던 이들의 귀마저 사로잡아 매력적인 소리에 발걸음을 멈춘 이들을 트라팔가 광장으로 이끌기도 했다. 이어서 선보인 사자춤, 흔히 중국 고유의 것으로만 알려졌던 데 비해 중국의 그것과는 또 다른 동작과 표현으로 한국만의 사자춤을 선보인 뒤, 화려한 색상과 고운 자태로 등장부터 관객들의 감탄사를 자아낸 부채춤 순서. 태권도와 함께 외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소개된 한국 전통예술인 만큼 열렬한 환호를 보내는 많은 외국인들의 친숙한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채춤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매력을 마음껏 뽐낸 뒤, 이어서 선보인 칼춤은 거칠고 날카로운 칼이라는 도구와 이를 절도 넘치는 군무로 승화시킨 여성들의 강인한 매력을 뽐내는 시간이었다. 이날 사회는 영국의 유명 배우 Hugh Hayes와, 초창기 한인사회 설립에 기여하신 원로한인 김장진 선생님의 따님으로 현재 영국에서 약학박사 과정중인 김이화씨가 사회를 맡아 원활한 진행은 물론 순서 중간마다 쉬운 한국어 문장을 함께 배워보는 시간을 통해 행사 막바지에는 여기 저기서 외국인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와 같은 우리말이 들려오기도 했다. 이와 함께 중앙무대 좌우편에 설치된 한국문화 체험코너와 한국 음식코너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행사 내내 이어지며 성황을 이루었고, 특히 불고기, 잡채 등 한국음식을 처음 맛본 대다수 외국인들은 ‘Wonderful’을 연발하며 한국음식과의 행복한 첫 만남을 갖기도. 풍물패와 전통관악단의 공연에 이어 사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전 출연진의 광장 퍼레이드였다. 무대와 객석의 벽을 허물며 이들 전출연진이 풍물패의 신명나는 선두지휘로 광장 구석구석을 누비는 가운데 관객들은 눈앞에서 보여지는 우리 전통의상의 화려한 자태와 풍물패의 넘치는 에너지에 함께 참여할 수 있었다. 자연스레 광장 한가운데 형성된 이들의 즉흥무대를 관객들이 둘러싸면서 풍물패의 장단이 고조되는 가운데 B-boy 멤버가 풍물에 맞추어 댄스를 추는 멋진 풍경을 연출, Korea라는 이름으로 인종과 국가, 세대와 장르를 초월한 진정한 축제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를 받았다. 그 어느 때보다 Korea라는 이름을 전 세계인의 가슴에 깊이 새길 수 있었던 이날의 행사는 전 출연진들의 마지막 무대 인사와 함께, 이제는 런던시의 공식 연중행사로 자리잡아 매년 여름 Korea라는 이름으로 트라팔가를 뒤덮을 수 있는 그날을 기약하면서 내년에 또 만나자는 작별인사로 모든 순서의 막을 내렸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KCPA와 장정은 대표의 투지와 열정이 너무도 화려하고 가슴 벅찬 결실을 맺은, 기획, 진행, 내용 등 모든 면에서 100% 완벽한 행사였다. 모든 순서가 끝난 뒤에도 그 감동과 에너지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았던지 곳곳에서 이날 축제의 여운을 만끽하며 즐거워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내년에 이곳에서 더욱 화려하고, 더욱 아름답게 펼쳐질 ‘2008 단오- Korea Sparkling Summer Festival’의 풍경을 미리 그려볼 수 있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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