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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경제권인 미국, 유럽, 일본의 동반 부진이 현실화되면서 지구촌 경제에 우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주택경기 붕괴와 신용경색으로 미국 경기가 ‘더블 딥(경기침체후 다시 침체)’논쟁에까지 휩싸인 가운데 유럽과 일본은 지난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중국과 인도 등 신흥경제권이 고도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지만, 신흥경제권 역시 선진경제권 침체로 인한 무역량 축소 등 부정적인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로존,99년 유로화 도입이래 19년만에 마이너스 성장

14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5개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 99년 유로화 도입이래 처음으로 직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0.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자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지구촌 경제에 비관론이 엄습하고 있다”며 암울한 분석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기약화에도 활력을 잃지 않았던 세계 경제가 유럽이 내놓은 악재로 인해 급속한 속도저하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경제통계치에서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6%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2.4%의 감소율로, 지난 2001년 3분기(연간기준 4.4%)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이다.
더 큰 문제는 지구촌 여러 경제권에서 현재 미국이 처한 어려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경제가 지난해 이후 보여온 행로를 답습이라도 하듯 스페인과 아일랜드, 영국은 물가상승과 주택경기 침체, 금융시장 악화로 고통받고 있다. 이와 관련, 영국 중앙은행 머빈 킹 총재는 “인플레이션율 상승과 생산량 감소로 내년도는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등 미국에 수출 의존 국가들, 경제 위축 심화 전망


여기에 세계 최대의 수입국인 미국의 스태그네이션(장기간의 저조한 경기성장)이 심화되면서 수출경제에 의존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도 순차적으로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멕시코와 브라질, 루마니아를 비롯한 신흥경제권의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민간부문의 경제활동을 위축시켜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17일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4.1%, 내년 성장률을 3.9%로 성장하고 있으나 상당수 경제학자들이 이 같은 수치가 너무 낙관적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14일 전했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세계경기 둔화 우려로 하향세

암울한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국제유가가 올 2분기 GPD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전 세계 경기둔화 우려로 인한 석유수요 감소 우려 및 달러화강세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15일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선물유가는 113.77달러로, 북해산 브렌트유(Brent) 선물가격도 112.55달러로 거래가 종료됐으며 특히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날 대비 배럴당 3.81달러 하락해 상승한 108.09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의 유가 하락세가 수급에 의한 하향세라기보다는 소비위축 전망에 힘입은 면이 많아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은 여전히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구리를 포함한 주요 원자재 가격도 점차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추세다. 원자재가격 하락은 각국 중앙정부에 인플레이션 억제 부담을 줄여주고, 성장 중심의 경제운용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달러 강세 지속,유로화 마이너스 성장에 가치 하락

이와같이 미국에 이어 유럽ㆍ일본 등 세계 3대 경제축이 지난 2ㆍ4분기 경기침체에 진입하자 글로벌 자금시장에 대역류 현상이 일어나면서 5주째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경제의 위기감은 투자자들이 달러 강세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다가 달러자산이 새로운 위험 회피처로 여겨지면서 중국은 물론 파키스탄ㆍ베트남 등 이머징마켓에서 대량의 핫머니 유출사태가 빚어지며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글로벌 자금 역류의 배경은 글로벌 경제의 동반침체다. 지난해 말 이후 미국만 경기침체에 빠졌을 때 달러자산에서 많은 자금이 빠져나와 상품시장과 이머징마켓으로 흘러들었으나 최근 들어 오히려 미국 경제가 다른 경제권보다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른 곳에 투자된 자금이 달러자산으로 몰리는 본국송금(repatriation)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통상 통화가치 상승은 경제가 양호하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최근 달러화 강세는 미국 경제가 회생한다기보다 다른 국가들의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달러강세는 대미 교역국의 수입 비용을 상승시켜 미 수출을 둔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경제에 타격을 줄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은 1.468달러/유로로 전일(1.482달러/유로) 대비 0.83%하락(달러강세)했으며 미국 시카고 소재 Alaron Trading사의 Phil Flynn 트레이더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상품시장에 몰려있던 자금들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유로저널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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