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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대한민국에서도 해외 토픽감이 하나 탄생했다. 이름하여 ‘학파라치’, 학원 불법 영업을 신고하면 최고 200만원에 달하는 포상금이 주어지는, 사교육비 경감대책이란다.  학파라치들은 학원의 각종 불법 영업 행위를 신고하여 최소 30만원부터 최고 200만원까지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으며, 자칫 이를 직업삼는(?) 이들이 대거 출현할 것을 예방하기 위해 1인당 포상금은 연간 250만원 이내로 제한되어 있다고 한다.  교과부는 학원 불법 영업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학원 수 500개가 넘는 지역 교육청들을 대상으로 총200명의 학원 단속 보조요원을 배치할 예정이며, 서울에만 총 54명이 배치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유럽에서 개인 사생활을 파고들어 특종 사진을 촬영해 이를 비싼 가격에 언론사에 팔아 넘기는 사진사들을 가리키는 용어인 ‘파파라치’, 이후 우리는 감시, 신고 관련 수많은 ‘~라치’들을 만나 왔지만, 이제는 급기야 학원을 감시하고 신고하는 학파라치의 등장을 목격하기에 이르렀다.  만약 학파라치 소식을 들은 외국인들이 대체 학파라치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 걸까?  우리 나라에서 사교육비는 분명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는 큰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 교육 문제의 전체적인 그림을 볼 때, 사교육비를 낮추고 학원을 단속하는 것이 핵심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학파라치를 동원하든 경찰력을 투입하든, 학원을 단속하고 사교육을 억제함으로써 공교육을 살릴 수 있다는 발상은 말 그대로 초딩 수준에도 못미친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이는 교육 관련 정책이나 제도를 내놓는 이들이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에, 정작 본인의 자녀들은 야무지게(?) 잘 교육시키고 있는 덕에 항상 졸속 방안을 내놓을 수 밖에 없는 답답한 현실이다.  사교육이 왜 등장했는가, 사교육을 시키는 학부모들이 사교육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하거늘, 이들은 항상 겉으로 드러난 상황만을 대충 수습하여 무언가를 바꿔보려 한다는 시늉을 보이는 것에만 그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교육 문제가 학원들의 불법 영업 때문인가? 학원들의 심야 교습이나 비싼 수강료 때문인가? 그렇다면 학원이야말로 우리 교육에 있어서는 공공의 적이란 말인가? 학파라치보다 더 나아가서, 막말로 대한민국의 모든 학원들을 다 폐쇄조치 한다고 치자. 그러면 정말 공교육이 활성화되고 교육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결코 아닐 것이다.  이번에 헙법재판소에서 열린 공개변론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서울, 부산지역 고등학생과 학부모, 학원 운영자 등 17명이 밤 10시 이후 학원 심야교습을 제한하는 서울시와 부산시의 조례가 자녀교육권과 직업의 자유 등헌법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헌법소원을 낸 것이다.  교육청 측 대리인은 사교육 과열과 학생 건강권, 공교육 정상화 등을 언급하며 반론을 폈으나, 어느 것 하나 공감이 되지 않는다. 학원이 밤 10시에 문닫으면 정말 모든 사교육은 밤 10시까지만 진행되어 과열이 멈출까? 학생 건강권도 언급되었는데, 학원이 밤 10시에 문닫으면 모든 학생들은 일찍 취침하여 건강해질까? 그래서 결국 공교육이 정상화 될까?  사교육은 학원에서만 행해지는 것이 아니다. 공교육이 학생도, 학부모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돈을 내고서라도 사교육을 시키고픈 학부모의 수요와 이들로부터 돈을 받고 사교육을 제공하려는 사교육 종사자들의 공급이 존재하는 한 사교육은 형태만 변화 혹은 진화할 뿐,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감소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게 사교육 근절과 공교육 정상화를 외치는 높으신(?) 분들께 여쭙고 싶다. 그래서, 정말 당신들의 자녀들은 비정상적인 사교육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않고, 공교육에 충실하고 있냐고 말이다.  걱정이 되는 것은 학파라치 같은 조잡한 정책을 내놓고서 학파라치가 우리 사회에 가져오는 화제성에 묻혀, 우리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무언가 거창한 일을 했다고 자화자찬 하는 분들로 인해 정작 중요한 문제들은 또 다시 저 먼 미래의 과제로 미뤄질까봐서다.  포상금을 두둑하게 받으며 활동할 학파라치들, 학파라치 대응 방안에 여념이 없을 학원들, 학파라치 제도에 흡족해하는 교육 정책 담당자들, 그 와중에 여전히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느라 혈안이 되어 있는 학부모와 그들의 자녀들, 이 모든 이들이 빚어내는 우리 교육의 슬픈 자화상이 그저 아쉽기만 하다.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전 영국 한인대표신문 한인신문,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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