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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태어난 테레사(Theresa Thomasulo)는 미국에서 음악 교육학을 전공하던 중 인도 음악을 접하면서 동양 음악에 심취했고,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면서 거문고를 배웠으며, 현재 런던 SOAS 대학에서 민속 음악학을 전공하면서 가야금을 배우고 있다.

유로저널: 이렇게 인터뷰를 수락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먼저 언제, 어떤 계기로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부터 시작해 볼까요?

테레사: 네, 이렇게 제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사실 매우 어린 나이부터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제 부모님은 음악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분들이셨기에, 제가 어린 나이에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것을 보시고 많이 놀라셨죠. 제가 직접 음악을 하게 된 계기는 교회의 음악팀에 참여하면서부터였습니다. 제가 7~8세 때 교회의 중창단과 뮤지컬에서 노래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유로저널: 처음에는 그저 평범한 서양인 뮤지션이었던 것 같습니다만, 인도의Chennai 지역을 다녀오고 나서 많은 변화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언제, 어떻게 인도를 방문하게 되셨는지요? 인도에서는 무엇을 발견하고 느끼셨는지요?

테레사: 저는 대학에서 음악 교육학을 전공했고, 성악도 배웠습니다. 그러다가 2006년 1월에 겨울학기 코스로 3주간 ‘인도 남부 음악 체험(Experiencing the music of South India)’을 수강했습니다. 그 기회를 통해 인도를 방문하게 되었고, 인도의 Chennai (예전 Madras)에서 인도 전통 노래, 악기, 춤 등을 배웠습니다. 이러한 전혀 색다른 음악적 전통을 경험하고, 또 예술이 어떻게 그들의 일상에 영향을 끼치는지, 종교적, 문화적 유산에 반영되어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유로저널: 그렇게 동양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고서 다음 단계로 무엇을 하셨는지요? 동양 음악의 어떤 점이 그렇게 인상적이었는지요?

테레사: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인도에서의 경험은 제게 정말 큰 영향을 끼쳤고, 저희들의 인도 방문을 기획해주셨던 교수님을 찾아갔습니다. 교수님께 제가 계속 인도 남부 음악을 공부해서 그것으로 학점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특별한 코스를 만들어주실 수 있겠느냐고 허락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몇 달 동안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인도 음악 전문가를 수소문했고, 결국 캐나다에 살고 계신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도 음악가인 Lakshmi Ranganathan을 찾았습니다. 제가 인도 남부 전통음악에 매료된 것은 그것의 음색, 그리고 그 음악이 생성된 문화적 요소들 때문이었습니다. 이 분은 제게 우리가 배웠던 모든 인도 노래들의 의미를 가르쳐 주셨고, 수업이 마친 다음에도 제게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하자고 호의를 베풀어주셨습니다. 그 분은 정말 놀라운 사연을 지닌, 타인으로 하여금 강력한 동기부여를 해주시는 분이셨고, 그 분과 함께한 것은 제 삶에서 가장 축복받은 경험이었습니다. 이 분은 지금까지도 제가 미국에 돌아가 있을 때는 저를 가르쳐 주시는 분입니다.

유로저널: 그러다가 한국을 방문하시게 됩니다. 이전에도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었는지요? 또, 한국 방문의 첫 인상은 어땠는지요?

테레사: 대학을 졸업하고서 다음 단계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일을 하며 지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의 학원에서 영어 강사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서 지원을 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재미교포 한국인 친구들이 몇 명 있어서 그들로부터 한국 방문과 관련해 도움을 받았지만, 사실 저는 한국 문화나 한국 역사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제가 일하는 학원의 원장님이나 동료분들이 모두 너무 친절했습니다. 저는 한국 음식, 한국인들, 한국 문화, 한국의 쇼핑 등을 너무나 좋아했고, 제가 일하고 살았던 방배동의 분위기를 참 좋아했습니다.

유로저널: 한국에서 경험한 한국인들을 어땠는지요? 좋았던 점, 나빴던 점 모두 들려주세요.

테레사: 한국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 심지어 전혀 모르는 낯선 분들도 제게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셨습니다. 지금까지도 연락을 주고 받는 친구들도 있고요. 물론, 불쾌한 경험도 몇 번 했습니다만, 당연히 한국도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니 안 좋은 사람들도 있었고요, 대신 그들은 정말 소수였습니다. 굳이 안 좋았던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제 약혼자와 지하철을 타거나 하면 저희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안 좋았다는 것입니다. 제 약혼자는 미국에서 태어난 재미교포 한국인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한국인 외모의 남성이 외국인 여성과 함께 있는 모습이 불편했던지, 마치 제가 무엇인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만큼 저희를 불쾌하게 여겼습니다. 물론, 저 역시 나중에는 그들의 시선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요.

유로저널: 대부분의 서양인들이 한국에서 지내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한국 생활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어까지 배우셨고요.

테레사: 한국에서 지내는 미국인이나 캐나다인 대부분이 철저한 이방인으로 이태원, 홍대 등에서 그들만의 문화를 즐기는 것에 비해 저는 한국에서 조금 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저는 제 한국인 친구들이 사는 방식으로 살아보고 싶었고, 한국 문화를 전면적으로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어를 배웠고, 한국 음악 교습도 받았으며, 한국 요리도 배웠습니다. 휴가 때나 가족 방문 때 저를 데리고 다녔던 너무나 좋은 친구들이 있었고,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한국에 저를 잘 맞출 수 있었습니다.

유로저널: 한국어는 외국인들이 배우기에 매우 어려운 언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면서 어떤 점이 많이 어려우셨는지요?

테레사: 한국어를 배우면서 저는 실용회화가 참 어려웠습니다. 제가 생각보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실수를 할까봐 두려웠지요. 또, 아무리 제가 한국에서 살았지만, 모든 한국인들이 저를 보면 저와 영어로 대화를 하면서 그들의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어하더군요. 저는 그들과 한국어로 대화해서 한국어 실력을 향상시켜야 하는데 말이죠. (웃음) 이후 저는 한국어 개인 교습도 받았고, 한국인 친구들과 함께할 때면 가급적 한국어로 대화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런던으로 돌아와서 SOAS 대학에서 공부하는 중에는 한국어와 관련된 학교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한국인 친구들과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를 통해 꾸준히 대화를 나누면서 한국어를 계속 익히고 있습니다.

유로저널: 한국에서 지내면서 거문고를 배우기도 하셨더군요.

테레사: 한국행을 결심하면서 여가시간이 생기면 한국 음악을 배우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제가 적을 두고 있던 런던 SOAS 대학의 도움을 받아 한국 내 대학들의 전통 음악 코스들을 수소문했고, 한국 전통 음악 강사들에게 저를 가르쳐 줄 수 있는지를 문의하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결국 한 분 선생님께서 저 같은 초보자도 받아 주시겠다고 해서 그 분께 거문고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거문고는 배우기가 매우 어려운 악기였지만, 다행히 가르쳐주신 선생님이 참 잘 가르쳐 주셨고, 저를 많이 격려해주셔서 어려워도 즐겁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유로저널: 한국에서 돌아와서 지금은 영국 런던의 SOAS 대학에서 ‘민족 음악학(Ethnomusicology)’을 전공하고 계십니다. ‘민족 음악학(Ethnomusicology)’이 생소하실 독자분들을 위해 어떤 공부를 하는 것인지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테레사: ‘민족 음악학(Ethnomusicology)’은 단순히 정의 내리기가 매우 어려운 용어입니다. 현재 많은 학자들이 이 분야에서 계속 연구 중이기도 하고요. 제가 정의하는 민속 음악학은 세계의 다양한 음악 문화와 전통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제가 SOAS 대학에서 이수하고 있는 MMUS 학위를 위해 저는 세계의 두 지역, 남아시아와 동아시아 지역의 음악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의 음악, 성별, 흩어진 실향민들의 음악 등을 연구/분석 하고, 또 해당 지역의 역사와 현재를 민속 음악학의 범주 내에서 공부합니다.

유로저널: 지금은 런던에서 가야금도 배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가야금까지 배우게 되셨는지요? 본인이 경험한 가야금과 거문고의 차이점은?

테레사: 런던에 있는 한국 전통음악가들을 찾아보기 위해 주영한국문화원 웹사이트를 방문했다가, 영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는 가야금 연주자 정지은 선생님에 대한 정보를 발견했습니다. 선생님의 음악을 찾아서 들어보았고, 그 음악에 매료된 저는 곧바로 선생님께 연락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원래 거문고를 배웠기에 선생님께 혹시 런던에 거문고 선생님이 있는지, 아니면 저에게 가야금을 가르쳐 주실 수 있는지를 문의했습니다. 아쉽게도 런던에는 거문고를 가르쳐줄 수 있는 분이 없었지만, 다행히 정지은 선생님이 흔쾌히 저를 제자로 받아주셨습니다.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선생님으로부터 가야금을 배우고 있는데, 정말 재미있습니다.

유로저널: 본인이 경험한 가야금과 거문고의 차이점은?

테레사: 가야금과 거문고는 비슷해 보이면서도 기본부터가 다른 악기입니다. 먼저, 전통 가야금은 12줄이지만, 거문고는 6줄입니다. 또, 거문고는 16프렛으로 되어 있지만, 가야금은 프렛이 없습니다. 가야금은 손으로 연주하지만, 거문고는 술대로 연주합니다. 그리고, 가야금은 일반 서양 음계 기보법을 사용하지만, 거문고는 정간보라는 한문으로 된 기보법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두 악기는 소리도 매우 다르고, 연주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연주법도 매우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로저널: 한국 전통 음악과 전통 악기가 해외에서 충분히 알려졌다고 보시는지요?

테레사: 현재 한국 전통음악을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이 있으며, 매우 우수한 자료들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유네스코(UNESCO) 역시 한국 전통 예술을 보존하고 발간하기 위해 작업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라기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 전통 음악에 대한 정보와 접근성이 개선되고, 외국에서 한국 전통 음악 공연들이 더욱 활성화되어 더욱 많은 이들이 한국 전통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유로저널: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 꿈이 있다면?

테레사: SOAS대학에서 공부를 마치고 나면, 저는 미국 뉴욕에서 음악을 가르칠 수 있는 교사 자격증이 있어서 몇 년 동안은 초중등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제가 공부한 다양한 전통음악도 연계해서 가르치고요. 그러고 나면 나중에는 박사 과정을 이수한 뒤에 대학에서 민속 음악학과 같은 강의를 하고 싶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여행도 하고, 글도 쓰고, 제가 관심있는 분야의 연구도 하고 싶고요. 하지만, 누구도 미래에 대해서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제 흥미를 자극하는 어떤 직업의 기회가 온다면 거기에 맞게 제 진로를 새롭게 설정할 수도 있겠지요. 미래라는 것은 무궁무진(limitless)하니까요!

유로저널: 오늘 흥미로운 얘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한국 전통 음악을 많이 사랑해 주시고 전파해 주시길 부탁드리며, 멋진 미래를 가꾸어 가시길 바랍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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