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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경제 성장을 끌어올리기 위한 장기 정책 건의를 집대성한 아탈리 보고서가 지난 1월 23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프랑스의 이민 문호를 넓혀야 한다고 건의한 가운데 최근 르몽드지는 프랑스의 이민 정책을 개방적으로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이민자가 너무 많은 것일까?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프랑스의 이민자는 낮은 수준이다. 호주는 국민의 25%가 외국에서 태어났고 캐나다는 5명에 1명꼴로 외국에서 태어났다. 독일은 그 비율이 13%이고 미국도 13%, 아일랜드는 10%, 영국도 10%다. 반면 프랑스는 8.1%에 그친다.
기욤 뒤발이 쓴 “우리는 게으른가?”라는 책에 따르면 프랑스는 선진국 중에서 일본을 제외하고는 지난 1995년 이후로 외국인에 대한 이민 장벽을 가장 높게 친 나라다. 1995년부터 지금까지 스페인이 받아들인 이민자는 프랑스의 6.5배이고 미국은 4.9배, 영국은 3.6배, 독일은 1.8배다.
위에 열거한 나라들 중에서 프랑스가 경제성장률이 가장 낮고 경제가 불안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이 더 많이 일해서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이민자야말로 거기에 딱 들어맞는 집단이다. 이민자는 노동력도 제공하지만 상품과 서비스도 수요도 창출한다.
스페인, 미국, 아일랜드, 영국의 경제성장률이 강세를 보인 것은 인구가 불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일반적으로 이민이 성장을 수반한다고 밝혀 이민과 경제 성장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인정했다.
영국의 비정부기구인 크리스천에이드 추산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오는 2050년까지 10억명이 이주를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 파국적 시나리오가 아니더라도 최근 이코노미스트지는 합법 불법을 모두 포함하여 현재 전세계의 이주민은 2억명에 이른다고 보도하면서 이것은 세계 인구의 3%에 불과한 수치이므로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으며 해외 이주는 가난한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만 해외로 이주하는 것은 아니다. 이주를 하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든다. 심리적으로도 물리적으로 위험부담이 크다. 그래서 이주주 가운데 상당수는 학력이 높다. 1992년 이후로 프랑스로 이주한 이민자의 40%가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불법이민자가 수용된 상가트 난민촌 수용자의 60%는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가졌다.
인력이 모자란 선진국들은 인도의 IT 기술자와 아프리카의 간호사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칼자루를 쥔 것은 오히려 이민자들이다. 이민자들은 이주에 따르는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욕망이 강하다. 그래서 기업에 제시하는 고용조건보다 연고가 있는지의 여부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인도인은 미국이나 영국을 선호하고 남미인은 스페인이나 미국을 선호하며 프랑스어를 쓰는 아프리카인은 프랑스를 선호한다.
지난 2000년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인력이 모자라는 정보통신 분야의 인재를 외국에서 충원하겠다면서 2만명을 상한선으로 정했지만 미국과 캐나다처럼 영어가 통하는 나라에서 더 좋은 조건과 영주권을 제공하는 바람에 18,000명밖에 충원하지 못했다.
프랑스는 유능한 인재에게는 노동 시장을 활짝 연다는 방침으로 갱신이 가능한 3년 기한의 체류증을 발급하고 있다. 그러나 양질의 외국인 인력을 프랑스가 확보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이민자와 그 가족에게 프랑스가 얼마나 안정된 생활여건을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유럽의 선진국 대부분은 프랑스와는 달리 출생률 저하로 고민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들이 부족한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이민 정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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