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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008.11.18 18:24
30대 친구 요리사들의 이야기, ‘교토(KYOTO)’의 김강환, 김진명 사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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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시내 먹거리들이 가득 운집한 소호에서 30대의 젊은 한국인 요리사 두 명이 운영하고 있는 일식집 쿄토는 평일 게다가 밤 시간인데도 손님들로 가득했다. 친구 사이라는 두 명의 젊은 사장들은 사람 좋아 보이는 인심과 열정이 담긴 요리, 그리고 탄탄한 우정을 바탕으로 교토를 그 어느 곳보다 좋은 요리를 선보이는 곳, 그리고 그 어느 곳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곳으로 꾸며가고 있었다. 아직도 도전 정신과 열정으로 뜨거운, 젊지만 그 누구보다 맛과 멋을 잘아는 두 명 사장님들을 유로저널이 만나보았다. 교토(KYOTO) 26 Romilly Street, Soho, London, W1D 5AL 020 7734 7622 유로저널: 오늘 이렇게 귀한 시간 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지금 식사 시간을 훨씬 지난 밤인데도 손님들이, 그것도 외국인 손님들이 가득 차 있는 풍경이 너무나 보기 좋습니다. 두 분께서 영국에 오신 사연, 요리를 시작하게 된 사연, 그리고 이 곳 교토까지 오게 된 사연을 듣고 싶습니다. 김강환: 네, 저는 어렸을 적에 식당을 경영하는 친척을 도우면서 자연스레 주방장과 친해져서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리 공부를 하고 요리사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영국에는 20대 중반이었던 2000년도 5월에 영어 연수를 위해 오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영어를 익히면 좀 더 좋은 호텔에서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여겼습니다. 1년을 계획하고 왔는데 1년이 지나도 영어가 늘지 않아서 1년 더 있게 되었고, 그러다가 요리 학교도 다니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만난 다른 동양 국가 출신 친구들과 본격적으로 요리 일을 했으나 사정이 생겨서 흩어지고, 저는 결혼한 상태로 자녀들도 있었기 때문에 제 가게를 운영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혼자서 3년 가량 옆 가게에서 교토를 운영해 왔습니다. 지금 교토의 전신과도 같은 곳입니다. 그 곳에서 만난 단골 손님들과, 또 이 지역 가게들과의 유대 관계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더 좋은 현재의 장소에서 이 친구와 함께 보다 업그레이드된 교토를 탄생시킨 것이지요. 김진명: 저는 고3 때 대학 입한 원서를 쓰다가 호텔 조리학과를 지원했습니다. 당시에는 요리를 잘하면 훌륭한 남편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웃음) 처음에는 호텔에서 양식, 한식을 했는데 당시 대부분이 양식, 한식을 해서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 하에 일식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반 식당으로 갔는데, 호텔로 가지 않은 이유는 일단 일정 과정을 거치려면 시간이 너무 소요되고, 정해진 시간만 일을 하니까 다양한 것들을 배울 기회가 적다고 여겼기 대문입니다. 그렇게 요리사로 한참 일하던 중, 요리사 선배들을 보니 가정도 불성실 하고 미래가 그리 만족스러워 보이지 않더군요. 그래서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어학 연수로 영국에 왔습니다. 그런데, 천 파운드를 가져와서 첫날 600 파운드를 썼습니다, 방세, 데포짓, 모바일을 하고 나니까요. 그래서 바로 다음날 본드 스트릿에 있는 일식집에서 아주 기초적인 일본어 실력으로 인터뷰를 보고 일을 구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프랑스 식당에서 비자를 스폰서 해 줘서 2년 반 일을 했는데, 요리가 너무 한정 되어 있어서 다시 일식집을 찾았습니다. 현재 노부(NOBU)와 같은 등급의 상당한 규모가 있는 일식집이어서 그 곳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런던에서 요리사들을 트레이닝 시키고, 해외 분점 개점 시에는 홍콩, 이스탄불 가서 요리사 채용 및 트레이닝을 시키는 자리까지 올라갔습니다. 원래 이맘 때 즈음에 두바이로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아무래도 직장 생활은 제약이 많은 관계로, 제 가게를 하면서 제가 해보고 싶은 요리를 마음껏 해보고 싶던 차, 이 친구를 만나서 합류하게 된 것입니다. 유로저널: 두 분의 인연이 너무나 각별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만나셨나요? 김진명: 저희는 동갑내기 친구로, 생선 공급 회사에서 지인을 통해 소개를 받은 뒤, 이 친구 가게에 자주 들렀다가 친해졌습니다. 3년간 친구로 지내다가 올해 6월에 현재의 교토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마음도 맞고, 요리도 자신 있는 둘이서 함께 힘을 합치면 마음껏 좋은 요리들을 시도해 보면서, 좋은 일식집으로 성장해 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유로저널: 30대의 젊은 사장님들이신데 개업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김강환: 일단 다른 도움을 받거나 할 곳이 없어서 자급자족 하느라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업 과정에서 회계사도 만나고 카운슬 관게자도 만나야 하는데, 아무래도 영어가 완벽할 수 없는 만큼, 그에 따른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고객의 80% 이상이 외국인인 만큼 이들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의 의사소통력이 필요하지요. 김진명: 개업 준비를 하던 때는 제가 아직 영주권을 받기 전이라 기존 직장을 다니면서 동시에 개업 준비를 하려니까 일을 무리해서 하다가 허리를 다쳐서 치료 차 한국까지 다녀올 정도였습니다. 사실, 저희는 가게를 여는 것, 그것 까지만 할 수 있었지 나머지 제반 사항들은 참 어려웠습니다. 내 분야가 아닌 것을 영어로 소통하기도 쉽지 않았지요. 유로저널: 사실, 런던 시내에만도 상당히 많은 일식집이 있는데, 교토의 요리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진명: 저도 요리를 93년도부터 했지만, 요리는 햇수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말 중요한 건 요리에 대한 열정, 본인이 원하는 요리를 위해 얼마나 깊이 파고 드느냐 입니다. 저는 요리사의 그날 기분이 그날 음식에 그대로 나타난다고 봅니다. 그런 만큼, 요리에 대한 마음 자세와 열정이 있다면 뭐가 달라도 다른 요리가 탄생한다고 믿습니다. 저희 교토가 드리는 음식에는 저희들의 정성과 열정을 통한 맛의 차이가 분명 존재합니다. 유로저널: 물론 앞으로 더 도약할 시간들을 앞두고 있지만, 어쨌든 젊다면 젊은 나이에 이렇게 사장이 된 것에 대해 만족 하시는지요? 김강환: 일단, 불안감은 없습니다. 요즘 아무리 경기가 안 좋다고 해도 노력하는 만큼은 늘 결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자리에서 결코 안주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들의 진짜 꿈은 정말 제대로 된 한국 식당을 차리는 것입니다. 한국 손님들을 위한 한국 식당 보다는, 영국, 유럽 사람들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는 한국 음식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사실, 저희가 시내에서 식당을 하는 이유는 영국 주류 사회에 뛰어들고 싶어서입니다. 현재 일식을 주 메뉴로 하지만, 틈틈이 저희들이 개발한 한국 메뉴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언젠가 제대로 된 한국 식당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로저널: 요리사라는 직업과 관련해 한국과 영국이 다른 점이 있다면? 김강환: 영국 온 이유들 가운데 영어도 물론이지만 한국 호텔에서 일하면 한 달에 이틀을 쉬는데, 저는 결혼을 해서 자녀들도 있어서 보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었던 것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술을 잘 못하는데 주방의 강압적인 분위기 때문에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저희 선배 세대들은 당시 천한 대접을 받으면서 힘들게 요리사가 된 분들이어서 소위 말하는 곤조가 굉장히 강한 분들이 많았지요. 물론, 영국에서도 혼자 비즈니스를 하느라 지난 5년간 한국을 다녀오지 못할 만큼 바빴습니다. 사실, 단순히 요리만 하는 게 아닌, 전반적인 매니지먼트는 혼자서는 불가능 하지요. 다행이 이제는 사정이 생기면 믿고 맡길 수 있는 이 친구가 있어서 마음에 여유가 있습니다. 이 친구한테 정말 고마운 게 제 큰 애가 Year5인데 제가 학교 행사도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영국에서는 뛰어난 요리사들이 한국보다 훨씬 좋은 대접을 받는 것도 큰 차이점 입니다. 김진명: 저 역시 한국에서는 요즘은 그나마 많이 나아졌지만, 예전에는 정말 요리사가 대접을 못 받는 직업이었습니다. 선배들은 장가갈 때 처갓집에 가서 요리사라고 밝히지도 못했다고 하더군요. 요즘에는 많이 바뀌어서 한국에서도 요리사가 상당히 인정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요리사가 어느 정도 경력이 있어서 아래 사람을 가르칠 때 제대로 다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처음부터 100%를 다 가르쳐 줍니다. 저 역시 아래 사람을 가르칠 때, 100%를 전수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요리를 전수하면 자신에게 위협이 될 까봐 그렇게 안 한다고 하는데, 저는 100%를 전수해도 언제나 새로운 도전과 열정에 대한 각오가 있는 만큼, 그래도 자신이 있습니다. 유로저널: 마지막으로 요리를 꿈꾸는 후배들한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김강환: 일단 영국에 온 이상,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시야를 보다 넓게 갖고, 정말 다양한 것들을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요리는 자신이 경험하고 도전하는 것만큼의 결과를 보여줍니다. 일시적인 보상이나 타협으로 더 훌륭한 요리사가 될 수 있는 성장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진명: 아마 꼭 그것이 요리가 아닐지라도 한국을 떠나 이곳을 찾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 텐데, 저는 후배들이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의 길이라면 정말 거기에 미쳤으면 좋겠습니다. 늘 그것을 생각하고, 열정을 품어서 밤에 잘 때는 그것에 대한 꿈을 꿀 만큼. 유로저널: 끈끈한 우정과 요리에 대한 열정, 그리고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두 분의 꿈과 도전이 너무나 보기 좋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시고 이렇게 좋은 얘기 들려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인터뷰 후기: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그들이 그토록 열정을 품었던 요리, 그리고 쉽지 않은 길을 꾸준히 걸어온 끈기와 열정, 그리고 꿈이 담겨 있었다. 요리사의 길을 가려는 사람들, 또 저마다의 목표와 꿈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은 교토에 가서 요리만 맛볼 것이 아니라 꼭 이 두 명의 젊은 사장님들과 대화를 가져보길 적극 추천한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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