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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씨의 귀국과 우리나라 대선



이번 대선에서 흥미진진하면서도 부끄러운 일을  꼽으라면 그 중에 하나가 바로 BBK 주가조작과

관련한 이명박 후보의 관련설일 것이다.

이 사안의 파괴력은 그 본질적 내용을 살펴 보면 잘 드러난다.

먼저 흔히들 생각하듯 대통령 후보의 도덕적 청렴성이다.

그 동안 이명박 후보는 각종 비리 의혹과 탈루 의혹에도 불구하고 50%가 넘는 지지율을 유지해 왔다.

그것은 이명박 후보가 가진 실무적이고 추동력이 넘치는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더 중요한 점으로 비추어 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제까지의 의혹들은 사실상 사적인 영역에 가까운 부분들이라 '이 정도는 나도'라는  의식이 작용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김경준씨의 귀국으로 벌어질 BBK 관련 의혹은 만약 그 연관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치명적인

도덕적 흠결일 뿐만 아니라 사법적 처결을 받아야 하는 범법자가 되어 버리고 만다.

바로 이 점이 이번 의혹이 가진 파괴력이다.

범죄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 논란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가 미국 도피 6년 만에 금명 귀국한다는 사실은 앞으

로의 대선 정국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밖에 없다.

그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의 연관성을 밝혀줄 주요 인물이다.

김씨의 주장대로 이 후보가 'BBK주가 조작의 몸통'이라고 밝혀지면 이 후보는 후보 사퇴 수준의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폭풍전야와 같은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반영하듯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은 '민란' 운운하며 검찰을 협박했다.

이 총장은 "조금이라도 불순한 문제가 생기면 우리가 수천 수만 수십만이라도 군중이 동원되는 여러 가지

수준으로 이를 저지할 것"이라며 "전국적 민란 수준의 강한 메시지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증언이 나오면 국가적 혼란도 불사하겠다는 압박이고보니 한나라당의 오만함과 안하무인이

도를 넘은 느낌이다.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이다.

먼저 이 후보가 5200여명에게 수백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힌 BBK의 실제 소유주인가 하는 것이다.

이 후보 측은 주식을 한 주도 가진 적이 없다고 주장하나 김씨는 종합금융회사인 LKe뱅크와 투자 자문회사인

BBK 등 세 회사가 이 후보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럴 경우 이 후보는 주가 조작의 사실도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가 조작에 연루되었다는 이야기다.

또 서울 도곡동 땅의 매각자금이 (주)다스를 통해 BBK에 투자됐는지 여부다.

(주)다스가 BBK에 투자한 돈이 도곡동 땅 매각자금이라면 이 후보의 기존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 된다.

이제 진실의 공방은 시작됐다.

한나라당은 더 이상 국민을 현혹하는 협박을 삼가고 당당히 조사에 임하면 된다.

더 이상 여론을 이용해 진실을 호도한다면 뭔가 구린 구석이 있지 않는가하는 의구심 만 키울 뿐이다.

검찰 역시 협박에 흔들리지 말고 국민이 궁금해 하는 진실을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

이런 당위적인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란을 바라보는 것은 무척이나 괴로운 일이다.

언제까지 우리의 대통령 선거는 논란과 의혹, 비리와 특권적 범죄 사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정말 우리가 바라는 것은 도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하자 없는 후보가 나와 정당과 정당, 혹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정정당당한 정책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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