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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집단적 파괴, 계속되는 폭력, 원색적인 모욕..
‘르 블론뉴 보이즈 (Le Boulogne Boys)’를 말할 때면 늘 어김없이 따라다니는 수식어들이다. 사실 1980년대 초부터 PSG (파리 쌩제르망) 축구팬들의 이러한 무지막지한 행동은 한번도 빠짐없이 신문의 스포츠 면을 장식해왔다. ‘르 블론뉴 보이즈’뿐만 아니라 리버풀 구단의 악명높은 써포터 ‘Kop’ 등 유명한 축구구단의 팬들은 정기적으로 사고를 일으켜왔다.

지난 29일, 파리의 프랑스 드 스타드 (France de Stade)에서 열린 프랑스 리그 결승전에서 맞붙은 렌스(LENS)와 파리 쌩제르(PSG)망의 시합은 프랑스 축구 팬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주었다. 경기내용 때문이 아니였다. PSG의 서포터인 ‘르 블론뉴 보이즈’의 원색적인 응원 내용이 그 이유였다.

논쟁의 소지가 있는 패널티 킥으로 선제골을 얻은 PSG 가 렌스에게 동점골을 내주자 마자 PSG의 서포터인 ‘르 블론뉴 보이즈’은 그들의 관람석에 “성도착증 환자들, 실업자들, 그리고 근친자들, 슈티(Ch’tis)의 집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쓰여진 원색적인 플래카드를 걸고 렌스팀을 모욕했다. “슈티의 집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Bienvenue chez les Ch’tis)” 는 지난 달 말 프랑스에서 개봉한 영화의 제목으로 개봉하자마자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에서 말하는 ‘Ch’tis’ 는 프랑스 동북부지방의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프랑스에서는 무뚝뚝하고 퉁명한 사람을 가르키는 말로도 쓰인다. 문제는 이날 PSG 와 경기를 갖은 렌스가 바로 이 슈티 사람들이 사는 동네라는 점이다. 또 영화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가지고 렌스 선수들과 서포터들을 원색적인 말로 비하시켰다는 점이다. 쉽게 말하자면, 서울사람이 함경도 사람을 욕하면서 지역감정을 야기시켰다고나 할까.

리그 결승전을 관람하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에 아연실색했으며, 프랑소아 피옹 수상은 혐오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제궁측 대변인은 앞으로 폭력과 증오가 난무하는 경기장 내 서포터들을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의 사회학자 패트릭 미농씨는 르몽드의 인터넷 사이트 토론광장에서 “어쩌면 이 같은 문제는 PSG 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고 운을 뗀 뒤, “르 블론뉴 보이즈와 같이 폭력적인 서포터들은 파리뿐만 아니라 스트라스부르그, 리옹, 릴 등과 같이 축구클럽이 있는 도시에는 어디든지 존재하고 있다. 그들 역시 극우적 성격이 강하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농씨는 “르 블론뉴 보이즈가 다른 써포터들과 틀린 점은 단지 그들의 수가 다른 곳에 비해 현저히 많다는 것 뿐이다.”라고 밝혔다.

1985년에 창설된 PSG의 써포터 ‘르 블론뉴 보이즈’는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약 천명가량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으며, 지난 20년간 축구시합 도중 약 10건 정도의 커다란 폭력사건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극우적인 성격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작 그들은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르 블론뉴 보이즈’는 PSG 의 매 경기마다 파리를 대표해서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을 위해 영광의 노래를 불러주는 것으로 유명하며, 경기장 내 관람석에 걸어놓는 그들의 플래카드 역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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